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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렌시아] 호텔에서 온전히 누리는 나만의 바캉스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경험한 디자인 호텔스 멤버 네스트의 디테일 찾기

절기로는 입추를 넘어 모기의 입도 돌아간다는 처서도 지났지만 여전히 한낮의 더위의 기세는 꺾일 줄 모른 채 여전히 더운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 관측 사상 114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더위로 산, 들, 바다에는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에디터 우럭의 최애짤. 인생의 진리를 담고 있다.)


우리 현대인들은 매일이 힘들다.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더위를 피하려 떠난 여름휴가에서 더위를 피하려다 피로감만 배로 얻어왔던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와글와글 왁자지껄한 여름의 분위기를 느끼며 떠나는 휴가도 좋지만, 매일이 힘든 요즘 사람들은 독립된 공간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며 온전한 휴식을 취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크다. (에디터 본인 포함ㅎㅎ)




그래서 요즘 많은 사람들은 북적거리는 바다나 산, 워터파크가 아닌 조용한 호텔로 바캉스를 떠난다. 

남에게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지친 몸과 마음을 충전하기 위해 호캉스를 선택하는 것이다. 성공적인 호캉스를 보내기 위해서는 ‘어떤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가’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좋은 공간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인생의 큰 낙이 된 이후 '호텔'이라는 공간에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세상에 이렇게 많고 다양한 호텔이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세상은 정말 넓고, 호텔도 정말 많았던 것! 다양한 호텔이 존재하는 만큼, 그 호텔들을 분류하는 방법이나 호텔 연합들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몰 럭셔리 호텔스 (Small Luxury Hotels of the world), 더 리딩 호텔스 오브 더 월드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와 같이 호텔이 가지고 있는 규모나 특색에 따라 호텔을 분류하여 만든 호텔 연합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고 한다. 특정 호텔 연합에 소속된 호텔이라고 하면 그 호텔이 어떤 특색을 가진 호텔인지 파악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수많은 호텔 연합 중 이번 글에서 다루고 싶은 호텔 연합 종류는 바로 "Design hotels"이다. 


디자인 호텔스 홈페이지 메인 화면


이미지 출처: www.designhotels.com

디자인 호텔스는 전 세계 50여개국 297개 호텔과 리조트가 가입되어 있는 호텔 연합 브랜드로, 199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독일 출신의 사업가 클라우스 센들린저 (Claus Sendlinger)에 의해 설립되었다고 한다.

현재 본사는 독일에 있다.






그들은 그들의 비전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 OUR VISION IS TO CREATE AN UNRIVALED GLOBAL COMMUNITY FOR DESIGN, ARCHITECTURE, CULTURE AND BECOME THE DEFINITE SOURCE OF ORIGINAL HOSPITALITY EXPERIENCES."


"우리의 비전은 디자인, 건축, 문화 그리고 독창적인 투숙 경험의 확실한 원천이 되는 것을 위한 최고의 글로벌 커뮤니티가 되는 것입니다." (발해석이지만 어떤 느낌인지, 느낌 아시죠?)






Design Hotels™ unites hotels that reflect the vision of independent hoteliers—“Originals”—with a passion for genuine, culturally rooted hospitality and cutting-edge design and architecture. 


디자인 호텔스는 독립 호텔리어들의 "독창성" - 진정성을 향한 열정, 문화가 기반이 된 접객과 엣지 있는 디자인 그리고 건축 - 을 반영하고 있는 호텔들을 연합한다.




Original

1.[명사 앞에만 씀] 원래[본래]의

2.독창적인

3.[주로 명사 앞에 씀] (복사본이 아닌) 원본의


또한, 디자인 호텔스가 가장 중시하는 키워드는 "Originals".

디자인, 건축 그리고 문화 이 모든 것들이 "Original"해야한다는 것이다. 럭셔리하든 그렇지 않든, 규모가 크든 작든 간에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디자인, 독보적인 분위기와 개성을 소유한 호텔 혹은 리조트만이 디자인호텔스 연합의 멤버로 선정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디자인 호텔스 연합의 멤버로 선정된 호텔이 있다!

