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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릴랜서 Aug 16. 2020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2020)

<복수는 나의 것>과 <아저씨>의 만남

현재 가장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영화.

캐스팅으로 기대감을 모았던 영화.

2020.08.14 영화관에서 관람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포스터 (출처: 다음 영화)

감독: 홍원찬

주연: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

줄거리/설명

: 태국에서 충격적인 납치사건이 발생하고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을 끝낸 암살자 인남(황정민)은 그것이 자신과 관계된 것임을 알게 된다. 인남은 곧바로 태국으로 향하고, 조력자 유이(박정민)를 만나 사건을 쫓기 시작한다. 한편, 자신의 형제가 인남에게 암살당한 것을 알게 된 레이(이정재).

무자비한 복수를 계획한 레이는 인남을 추격하기 위해 태국으로 향하는데...


처절한 암살자 VS 무자비한 추격자

멈출 수 없는 두 남자의 지독한 추격이 시작된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제목을 참 잘 지었다. 하지만 제목이 주는 만큼의 무게감이 영화에는 없는 듯하다. 우선 이 영화에서 황정민의 캐릭터는 <아저씨>의 원빈과 유사한 흐름이 느껴지며, 이정재의 캐릭터는 <복수는 나의 것>의 송강호 캐릭터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라는 제목에서 풍기는 깊이 있는 처절함은 영화 내에서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차라리 이 이름의 영화로 개봉했다면 공감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세 배우들이 각각 영어와 일본어, 태국어로 연기하는 장면들(황정민과 이정재는 영화 안에서 한국어, 영어, 일본어로 연기하고, 박정민은 한국어와 태국어로 연기한다. 심지어 태국어 대사량이 꽤 많다), 우리나라 영화가 이렇게 많은 해외 로케이션을 돌아다니면서 촬영을 했다고? 하는 것이었다.


스케일이 상당히 크고 우리나라 영화에서 보기 어려운 캐릭터(유이), 그리고 할리우드 영화들에 버금가는 중무장을 하고 나타나서 총을 갈기는 장면 등도 상당히 흥미롭다.


레이(이정재)는 총기상을 이렇게 털어서 (출처: 다음 영화)
툭툭을 타고 이렇게 쏜다. 툭툭으로 추격하는 장면도 우리나라에서 볼 일이 별로 없어 흥미롭다. (출처: 다음 영화)

하지만 이러한 흥미로운 점들에 비해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일단 영화에서 황정민과 아이의 연결고리를 알려주기 위해 너무 많은 전사를 설명한다. 이정재 캐릭터에 대해서도 그렇다. 사건이 일어나는 무대도 굳이 한국, 일본, 태국 이렇게 3개국에 걸쳐 있어야 했을까? 싶은 생각도 많이 들었다. 한국 영화에서 흔치 않은 장면들을 확보해두고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웠다. 차라리 아이를 잃어버리고 난 이후부터 시작했다면, 조금 더 조정하자면, 황정민에게 시신을 인도받으러 오라는 연락이 왔을 때부터 시작했다면 어떨까 싶었다.


연기도 영화에서 로케이션으로서 한국의 비중이 적다 보니 재일교포 역을 한국 배우들이 맡았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많은 배우들을 재일교포로 만들었어야 하나.. 싶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영화 초반에 이게 무슨 일이지? 싶을 정도로 황정민의 딕션이 어색하다.


이정재의 연기는 평소랑 비슷한 것 같았으나 캐릭터 연출을 좀 더 강력하게 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었다. 뭐 배를 가른다는 설정의 내용이 나오지만 간접적이고 빨리 다른 내용의 씬이 전환되기 되기 때문에 이정재 캐릭터의 광기나, 집착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했다. 광기에 휩싸인 인물이 사냥감이 달아나는 것에 점점 약이 올라 끝까지 추격한다는 식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면 레이 캐릭터의 광기를 훨씬 더 강렬하게 그렸어야 했다. 형의 죽음이라는 것은 그저 처음부터 표적을 찾기 위한 구실이었을 뿐, 시시한 것들밖에 없던 차에 형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놈이 등장했다니. 누구인지 보자. 이런 식으로 그렸더라면 레이가 끝까지 쫓아가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을까.


박정민은 정말 맡은 캐릭터를 열연한다. 박정민은 정말 엄청나게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면서 우리나라에서 대체 불가능한 배우가 되어가고 있다. 유이라는 캐릭터는 우리나라 영화관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캐릭터이다. 유이 캐릭터와 비슷한 캐릭터는 <꿈의 제인>에서 구교환이 맡았던 제인 정도일 것 같다. 하지만 제인에게서는 우울함과 어떤 쓸쓸함이 묻어난다면, 유이는 별로 그렇지 않다.


<꿈의 제인> 스틸컷 (출처: 다음 영화)


결론적으로, 한국 영화에서 보기 어려운 장면들과 캐릭터를 제시했다는 점은 흥미롭지만 너무 많은 설정을 영화에서 화면상으로 설명하려다 보니 오히려 산만해진 것 같다. 또한 촬영도 홍경표 감독이 맡았으나 사실 약간 할리우드 스타일의 느낌이 난 부분들만 몇 군데 보일 뿐 그다지 특별히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없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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