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책을 읽고 싶었습니다. 이 책에 대한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첫 장을 펼쳤습니다.
솔직히 책의 시작과 끝 부분은 약간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왜 여주인공이 갑자기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왜 그가 갑자기 돌아왔는지?에 대한 인과관계가 자연스럽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나쁜 책이냐? 그건 아닙니다. 처음과 끝의 부자연스러움은 소설이기에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하트모양 섬, 츠루카메 조산원에서 주인공이 겪는 일들은 그 자체로 위안을 줍니다.
여주인공 마리아 포함, 츠루카메 조산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맑은 사람들은 누구나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리아는 이 곳에 오기 전, 자신은 출생부터 버림받았다고, 행복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것이라고 느껴며 자라왔습니다. 유일한 행복이라고 느꼈던 가족도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립니다. 그리고 사라진 사람을 찾기 위해 방문한 하트 모양의 섬. 그 곳에서 그녀는 왠지 모를 따뜻함을 느끼며 치유의 시간을 보냅니다.
하트 모양의 섬은 요즘 도시인들과는 완전 다른 공간입니다. 이 곳에선 일출을 보며 사람들이 하루를 시작하고 평화롭게 일상을 보냅니다. 시간에 쫓기는 삶도, 남을 시기 질투하는 삶이 아닙니다. 마리아도 처음에는 이 섬을 의심합니다. 아무조건 없이 조산원에서 무료로 지내도 된다는 말을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곧 알게 됩니다. 자신은 츠루카메 조산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요.
마리아의 시선으로 책은 나아갑니다. 마리아의 과거에서 함께 생활하는 이들의 마음 속까지 한명, 한명의 이야기가 조용히 펼쳐집니다.
이 책은 느릿한 걸음걸이 같은 책입니다. 속도에 맞춰 천천히 읽다보면 어느 새 마지막 장입니다. 엄청난 여운을 주는 작품은 아니지만 '아 이런 삶도 있지, 이런 때도 있었지.'라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주말에 이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시간이 천천히 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만큼 천천히 아껴 읽은 책입니다. 주요배경이 조산원인 이유로 출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저도 이 책을 읽고 출산의 위대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불행하다고 느끼시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생명의 고귀함을 알고 싶으신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위로 받고 싶으신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하트모양의 섬이 실제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