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봄이었다. 중국말 한마디 못하면서 무역대행 비즈니스를 해보겠다고 무작정 중국으로 넘어가 개고생을 하고 있을 때였다. 아는 사람도, 바이어도 없는 황무지 상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하는 거밖에 없었다. 네이버 카페에 올린 글을 보고 어쩌다 시장조사 의뢰가 들어오면 꼼꼼하고 빠르게 결과물을 정리해서 의뢰인들의 신뢰를 얻는 게 급선무였다. 한건이라도 문의가 들어오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온 시장 바닥을 훑으면서 열심히 일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대전에서 고등학교 영어 교사를 한다는 분이 시장 조사를 요청해 왔다. 메일로 본인의 상황도 간략히 보내왔는데, 요지는 선생님이라는 안정적인 직업이 있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해 부업 삼아 중국에서 물품을 수입해서 팔 계획이라고 그랬다. 어떤 품목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열정적으로 일할 때였기도 하고, 이 분의 사정이 딱해보기도 해서 최선을 다해 시장 조사를 한 후 결과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보내 드렸다. 당시 사업 초창기라서 바이어를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할 마음에 시장조사 비용을 따로 받지 않고 무료로 해 줄 때였다. 의뢰한 품목에 대해 가격대별 장단점과 공장 정보, 제품 사진 등 빈틈없이 충실하게 조사해서 보내드렸는데, 며칠 후에 이 분이 일신상의 이유로 부업을 할 수 없게 되었다고 회신이 왔다. 나의 노력이 헛수고가 된 거 같아 좀 아쉽기는 했지만 흔히 있는 일이라서 그러거니 여기고 다음에 필요하면 언제라도 편안하게 연락 달라고 마무리 지었다.
그러고 며칠 후 그분한테서 다시 한 통의 메일이 날아왔다. 부업은 못하게 되었지만 나의 도움이 고마워서 답례를 하고 싶은데, 돈으로 할 처지가 아니라서 좋은 글을 돈 대신에 보낸다는 거였다. 본인에게는 이 글이 인생의 비법서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메일에 첨부된 PDF 파일을 열어보았다.
그게 '세이노'를 처음 만난 순간이었다.
그 pdf 파일에는 쌍욕을 포함한 거친 표현들로 기득권과 게으른 이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담겨 있었다.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할지 구체적인 조언과 지혜도 가득했다. 책 내용과 표현 모두 충격적이었다. 정제되지 않은 표현에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꼼꼼히 읽어보니 논리 정연하고 다 맞는 말이었다. A4지로 출력을 해서 며칠에 걸쳐 정독을 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길이 보였다. 친한 지인 몇 명한테 그 파일을 전해 주었다.
2011년 여름. 한 고등학교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는데 내 연락처를 수소문해서 전화를 걸었다고 그랬다. 자기가 풀지 못한 고민이 있는데 고향에 내려오면 한번 만나서 의견을 줄 수 있겠냐는 내용이었다. 당시 내 사업은 개인사업자에서 법인 전환을 해서 회사의 모습을 조금씩 갖춰 나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동네가 시골 깡촌이라서 그런지 내가 사업에 성공했다는 소문이 나고 있는 모양이었다.
명절을 앞두고 있었기에 고향 집에 가기 전에 그 친구를 만나서 고민을 듣고 대화를 나눴다. 당시 그 친구는 1인 창업가로 혼자서 일하면 밥은 먹고 살 정도는 되었는데 회사를 키우기가 힘들다고 하소연을 했다. 직원을 뽑아도 직원들이 월급값을 못해서 오히려 손해만 본다면서 어떻게 회사를 키워야 할지 방향성을 못 잡고 있었다. 그냥 1인 기업 형태를 유지할지, 다른 묘안을 찾아서 회사를 키워야 할지, 답답한 심정에 나한테 연락을 한 걸로 보였다. 상세한 사정을 듣고 나라면 어떻게 할지 솔직하게 얘기를 해 주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고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그 친구가 쇼핑백을 하나 전해주었다. 시간 내줘서 고맙다고,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글인데 아직 출간이 되지 않아서 인쇄소에서 제본을 한 거라고 총 두 권을 넣었으니까 주변에 필요한 사람 있으면 한 권은 선물해 주라고 그랬다.
