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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알라 Oct 29. 2022

29살에 워킹홀리데이라뇨?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용기도 줄어드는 법.


확고해지는 취향, 안정적인 매일의 일상, 내 나라에서 산다는 안정감과 평온함. 굴곡 없는 한국에서의 생활을 두고 떠나려니 무섭고 두려웠다.


나이도 한몫했다.

내일모레면 서른이라는 나이가 외국에선 전혀 문제 될 게 없지만 한국에선 정반대 아닌가. 지금 떠나도 문제, 갔다 와도 문제. 나이에 연연하지 않기로 마음먹어 놓고선 이미 큰 부담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떠나야만 했다.

코로나로 2년 반 동안 미뤄졌던 숙제가 지금 아니면 나중에 후회로 다가올 게 뻔했기에. 안 해서 후회하는 것보다 해서 후회하는 게 더 낫기에.


 번째만큼 힘든  번째.


다른 나라에서 생활하는 것이  번째라고 절대 쉬우란 법은 없다.  

캐나다로 처음 어학연수 갔을 때는 모든  새로운 것이라 이리가도 눈이 번쩍, 저리 가도 신기한 것투성이.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닥뜨리그만큼 다양한 감정을 느꼈는데.


 번째 뉴질랜드로 워킹홀리데이를 갔을 때는 좀 더 마음의 여유가 있었고 캐나다와 다른 재미를 찾는 즐거움도 있었다. 무엇보다 나라의 평화로운 분위기와 자연이 나에게 잘 맞아 자신을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호주는 다를 줄 알았다. 뭔가 새로운  많을  알았다. 그러나 공항에서부터 별다른 감흥이 없어  이러지 싶었는데 역시나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무언가는 없었다. 길거리와 쇼핑몰, 어딜 돌아다녀봐도 전에 봤던 거와 전부 똑같았다. 호스텔 생활, 다양한 인종, 세계 각국의 음식들. 이미 알고 듣고 했던 것들이다. 오히려 이제  번째라는 타이틀이 전보다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작용그에 따라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나왔는데  이럴까 싶어 생각해보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경험이 쌓이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새로운 것과 가슴 설레는 일이 줄어든다. 처음이 두 번, 세 번이 되고. 그것들이 무수하게 이어지고. 그래서 다 겪어본 사람은 지혜와 연륜이 생긴다고 하지 않는가.


어떤 것이 좋다고, 그래서  나머지는 나쁘다고   없다. 우리는 그저 시작점에서 도착점으로 가는 것일 , 한 곳에 계속 머무르지 않으니까. 그 과정이 인생이니까. 그래서 별다른 감흥 없는 이 상태도 괜찮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계속 새로운 것을 찾는 내가 보인다. 나는 아직 어른이고 싶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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