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티가 나나요?
우리 솔이는 발달 지연 코드를 받고 8세 입학 직전까지 많은 치료를 다녔다. 그래서 많이 올라오긴 했지만 아직도 또래에 비해 생각도, 언어도, 미숙하다. 작년부터는 혹시 ADHD인가 의심을 하기도 하지만 아직 정확한 검사는 받아보지 않았다. 안일한 부모라서는 아니고, 아직 솔이를 좀 더 믿고 싶다. 나 역시 머리가 좀 늦게 트인 편이기도 하고, 아이에게 약을 먹이는 건 아주 최후에 생각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1학년 입학을 했다.
첫 3개월은 잘 다니는가 싶었는데, 6월부터 담임선생님 피드백이 많아졌다. 당시에는 금방 잡힐 거라고 생각했던 행동들, 화장실 문을 잠근다거나 불을 켰다 껐다 한다거나, 소화전 문을 연다거나. 선생님께서 내게 말씀하실 정도면 학교에서 어떻게 행동했을 게 눈에 그려저서 선생님 연락을 받은 이후에 집에서도 열심히 가르치고 훈육했다. 그런데도 솔이는 그 행동을 또 했나 보다.
어느 날, 담임 선생님께서는 솔이가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나는 애써 모르는 척, "무슨 검사요?"라고 물었다.
"요즘 아이들이 문제 행동을 하면 풀배터리 검사를 받기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 번 알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남편과 나는 그날 솔이를 많이 혼냈다. 정말 눈물이 쏙 빠지게 혼을 냈고, 그리고 나도 아이 앞에서 울고 말았다. 나는 정말 노력하는데, 너를 붙잡고, 어떻게든 평범해지겠다고 애를 쓰는데, 누구보다 노력하는 엄마인데, 결과가 이렇다고 생각하니 절망이 차올랐다.
그 하루 이틀의 사건들을 이곳이 모두 나열하고 인과관계를 적을 수는 없지만, 결론적으로 선생님께서는 검사를 권유하셨던 발언을 철회하셨다. (그렇다고 내가 선생님께 그럴 수 없다며 생떼를 쓴 것도 아니고, 아이가 갑자기 나아진 것도 아니고, 오해가 있던 부분을 풀었다 정도로 기술하고 싶다.) 그리고 나도 남편도 한시름 덜기는 했지만 걱정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드는 생각. 그저 평범해지기만 바랐는데, 교실에서의 내 아이는 조금 다른 것이 표가 나나보구나, 하는 허탈함.
그렇지만 나는 좌절하고 절망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그럴 시간에 하나라도 솔이에게 더 알려주고, 한 번이라도 더 경험시켜야만 한다. 두리뭉실하게 쓴 글인데도 이렇게 아픈데, 언젠가 이것도 웃으면서 이야기하게 되는 날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