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종이에 꾹꾹 눌러 써야 하는 이유

학교는 아직까지 회의자료가 소량인 경우 인쇄해서 보는 편이다. 회의에 참석하는 교수들의 메모하는 모습이 다양하다. 어떤 분은 회의자료에 뭔가를 끄적이는 것을 좋아한다. 오타가 발견되면 그냥 못 넘어간다. 오타까지 교정해서 자료 담당자에게 주나? 싶은데 회의 마치면 그냥 간다. 그런 분은 절대 그 회의자료 다시는 안본다. 그냥 기록에 의미를 두는 것이다. 어떤 분은 아무 것도 기록하지 않는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회의를 말로만 때운다. 이들은 과거 유사한 경험만이 자산이라 새로운 도전에는 회의적이다. 어떤 분은 노트북이나 패드를 가져오시는데 많은 경우 창을 여러 개 띄워 딴짓을 같이 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분은 자신의 노트를 가져와서 기록하는 사람들이 있다. 회의 내용에 따라 자신이 진행할 일들을 스케줄러에 적는다. 이런 분은 신뢰가 간다. 실행을 통해 일을 진행시키는 사람들이다. 이런 분들은 다음 회의에서는 뭔가 진행되어 다음 스텝 이야기를 한다. 


성공하여 부를 이룬 사람들이 다른 이들과 다른 점은 실행력이라고 한다. 같은 것을 읽고, 들었지만 누군가는 실행하고 누군가는 실행하지 않는다. 그 갈림길에 종이와 펜이 있다. 타이핑으로 톡톡 터치하여 스크린에 남긴 것은 화면을 끄면 사라진다. 하지만 종이에 힘주어 꾹꾹 눌러 쓴 글자들에는 내 뼈와 근육의 물리적인 힘이 남아 있다. 물체에 힘이 작용해 힘의 방향으로 움직이면 일이 된다. 상상속의 그 일에 물리적인 시간과 물리적인 공간을 배정하면 그것은 현실이 된다. 


퍼스트 클래스 승객들은 승무원에게 절대 펜을 빌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들은 항상 책(주로 역사책)과 자신만의 고급 필기도구를 준비해서 탑승한다고 한다. 자수성가한 한 사업가는 자신의 목표를 문장으로 만들어 매일 100번씩 노트에 썼다고 한다. 이것이 성공의 원인인지 성공한 결과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성공과 종이와 펜은 분명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은 틀림없다.



참고문헌

퍼스트 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 (미즈키 아키코, 중앙 books)

작가의 이전글 아이를 시민으로 대하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