쇼핑백을 열어보니 제본된 '세이노' 책이 있었다.
그렇게 4년 만에 다시 세이노를 만났다. 2번째 읽는 '세이노'는 책의 형태를 갖춰서 그런지 느낌이 색달랐다. 밑줄을 쭉쭉 그어가면서 한 자 한 자 새겨 읽었다. 한 권은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던 지인에게 나눠주고, 좀 더 선물해 주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서 인쇄소에 가서 10권을 제본했다. 그리고 가끔씩 이 책이 도움이 되겠다 싶은 이가 있으면 선물해 주곤 했다.
지난해 세이노 책이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출간 되었다는 소식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좋은 글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여겼다. 나는 이미 두 차례 읽었기에 책을 사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연말에 올해 회사 북클럽 시간에 읽을 책을 추천받는데 직원 중 한 명이 '세이노의 가르침'을 추천했다.
그렇게 해서 이번에 3번째 세이노 책을 읽게 되었다. 첫 독서 후 17년 만에 다시 만난 세이노. 3번째 읽는 세이노는 또 달랐다. 글은 그대로지만 내가 달라진 탓이 클 게다.
물불 안 가리고 덤비던 열정적이던 30대 중반의 창업가는 이제 50대가 되어 어떻게 안정적으로 회사를 유지하고 성장시킬지 고민하고 있다. 3살, 4살짜리 연년생 아이를 어떻게 잘 키워야 할지 덤벙댔던 초보 아빠는 이제 번듯한 대학생 아들을 두고 멀리서 지켜보며 응원하는 입장이다. 동대문 용두동의 빌라 2층에 차도 없이 살던 가장은 이제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강남의 아파트에서 안락하게 생활하고 있다. 체력 하나는 자신 있다며 천지로 뛰어다니고 새벽까지 일하던 젊은이는 이제 노안으로 작은 글씨를 못 읽고 10시가 넘으면 침대에 들려고 한다. 살아가는 지혜를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던 호기심 많던 청년은 이제 나이에 걸맞는 책을 신중하게 고르는 장년이 되었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를 20대 후반에 들었을 땐 공감이 되었다. 마흔이 넘어서 다시 들을 땐 그 노래는 추억이 되었다. 책도 20대에, 30대에, 40대에, 50대에 읽을 책이 다 다르다. 책은 그대로인데 사람이 변한 탓이다. 30대에 만난 세이노와 40대에 만난 세이노, 그리고 50이 되어서 이번에 만난 세이노는 느낌이 완전 달랐다.
책을 읽으면서 놀란 점은 그동안 내 지식과 경험으로 습득했던 '나의 지혜'로 알고 있던 것들이 사실은 이 책을 통해서 배웠다는 걸 깨달았다는 것이다. '지인에게 돈을 빌려 줄 때', '공무원을 만날 때',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거래처에 어떻게 응대해야 할지' 등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의 상당 부분이 이 책에서 배운 거였다. 세월이 흐르고 기억이 사라지다 보니 지식의 출처는 까맣게 잊고 내용만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었던 거였다.
7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바는 크게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 배워라
- 뭐든지 열심히 해라
- 진실되게 살아라
- 전략적으로 문제를 풀어라
마지막 걸 제외하면 나머지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올 법한 얘기다. 하지만 더 이상 초등학생이 아닌 우리는 안다. 저렇게 살기가 얼마나 힘든 지. 사회에 나온 후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면서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하는 이가 얼마나 적은 지. 맡은 일에 혼신을 힘을 다 바쳐서 임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불법과 편법이 판치는 세상에 진정성을 유지하기기 얼마나 고달픈 지. 하지만 저자는 이것이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이것이 가진 것 없는 평범한 사람이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 부자가 되는 방법이라고, 본인이 증명해 보였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내용에 나는 대부분 설득당했다. 다 맞는 말이고 동의한다. 그래서 내 머릿속 깊숙이 이 내용들이 모두 흡수된 거 아니겠는가. 하지만 예전에는 몰랐는데 3번째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는 틀렸다는 걸 발견했다. 세이노는 '평범한' 본인이 아버지의 파산 후 지독하게 가난한 처지에 오로지 공부와 노력 덕분에 지금의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내가 볼 때 세이노는 '평범'하지 않다. 아버지는 한국 전쟁 때 월남한 의사였다. 돈보다는 환자를 위하는 사명감으로 일을 했고, 자식에게도 수술 장면을 수차례 보여 주었다고 한다. 이 내용에서 다음 2가지를 유추할 수 있다.
