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희 Mar 02. 2024

호감 가는 교회의 조건

마흔에 읽는 성경 - 사도행전(1)


언제부터인가 교회는 ‘비호감’이 되었다. 공동체를 사랑하고 섬겨야 할 교회가 욕망과 위선으로 공동체에 해악을 끼치는 모습들 때문이다. 교회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는 지금과 달랐다. 교회는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었고 설교 한 번에 수천 명씩 전도되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사도행전이 이를 증언한다. 당시의 교회는 지금과 무엇이 달랐던 것일까.




성령이 충만한 공동체


사도행전은 누가복음의 후속편이다. 누가는 예수 탄생부터 십자가에서의 죽음과 부활, 하늘로 올라가시기까지의 행적을 누가복음에 기록했다. 사도행전은 그 후의 이야기로서 베드로와 바울을 중심으로 한 사도들의 행적을 담았다. 그러나 사도행전의 주인공은 사도가 아니라, 성령이다. 


누가복음에서 예수는 제자들에게 자신이 하늘로 올라간 후 성령을 보낼 것이라고 예언하는데, 사도행전 2장에서 그 예언이 성취된다.


[눅24:49] 볼지어다 내가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리니 너희는 위로부터 능력으로 입혀질 때까지 이 성에 머물라하시니라

[행2:1-4] 1 오순절 날이 이미 이르매 그들이 다같이 한 곳에 모였더니 2 홀연히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어 그들이 앉은 온 집에 가득하며 3 마치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들이 그들에게 보여 각 사람 위에 하나씩 임하여 있더니 4 그들이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를 시작하니라


The Descent of the Holy Spirit, Anthony Van Dyck


성령의 충만함을 받은 제자들은 방언으로 하나님의 일을 말하고, 베드로는 담대하게 설교를 전한다. 이를 통해 죄를 회개하고 세례를 받은 자가 삼천 명이 넘었다고 누가는 기록했다. 예수는 살아계실 당시, 베드로와 제자들에게 이런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이미 예언하셨다. 성령의 능력으로 인해 가능한 일이었다.


[행2:38-41] 38 베드로가 이르되 너희가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받으라 그리하면 성령의 선물을 받으리니 39 이 약속은 너희와 너희 자녀와 모든 먼 데 사람 곧 주 우리 하나님이 얼마든지 부르시는 자들에게 하신 것이라 하고 40 또 여러 말로 확증하며 권하여 이르되 너희가 이 패역한 세대에서 구원을 받으라 하니 41 그 말을 받은 사람들은 세례를 받으매 이 날에 신도의 수가 삼천이나 더하더라

[마16:18-19] 18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19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하시고




환대하는 공동체


회개하고 세례 받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신앙 공동체, 즉 교회가 형성된다. 사도행전이 보여주는 초대 교회의 특징은 이렇다.


[행2:42-47] 42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 43 사람마다 두려워하는데 사도들로 말미암아 기사와 표적이 많이 나타나니 44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45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며 46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47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기도하기에 힘씀

모두 함께 지내며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함

재산과 소유를 팔아 필요에 따라 나눔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씀

집에서 함께 떡을 떼고 음식을 먹으며 하나님을 찬양함

온 백성들에게 칭송을 받음


The Apostles Receive their Mission, Jean Fouquet


성령은 교회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구체적인 비전을 보여주신다. 바로, “환대의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예수께서 죄 많은 우리를 용서하고 사랑으로 받아주신 것처럼 성령 안에서 성도들이 서로 사랑하며 품어주는 관계, 연합하는 관계가 교회이자 하나님 나라이다. 자기의 유익만을 구하지 않고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차이를 뛰어넘어 하나님 안에서 서로를 섬기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었다.


[행2:47, 새번역] 하나님을 찬양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모든 사람에게서 호감을 샀다. 주님께서는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여 주셨다.    





사도행전뿐 아니라 성경 전체의 주인공은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의 인간 구원 스토리가 곧 성경이다.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성령은 여전히 백성들을 구원하기 위해 신실하게 일하고 계신다. 따라서 교회가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 돌봄과 위로가 필요한 이들을 환대하는 공동체를 만들어간다면 얼마든지 호감을 회복할 수 있고 전도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 물론 그 길은 예수와 제자들이 보여준 것처럼 나를 비우는 삶이기에 고난의 길, 십자가의 길이다. 성령의 도우심으로만 가능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