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졸쪼 Nov 15. 2024

이렇게 죽고 싶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계절, 긴팔과 바지, 수면양말을 신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을 끓여 커피를 한잔 마시고

글을 쓰다가 유튜브를 보다가, 9시가 되면 주식 창을 보다가 또 글을 쓰고, 또 유튜브를 본다.

오전 내내 원하는 대로 이야기가 풀리지 않아 고민하다가 드디어 마음에 드는 한 줄을 써낸다.

이 한 줄이 너무나 흡족해 몇 번이고 같은 부분을 다시 읽는다.

드디어 점심을 먹을 마음이 들었다.

어제 배달시켜서 남은 요리를 데워서 유튜브를 보며 먹는다.

다시 글을 쓰려고 책상 앞에 앉지만 졸음이 쏟아진다.

오후 4시쯤 일어나 다시 글을 쓰자고 생각하고 이불에 눕는다.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고, 이불 안은 포근하고, 적당한 포만감이 아주 기분이 좋다.

잠이 올 때까지 아까 쓴 마지막 한 줄 다음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생각한다.

몸을 오른쪽, 왼쪽으로 뒤척이며 다음 이야기를 계속 생각한다.

이렇게 쓰면 되겠구나.

다음에 펼쳐질 뒷이야기에 아주 흡족해하며 스르르 잠이 든다.

이 이야기를 키보드로 두드리지 못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래서 검은 머리 짐승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