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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미 Mar 30. 2022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작가보다 늦게?

드디어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브런치는 4~5 전부터 보던 플랫폼이었다. 블로그나 다른 플랫폼에서 활동하던 작가들이 브런치를 유용한 개인 지면으로 쓰는 것을 보며 알게 되었다. 예쁜 인터페이스와 공식적인 듯 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가 좋았다. 꽤 많은 작가를 팔로우하고 주기적으로 글을 보면서 적지 않은 시간을 '구독계'로 보냈다. 


눈팅만 열심히 하고 있었다구…


네이버 블로그에 가장 많은 글을 써 올리던 2018년 말에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한 적이 있다. 정돈된 글을 정갈한 공간에 쓰고 싶었던 것 같다. 당시 내 딴에는 블로그에서 가장 잘 썼다고 생각했던, 그리고 조회수도 잘 나왔던 글 4개를 '작가의 서랍'에 옮겨 임시 저장하고 브런치 작가 신청서를 냈다. 며칠 뒤 거절당했다.


나는 그때가 내 인생에서 최고로 글을 잘 쓰는 시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왜 떨어졌는지 이해를 잘 하지 못했다. 지금이야 그 글들을 보면 정돈 안 된 치기가 보이지만, 그때의 내 눈에 내 치기가 보였다면 작가 신청을 안 했을 거다. 아무튼 거절당한 뒤로 브런치 작가 신청은 포기하고, 승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 여러 플랫폼에서 지냈다. 아마 1~2년 뒤쯤 작가 신청을 다시 했다면 승인됐을 것 같긴 한데, 승인된 작가만 활동 가능하다는 플랫폼 방침이 괜히 괘씸해서 신청을 안 하게 됐다.


4년이 지났다. 그 사이에 저 97명의 '관심작가' 중 14명 정도가 나를 아는 사람이 되었다. 물론 다른 경로로 알게 된 분들을 브런치에서도 팔로우한 경우가 이중 상당수를 차지하지만, 적어도 두 분 정도는 브런치에서 구독계로 먼저 접하다가 알게 된 분이라고 확언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습니다 그 구독계가 저 맞습니다....) 그 4년 사이에 학부 1학년생이자 초보 블로거였던 나는 대학을 졸업했고, 이런 저런 곳에 글을 쓰고 말도 하며 돈과 사람과 경험과 성장(??)을 모두 얻었다.


두 번째 작가 신청을 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공식적인 느낌이 나는 개인 지면이자 공간을 갖고 싶다는 욕심이 다시 생기기도 했고, 이제 대학을 졸업했으니 어떤 방향으로든 앞날을 모색해야만 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개인 블로그보다 좀더 공식적인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만들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두 번째 작가 신청은 한번에 통과됐다. 이번에는 '작가의 서랍'에서는 아무 글도 고르지 않았다. 4년 전에 저장했던 글들이 아직도 선택을 기다리고 있길래 식겁했다. 작가 소개는 <한편> 기고 때 쓴 것을 베껴 썼고, 참고 링크에 그간 쓴 번듯한 글을 10개쯤 집어넣었다. '작가의 서랍'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쓴다는 브런치 측의 안내 멘트를 거들떠도 안 본 느낌의 신청서라 혹시 통과가 안 될까 싶었지만, 그래도 사람이 성장했다는 증거인지(?) 통과됐다. 


글은 천천히 써 보려고 한다. 실시간으로 마주하고 있는 경험을 소화시킬 때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리는 지라 처음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을 때만큼 글을 많이 쓰지는 않겠지만, 이 플랫폼이 내 후일도모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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