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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부 Oct 25. 2023

마약과의 전쟁을 통해 본 엔비디아의 미래

정부가 선한 의도로 한 일들이 반대의 결과로 돌아온 경우가 참 많다. 그중 하나가 마약이다. 1971년에 닉슨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는데 결과는 어떠하였나? 소비자들이 마약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마약 가격은 미친 듯이 올라갔다. 마약 가격이 올라가고 마약 유통은 돈이 된다는 소문이 돌자, 마약 유통 조직들이 비 온 뒤 자란 잡초처럼 여기저기 생겨나기 시작했다.


마약 조직이 커지니 경찰 조직을 늘리고, 마약 조직 진압을 위해 경찰들을 무장시켰다. 아이러니하게도 경찰 조직의 증가는 마약 가격의 더 큰 인상을 불러왔다. 그리고 비대해진 경찰 조직과 늘어난 수감자들을 유지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예산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미국에 마약 관련 수감자 수는 200만 명을 넘어간다.  


예산이 많이 들어갈 때 가장 손쉽게 예산을 절감하는 방법은 공무원의 월급을 삭감하거나, 공무원 인원을 축소하는 것이다. 경찰의 월급이 늘지 않고 근무환경이 악화되기 시작하면, 경찰은 열심히 일하기보다, 마약조직의 뒤를 봐주고 상납을 받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예컨대, 미국의 교도소는 수감자 수 대비 교도관 숫자가 적어, 이미 통제 불능의 상황에 이르렀다. 미국 내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동성 간의 강간 범죄는 점차 증가하여, 미국은 이성 간의 강간보다 동성 간의 강간이 더 많은 국가가 되었다. 


작년부터 미국은 인공지능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국가 간 보이지 않는 인공지능 경쟁에서 중국이 빠른 속도로 쫓아오니 내린 결정이었다. 규제가 시작되니 중국 내 인공지능 칩의 가격이 폭발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인공지능 칩의 수요는 증가하는데,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니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인공지능 칩의 가격이 오르고 돈이 된다는 소문이 돌자, 제3국을 통해 중국으로 칩을 수출하는 업자들이 생겨났다. 중국으로 바로 수출하는 것은 금지되었지만, 다른 국가들을 통한 수출을 규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인공지능 칩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규제에 걸리지 않는 저사양 인공지능 칩을 만들어, 중국에 수출하고 있었다. 


지난주에 미국 정부는 중국으로 가는 우회 수출과 저사양 인공지능 칩의 수출도 막겠다고 발표했고 이로 인해 엔비디아 주가는 개장 직후 7%나 폭락했다. 


미국의 "마약과의 전쟁"에서 본 것처럼 정부의 규제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물건 가격은 상승한다. 달콤한 과일 주변에 초파리가 꼬이듯, 마진이 좋은 물건에 유통상이 꼬이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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