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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간기록 Feb 01. 2019

적당히 쉬는 시간을 갖는 법

그게 이렇게 어려운 줄 미처 몰랐네

학생 때가 가장 좋은 점 중에 하나는 방학이 있다는 거. 학창 시절에도 수업시간과 수업시간 사이에 쉬는 시간 그리고 점심시간이 제일 즐거웠다. 어찌 보면 그때 가장 시간을 잘 보낸 거 같다:)


요즘 정말 오랜만에 나에게 제법 많은 시간이 주어지고, 그간 손을 놓고 있었던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었는데. 문제는 내에게 집중력이란 또 다른 도전이고, 도서관에 계속 앉아있는다고 해서 효율성이나 집중력이 향상되진 않았다. 그래도 지난주부턴 평일에는 매일 도서관 나오기를 연습하고 있다. 그게 첫 번째 나의 목표. 지난 학기, 그래도 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기 위해 하루에 두 시간씩은 연구에 시간을 투자하자고 결심했었다. 두 시간. 그리 어려울 거 같지 않았다. 결과는 양적으로는 채웠을지는 모르지만 질적으로는 거의 한 게 없었다. 그래서 이번 학기 첫 번째 목표는 한 자리에 오래 앉아서 한 번 파보자는 심정으로 도서관 가기였다. 지난주, 그래도 안보이던 것들이 조금씩 손에 잡히는 듯했다. 아직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꾸준히 하다 보면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심정. 일단 도전해보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2주째에 접어든 지금, 이 곳의 날씨는 섭씨 마이너스 19도를 찍으며 텍사스에서 온 우리에게 동부지방의 첫겨울을 선보여주고 있다. 일단 추운 곳에 있다가 실내로 들어오면 머리가 띵~하고 아픈 거 같다. 추운 날씨에 따라 난방도 쉬지 않고 돌아가기 때문에 실내는 더 건조한 거 같다. 목이 말랐다. 머리가 아팠다. 그래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짐을 다시 쌌다.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두 시간 남짓. 그래도 이렇게 앉아있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전까지는 그냥 앉아서 나의 시간을 갖는 게 너무 오랜만이고 반가워서 쉬는 시간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뭔가 지쳐가는 시점이 오고 있고, 나에겐 다음 2교시를 위한 중간 쉬는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근처 서점에 왔다. 아주 사소한 핑계를 갖고. 노트필기에 필요한 형광 연필을 사겠다고. ㅎㅎㅎ 하지만 이곳에 없네;; 목이 말라서 1층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렀다. 일단 오전에 벌써 두 잔의 커피를 마셨다. 아쉽지만 커피는 패스. 그러면 리프레셔 음료를 마셔야지. 속도 답답했는데. ㅎㅎ 음료를 들고 나의 자리로 오니. 손이 시리다. 지금 바깥 날씨. 영하 11도. 이런 날 나는 아이스음료를 들고 이렇게 앉아있다. 정신이 버쩍 든다. 창문 너머로 지나다니는 젊은 청춘들의 볼이 빨갛다. 추운 날씨. 그래도 이렇게라도 바깥에 나오니 조금 숨이 쉬어지는 거 같다.


그렇게 쉬는 걸 좋아하던 느린 아이가. 30대 후반에 들어서고 나선 쉬는 방법을 잃어버린 듯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리고 이렇게 추운 날에는 아이스음료는 되도록 자제해야겠다. 손이 시리다.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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