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대안학교 한마당이 열렸습니다.
2025년 7월 24일에서 7월 25일까지 1박 2일간 진주 KSPO 스포츠가치센터에서 경남대안교육협의체에서 주관하고 경남도교육청이 후원한 '2025학년도 대안학교한마당'이 열렸습니다. '함께 걷는 다른 길: 경남 대안학교 연합 축제, 공동체의 가치를 함께 나누는 시간'이 주제였습니다. 경남은 인증받은 대안학교가 전국에서 가장 많습니다. 인증받았다는 뜻은 졸업장이 나온다는 뜻입니다.
공립, 사립대안학교가 중, 고등 총 12개가 있습니다. 학교를 소개하자면 경남꿈키움중학교, 남해상주중학교, 대병중학교, 남해보물섬고등학교, 간디고등학교, 지리산고등학교, 태봉고등학교, 김해금곡고등학교, 합천평화고등학교, 경남고성음악고등학교, 거창연극고등학교, 밀양영화고등학교 입니다. 이 중 중학교는 3군데, 고등학교는 9군데 입니다. 엄청 많습니다.
위 학교들은 대안학교로 분류 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성격은 조금씩 다릅니다. 해서 이번 대안학교한마당은 해당 학교 학생, 학부모, 교사 뿐 아니라 대안학교에 관심 있는 일반 학부모님들, 일반 교사들도 참여 대상이었습니다. 즉 대안학교에 관심있는 모든 이를 위한 축제였습니다.
대안학교 한마당은 매년 여름방학 기간 중에 열리는 데 12개 학교가 매년 돌아가며 행사를 준비합니다. 해서 매년 진행 방식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매년 업데이트 된다는 뜻입니다.
올해는 경남꿈키움중학교에서 준비했는데 첫날 투 트랙으로 준비했습니다. 즉 12개 학교 학생들 모임 따로, 교사, 학부모 모임 따로 진행되었습니다.
학생들은 모두 섞여 본인 소개 하고 학교에 대해 정보를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같은 시각 학부모, 교사들은 옆 강의실에서 학교별로 자기 학교를 소개하는 '대안교육 이야기'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12개 학교 교장선생님이나 해당 선생님께서 나오셔서 학교 소개를 하시고 관심 있으신 학부모님들, 일반학교 선생님들이 자유롭게 질의 응답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보시다시피 빈 자리가 없어 서서 들어야 했을 만큼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대안교육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니 더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분과에서는 대안학교를 졸업한 선배의 삶을 듣는 강연시간을 가졌습니다. 김해금곡고 1기 졸업생과 경남꿈키움중학교 3기 졸업생들이 초청되어 본인이 학교 졸업 후 가졌던 생각과 지금 살고있는 모습을 후배들에게 들려주었습니다. 학생들은 진지하게 듣었습니다.
첫 날 행사가 알차게 진행되었습니다. 이튿날이 되었습니다.
2일차 일정입니다. 아침 먹고 주변에 있는 진양호까지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진양호에는 이번 폭우때문에 많은 쓰레기가 고여 있었습니다. 대안학교 학생들 답게 환경에 대해 고민하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산책 후 '우리가 묻고, 우리가 답하다.'는 모둠별 자유 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학생들이 준비한 질문이라고 믿기 어려웠습니다. 그만큼 무게감 있는 질문들이었습니다.
모든 질문을 토의하진 못했습니다. 꿈중학생들이 준비했고 대안학교 학생들이 토의한 질문들을 소개드립니다.
1. 진로와 미래 : 대안학교 출신으로서 사회에 나간다면 무엇이 다를까?
2. 관계와 공동체 : 서로 다름을 존중하는 건 어디까지 가능할까?
3. 관계와 공동체 : 진짜 친구, 대안학교에서 더 쉽게 만날 수 있을까?
4. 교육과 학교 : 대안학교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 뭐라고 생각해?
5. 대안학교의 역할과 변화 : 우리학교, 세상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6. 교육과 학교 : 진짜 공부는 뭘까?
7. 자율성과 책임 : 자유롭지만 책임지는 삶이란 어떤 걸까?
8. 대안학교의 역할과 변화 : 대안학교가 사라지면 안되는 이유는?
9. 자율성과 책임 : 규칙은 누가 만드는 게 맞을까?
10. 자율성과 책임 : 우리학교에서 자유가 어려운 순간은 언제였나?
11. 교육과 학교 : 학교가 없으면 나는 어떻게 클까?
12. 교육과 학교 : 학교가 더 자유로워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13. 대안학교의 역할과 변화 : 대안학교가 지금보다 더 나아지려면?
14. 자율성과 책임 : 자율학습, 정말 잘 되고 있을까?
15. 관계와 공동체 : 학교 안에서 외로운 사람은 누구일까?
16. 교육과 학교 : 우리가 시험 대신 배우는 건 무엇인가?