글래드 호텔 여의도점, 글래드 라이브 강남과 그리고 영종도 네스트 호텔, 이렇게 총 세 곳이다.


사실 이번 글의 본격적인 시작은 지금부터다.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경험한 디자인 호텔스 멤버 호텔 네스트에 숨은 디테일 찾기."





2014년 오픈한 네스트는 최근 오픈한 한남동 사운즈를 만든 JOH에서 브랜딩, 건축, 디자인 등 전 영역을 총괄한 특1급 호텔로, 디자인호텔스 연합에 속한 호텔이다.


태풍 때문에 맑지 않은 날이었지만 오히려 네스트의 진가를 느낄 수 있었던 날씨였다.



네스트호텔을 설명하는 문구는 바로 "당신만의 안식처"이다. 

도시의 소음과 쏟아지는 정보들로부터 잠시 벗어나 평온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곳이라고 스스로를 설명한다.



네스트호텔에서의 호캉스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두가지는 바로

'갈대' 그리고 '주변 자연환경과 자연스레 어우러진 건축물'이었다.



호텔이 세워질 대지에는 자연적으로 자라난 갈대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는데,

오랫동안 영종도를 품어 온 갈대들이야말로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이며, 무엇보다 갈대와 바다, 소나무가 어우러져 함께 빚어내는 풍광 그대로를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한다.


네스트는 갈대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갈대는 호텔의 출발점인 동시에, 호텔의 기본 정신이기도 합니다.

갈대가 상징하는 사색과 소리, 문화는 호텔의 정체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네스트호텔은 고객이 '자기만의 방'에 있는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에 따뜻한 온도와 자연적인 모티프를 담았다고 한다. 노출 콘크리트 소재로 지어진 호텔 건물은

은은하지만 흔들리지 않는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소재가 영종도의 자연경관과 잘 어우러졌을 뿐만 아니라

호텔 룸 내부로도 동일하게 인상이 이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입구에 음각으로 적힌 호텔 이름 


객실 내부에도 동일하게 사용된 소재. 콘크리트와 교감중)






또한 네스트 호텔 곳곳에 깨알 디자인 포인트들, 고객 경험을 배려한 포인트들이 숨어있었다.


바닷가 풍경을 오롯이 눈에 담을 수 있는 침대 배치



바다를 향해 배치 된 침대와 블루투스 스피커 덕에 머무는 내내 한번도 티비를 켜지 않았다.



브라운사의 시계를 닮은 듯한 탁상시계. 



내가 좋아하는 산세리프 서체로 만들어진 국가 번호표



디자인 호텔스의 멤버임을 보여주는 연필과 메모지



종교의 다양성을 존중합니다.



호주의 친환경 스파 브랜드 '쿠도스' 제품을 어메니티로 사용한다. 



욕실에 준비된 사해 소금. 



호텔의 외관과 객실의 형태를 닮은 욕조. 바다를 바라보며 목욕을 즐길 수 있다니!






호텔 사이니지도 완벽하게 디자인되어있었다.

호텔 모양, 객실 모양을 본뜬 객실 안내 사이니지








네스트호텔에서 호캉스를 보내며 공간을 지은 의도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사실 이 글을 쓰며 호텔 홈페이지 이곳저곳에서 네스트 호텔에 대한 소개를 찾아보게 되었는데,

내가 호텔에 머물면서 받았던 인상과 느낌이 홈페이지에서 그대로 글로, 사진으로 표현되고 있었다.



기획한 의도대로 고객이 느낄 수 있도록 그들은 훌륭하게 만들어낸 것이다.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시끄러운 세상과 단절된 채 조용히 휴가를 보내고 싶어 선택했던 호캉스.


네스트는 내게 그들이 의도한 대로 

"도시의 소음과 쏟아지는 정보들로부터 잠시 벗어나 평온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곳"이 되어주었다.

특별한 것을 하지 않아도, 자연을 바라보며 평온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완벽한 호캉스였다.




네스트에서 머물렀던 시간들도 기억하게 될 어느 순간들이 될 것 같다.






쫄깃한 글을 쓰고 싶은 에디터 정우럭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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