1. 세이노는 그 시대에 의사가 될 정도로 뛰어난 아버지의 유전자를 타고났다.
2. 아버지의 뛰어난 교육열 덕분에 어릴 때부터 많은 경험을 쌓아 세상의 원리를 일찍 깨달았다.
그리고 세이노는 주변 선생님과 지인의 도움으로 고등학교 때 창업을 해서 실패했고, 그래서 고등학교를 4년 만에 졸업했다고 한다. 여기서도 세이노가 평범하지 않은 2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3.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창업을 할 정도로 배포가 크고 용감한 학생이 전국에 몇 명이나 되겠는가?
4. 고등학생이 사업한다고 주변에서 돈을 투자할 사람은 몇 명이나 되겠는가? 이미 이때부터 가능성을 보였던 것이다.
공부도 신통치 않고 돈도 없고 어려움에 처한 세이노는 제대 후 독하게 마음을 먹고 영어 공부에 6개월간 매진한다. 그리고 미 8군 내 매릴랜드대 분교에 입학한다.
5. 영어 공부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아무리 독하게 6개월 공부한다고 하더라도 영어를 정복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분명한 건 세이노는 '두뇌', '끈기', '융통성', '담력', '주도성' 등 많은 부분에서 탁월하다. 절대 평범하지 않다. 본인이 믿고 있는 신념은 반드시 지키는 고래심줄 같은 고집도 있다. 사업과 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 많은 요소를 그는 타고난 것이다. 무일푼의 내가 성공했으니, 너네들도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 사람은 저마다 재능이 다른만큼, 성공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 성공을 제시해준 과정에는 동의하지만, 결과까지 일치할 거라는 건 착각이다.
얼마 전 한 모임에서 출판사를 하는 대표님이 '세이노의 가르침' 대한 얘기를 꺼냈다. 요즘 서점가에 자기 계발서가 75만 부 넘게 팔린 건 기적에 가깝다고 저자가 서문에 밝혔듯이 책 가격 7,200원이면 저자는 인세를 전혀 받지 않았으며, 출판사는 최소한의 인건비로 제작한 게 맞다고 그랬다. 다만 출판사는 이 책을 통해서는 돈을 못 벌더라도 출판사 인지도가 올라가는 효과는 보았을 거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해외 출판의 경우 가격을 올려 받아도 된다고 허락을 받아서 해외 쪽 출판 계약을 통해서 그나마 이익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본인이 운영하는 출판사도 이 책의 해외 판권 계약을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책의 붐이 우리나라를 넘어 해외에서도 이어질지는 연말이면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이 책이 갖는 의미가 각별한 만큼 집에 있는 아들 둘에게 이 책을 권했다. 큰 아들은 이미 이 책을 잘 알고 있었다. 대학교 동아리에서 이 책을 주제로 토론을 했다고 한다. 아들 얘기인 즉 '쇼펜하우어와 세이노가 나란히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이상한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다'고. 철학에 몰두해 있는 아들은 세이노가 다루는 내용이 지나치게 물질지상주의라고 느끼는 듯했다.
훈련소에 막 입대한 둘째에게 이 책을 사서 권했다. 둘째는 훈련소에서 읽을 전공서적을 이미 준비했다며, 내가 준 책은 두고 입대했다. 훈련소에서 쉬는 시간에 읽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지만, 책이라는 게 읽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이에게 권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어서 자대 배치받은 후에 다시 권해봐야겠다 그러고 말았다.
아내에게는 예전에 제본판을 준 적이 있는데 몇 장 읽고는 내용이 너무 '꼰대' 같다고 책장을 덮었다. 다시 한번 읽어보라고 권할 생각이다. 하지만 이 역시 읽고 말고는 자유인만큼 받아들일지 말지 잘 모르겠다. 거친 책일수록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큰 영감을 주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내용이 불편하다. 정치도 중도가 아니라 극단으로 치우치면 팬덤은 강해지지만 그만큼 반발도 큰 법 아닌가. 작용반작용의 원리는 세상만사에 다 통한다.