17. 진로와 미래 : 대학, 안 가도 괜찮을까?
18. 진로와 미래 :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저는 학생들이 준비한 위 질문들을 읽으며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어떤 마음을, 이 학생들을 만나고 있는 것인가?'
대안학교에 대해 아직 많은 분들이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흔히 대안학교는 '학교에 부적응하는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라는 것입니다. 대안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다양한 계기가 있습니다. 물론 학교에 부적응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장은 심각한 오류가 있습니다. 학교 부적응이라면 학생 잘못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저의 개인적 판단으로는 학생 부적응 학교가 더 많습니다. 학교교육은 변하지 않고 학생들을 정해진 틀에 계속 넣으려고 합니다. 틀에 맞지 않는 학생은 부적응이라는 낙인을 쉽게 찍어 버립니다. 일반학교에서 대안학교로 전학오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 학생들이 멋지게 성장하는 모습을 저는 수없이 많이 봐 왔습니다. 그렇다면 '부적응'은 학교의 문제입니까? 학생의 문제입니까?
교육은 다양해야 합니다. 다양한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실패의 여유를 주어야 합니다. 오직 한가지 문만 보고 달려가기엔 인생이 아깝습니다. 학생들은 위 내용으로 토의했고 자기 조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 중 인상적인 내용이 있었습니다.
'진짜 공부는 뭘까?'는 주제였습니다. 해당 조 학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조의 토의 결과 진짜 공부는 실패입니다. 실패를 해야 보완하며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발 자전거를 아직 못 타시는 분은 실패를 안해봐서 입니다. 두발 자전거를 타시는 분은 그만큼 넘어지는 경험, 즉 실패를 견디고 끝까지 해내어서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공부는 곧 실패입니다. 여러분 모두 실패하십시오!!!'
큰 박수와 큰 웃음을 받았던 발표였습니다.
대안학교? 특별하지 않습니다. 위의 18개 질문들? 무의미한 질문입니까? 학생들만 하는 질문일까요? 저 질문들의 '학교'를 '사회', '직장', '가족'으로 바꾸면 어른들의 질문이기도 합니다. 위 질문들, 어른들도 명확한 답을 하기 어렵습니다.
대안학교는 이런 학교들입니다. 아이들은 선생님과 같이 배우고 다투며 살아갑니다. 관계와 본인과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하며 견뎌갑니다. 실패하며 건강한 성인이 되기 위해 자유로운 시간을 가지기도 합니다. 충분히 아픔을 느끼며 눈물을 흘리며 견디는 곳입니다.
일반학교가 필요하듯이 대안학교도 필요합니다. 아직 학교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안학교는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에 대안이 필요하다면 대안학교가 필요합니다. 경남은 대안학교가 제일 많음에도 불구하고 대안학교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센터가 없습니다. 박종훈 교육감은 분명히 약속했었습니다. '대안교육 지원센터'를 만들겠다! 라고요. 하지만 그 말씀을 하신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박종훈 교육감은 경남에서 3선을 했습니다. '대안교육 지원센터'는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다른 사업은 많이 이루어 내었습니다.
모든 사업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업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본질입니다. 그렇다면 교육의, 학교 교육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학교 교육의 본질을 위해 우리가 고민하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분야는 무엇일까요? 저는 대안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교육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남에 대안교육 지원센터가 없는 현실에서 지원도 부족한 현실에서 대안학교 선생님들과 부모님들, 학생들은 고군분투하며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성장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약간의 시스템만 안정적인 지원만 이뤄져도 훨씬 깊이 있는 경남교육의 성장을 이룰 수 있습니다만 정작 경남도교육청은 이곳에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교육에 투자하는 것은 당장 결과물이 보이지 않습니다. 대안학교를 많이 만들었다면 그만큼 추후 지원은 당연한 것입니다.
박종훈 교육감의 경남교육에 대해 실천할 수 있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교육감이 바뀌면 너무 많은 것이 바뀝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프라를 갖춘 경남 대안교육이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제 4 회 대안학교 한마당은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열정과 노력을 잘 치뤄졌습니다. 아이들은 서로 인스타 아이디를 나누고 내년을 기약하며 헤어졌습니다. 선생님들도 서로 안부 묻고 정보를 교류하며 내년을 기약했습니다.
내년에도 이 행사는 계속됩니다. 매년 맡은 학교 선생님들, 학생들이 이 행사를 기획, 준비, 진행합니다. 방학에도 이 일을 학교에서 직접 해야 합니다. 대안학교 지원센터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지속가능한 경남교육 연구, 대안학교 교류 행사가 되기 위해선 대안학교 지원센터가 꼭 필요합니다.
학생들의 발표와 밝은 미소들을 보며 저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이 교육에 대한 희망, 경남교육에 대한 희망을 경남도교육청이 귀하게 받아안고 펼쳐가면 좋겠습니다.
교육이 희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