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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ma Jun 13. 2022

[희생자 게임 誰是被害者, 2020]


(본 글은 본인의 블로그 글을 일부 발췌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추리물을 좋아한다. 

그러나 서스펜스 장르의 무게가 가끔은 버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인물들의 서사가 지독하리만치 슬플 때


이 드라마는 무겁고, 슬프다.

심지어는 잔인하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나는 이 드라마를 끝까지 봤고, 결말에 다다라서야 깨달았다.

이 드라마는 "죽음" 이라는 소재를 통해 거꾸로 "삶의 가치"를 담아내고자 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주인공인 팡이런은 아주 오래 전 가족과 원치 않는 이별을 한 인물이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생각한 아내와 딸은 자신을 떠났고, 홀로 남겨진 그는 오직 일에만 몰두한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수사하던 살인 사건에서 딸의 지문을 우연히 발견하고 되고, 딸의 행적을 찾아나가면서 사건들이 막을 올린다. 


연쇄 살인 사건처럼 보였던 일련의 사건들은 실은, 자살을 통해 자신이 원했던 것들을 서로 이뤄주고자 했던 사람들이 모여 만든 연쇄자살극이었다. 


모두가 각자의 이유를 갖고 있다. 기업의 비리 때문에 입지를 잃은 직장인, 사회적 시선 때문에 자신의 성정체성을 가족으로부터까지 외면받는 남자, 과거의 과오를 잊지 못하고 죄책감을 품고 사는 남자, 오래전 잊혀져 과거의 거품 속에 사는 여가수 등, 이유는 제각기 다르지만 모두가 같은 목표: 죽음, 그리고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는 것을 원한다.





이들은 죽기 전, 각자 자신의 꿈에 대한 메시지를 남긴다. 

그리고 그 메시지들은 모두가 보는 스크린 속에서 상영된다. 


나에게 이들의 마지막 메세지는 죽음을 앞둔 자들의 초연한 말들이 아닌, 살고 싶다는 외침처럼 들렸다.

자신을 한번만 더 봐달라고, 나는 아직 여기 살아 있고,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삶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누군가에게는 특히 더더욱 어려울 수도 있겠지. 잘 안다. 그 고통을 결코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쉬하이인의 말처럼, 사는 데에는 죽는 것보다도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자살을 시도하는 이들을 도와 그들을 "구원했다" 고 말하는 여자에게 쉬하이인은 이렇게 말한다. 당신의 방법은 내 방법과는 다르다고. 내 방법은 오로지 살아남는 것 뿐이었다고


그라고 죽고 싶은 순간이 없었을까. 실은 매 순간이 고통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삶을 택한 것은, 변화에 대한 희망, 삶에 대한 희망, 그리고 용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죽음을 생각하는 그 마음을 파고 들어가보면, 그 감정의 가장 밑단에는 "살고 싶다는 의지"가 깊숙이 파묻혀 있다. 나는 내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실은 너무나도 살고 싶었던 순간이었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단지, 용기와 도움이 필요했을 뿐이다.






사람들은 너무나도 쉽게 희망이 없다고 말한다. 

우리 모두가 가진 내재된 희망의 씨앗을 잔인하게 꺼뜨리고 싶은 것처럼, 그렇게 쉽게 말을 하곤 한다. 

그러나 마음 속 용기란 그렇게 쉽게 꺼지지 않는다. 


삶보다 나은 죽음이란 없다.


결국, 삶의 가장 끝단에 몰려 있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변화는 언젠간 일어날 거란 깨달음이다.

아무리 괴로워도, 삶의 가치를 잊지 않는 이들에게는 결국 변화가 찾아온다. 버티다보면 고통 속에서 천천히 변해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말 뿐인 말이 아니다. 


언젠가 포기하지 않았던 나를 떠올리며 후회할 선택을 하지 않았던 나에게 용기있는 선택이었다고 말해줄 기회를 주어야 한다. 






 주인공의 딸 장샤오멍은 삶의 가장 끝단에서 살아남은 "희망"을 상징한다.

힘든 시기를 지나 보냈지만 여전히 어린 소녀인 그는 죽음의 문턱에서 스스로를 끌어올린 쉬하이인과 무척 닮아 있다. 



장샤오멍도, 그리고 어쩌면 삶의 고비를 가까스로 견디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전하고 싶다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살아남기를 선택해 삶의 가치를 깨달은 쉬하이인처럼, 



삶은 무겁지만, 그래서 가치 있는 것이라고. 
삶보다 나은 죽음은 없고, 희망은 보이지 않을 뿐 늘 우리를 어디선가 기다리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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