지난주에 이 책으로 회사에서 북토크를 진행했다. 어떤 젊은 사원은 아내의 의견처럼 너무 '꼰대' 같아서 내용이 동의되지 않았고 읽기 힘들었다고 그랬다. 또 다른 직원은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는 거친 표현들로 인해 거북했다'라고 그랬다. '나만 맞고 너는 틀렸다'는 식의 억지 주장을 펼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대체로 나를 되돌아보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며, 유익한 내용이 많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그중에 나에게 가장 와닿았던 건 어떤 팀장의 표현이었다.
"이 책을 좀 더 일찍 읽었다면 제 인생이 바꿨을 거 같아요"
지금이라도 이 책을 읽게 되어서 다행이며, 이 책이 앞으로 자신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다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나는 이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지금 돌이켜 보니 17년 전에 운 좋게 나는 이 책을 만났고, 이로 인해 내 삶에 변화가 생겼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 습관, 일에 대한 자세, 윤리 의식, 대인 관계 등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 나의 모습은 달라졌다. 습자지에 먹물이 스며들 듯 그것은 17년에 걸쳐서 조금씩 나를 변화시켰다. 나는 이것이 나의 지식과 경험과 노력으로 인한 변화로 착각했었는데, 이 책을 다시 읽어보니 그것은 '세이노의 가르침' 덕분이라는 걸 솔직히 인정해야겠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일찍 읽으면 좋을 책이라는 그 팀장의 의견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15년 전쯤 일이다. 책과는 담을 쌓고 살던 친구가 있었다. 당시 친한 친구들끼리 북토크 모임을 두 해 정도 했었는데, 이 친구 혼자 빠질 정도로 책을 멀리했다. 대학 졸업 후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았다. 자기주장이 아주 강했고, 타인의 의견을 잘 듣지 않았다. 관심 있는 특정 분야에는 지식이 깊었으나 세상살이에 두루두루 필요한 전반적인 상식이 부족해서 융통성이 없어 보일 때가 잦았다. 그런데 이 친구가 그 해 연말에 우리 집에 놀러왔다가 우연히 세이노의 첫 장을 펼쳐서 읽게 되었다. 그리고는 이 책을 탐독했다.
그다음 해 이 친구는 100권의 책을 읽었다. 세이노가 추천한 모든 책을 다 사서 읽었고 그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일했다. 완전 딴 사람이 되었다. 경제적으로도 어려웠는데, 그날 이후로 부동산을 공부하더니 지금은 사업도 안정적이고 부동산 투자도 하면서 삶의 여유를 찾았다. 이 친구는 세이노를 인생의 스승으로 모시고 산다. 책이 출간되자 마자 검정 표지, 흰색 표지 책을 다 사더니 70만 부 돌파 기념으로 나온 빨간색 책표지까지 기념으로 샀다.
부정하기 힘든 분명한 사실은 이 책은 누군가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었다는 점이다. 내 인생이 그랬고, 내 친구의 인생은 더욱 그렇다. 그리고 만약 인생이 바뀌기를 바라는 누군가가 있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은만큼 이왕이면 하루라도 빨리 이 책을 읽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이 거친 책의 내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이에게만 해당하겠지만.
예전에 나는 책을 읽고 나면 별점을 남겼다. 나중에 아는 저자의 책들이 늘면서 점수 매기기는 그만두었다. (관계 때문에 가식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기는 싫었고 그렇다고 괜히 낮은 별점을 줘서 불편한 관계가 되는 건 더더욱 싫었다.) 내 별점을 보고 책 구입 여부를 판단하던 지인 중 한 명이 어느 날 질문을 했다.
"그동안 가장 높은 별점이 4.5점이었는데, 5점짜리 책은 없나요?"
당시에 나는 '미래에 만날 최고의 책을 위해 5점짜리는 비워두고 있어요'라고 답변했다. 세상에 좋은 책은 정말 많다. '코스모스', '총균쇠', '사피엔스; '화폐전쟁', '인간본성의 법칙', '랩걸', '월든', '카네기 시리즈', '보도셰퍼의 돈', '팩트풀니스' 등 머릿속에 떠오르는 책이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단 한 권의 책에 5점을 줘야 한다면 신중해진다. 다행히 이제는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