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계속 움직이게 하는 진짜 이유
데이터 분석가가 되고자 하는 이유가 뭔가요?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깊게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에게 질문을 했을 때, 대답은 대략 아래와 같다.
요즘 데이터가 유망하다고 하던데요?
취업이 잘 된다고 들었어요
관련학과를 전공해서요
연봉이 높다고 해서요~
음 솔직하군. 합격!-엔딩이라면 좋겠지만, 면접관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단순히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본인만이 가진 근본적인 이유는 데이터 분석가 취업 여정에서 자신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모든 취업 준비생이 마찬가지겠지만, 짧지 않은 데이터 분석가 취업 준비 기간 중에 우리는 타협할만한 매력적인 제안을 생각보다 많이 마주하게 된다.
- 전 직장 선배 : 내가 이번에 이직한 회사에서 사람을 구하는데 전 직장하고 일은 비슷한데 처우는 훨씬 좋아
- 친척 : 그러지 말고 우리 회사에 와서 일 배워보는 건 어때~? 나도 가족이랑 하는 게 좋지.
- 무심코 썼던 A 기업 공채에 덜컥 합격. 직무 : 영업관리
기존의 직무와 비슷한 업무 + 좋은 조건으로 오퍼가 들어오기도 하고, 다른 직무로의 취업을 생각하기도 한다. 또, 적당히 분석가스러운 타이틀을 가졌지만 실제 R&R은 전혀 그렇지 않은 회사에 흐린 눈을 하고 들어가는 경우도 봤다.
물론 다른 선택지가 개개인에게 어쩌면 더 좋은 방향일 수 있음을 배제하진 않는다. 하지만, 데이터 분석가라는 직무를 선택함에 있어서 고민이 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굳은 결심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어떤 분석가로 성장하고 싶은지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 결심을 잘 지켜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번 글의 목적이다.
그런데, 진짜 이유를 어떻게 찾죠?
그렇다면 되묻고 싶다. 이유가 없는데 어떻게 하고 싶나요?
진짜 이유를 찾기 위해서는 먼저 해당 직무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게임에서 직업이나 캐릭터를 정할 때도 고민을 하며 알아보고 고르는데, 현실의 내가 전직하는 데는 당연히 더 많은 시간을 탐색에 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후 본인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야 하는 과정을 크게 3개의 스텝으로 나누어 보았다.
일단 이 직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위해서는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야 한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사항은 데이터 분석가라는 직업에 대한 R&R이 기업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슷한 이름도 왜 이렇게 많은지.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데이터 엔지니어, ML 엔지니어...
다행스러운 점은 이에 대해서 설명해 놓은 빛과 같은 자료들이 있다는 점이다. 아래 자료는 쏘카 변성윤 님이 작성하신 자료들로, 데이터 분야의 전체적인 직군과 세부적인 데이터 분석가 역할을 깃헙과 유튜브를 통해 설명해 놓으셨다. 나도 처음에 이 자료들을 보고 데이터 직군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참 감사하다.
중요한 점은 기업마다 정의하는 직무명과 업무 범위가 매우 다르기 때문에 각 직무별 역할에 대한 느낌을 캐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터 분야 직군 소개
데이터 분석가의 세부 직군 소개
https://zzsza.github.io/diary/2021/02/21/various-data-jobs/
데이터 분석 직군의 세분화 트렌드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mzOWMax9Sxc
앞서 데이터 분석가에 대한 직무에 대해 알아보며, 아마 자신이 흥미가 가는 부분이 언뜻언뜻 보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 관심의 대상이 어느 곳인지 찬찬히 되짚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여러 가지 기업의 채용공고에 있는 Data Analyst(or 다른 직무)의 Job Description을 읽어보며 흥미로운 부분을 하이라이트 해본다.
토스뱅크 채용공고
- 토스뱅크의 서비스/제품을 이용하는 모바일 유저들의 행태 Data를 정제/가공/적재하며, 대시보드와 리포트를 만들어요.
-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지표와 가설을 설정하고, 이를 검증할 수 있는 다양한 A/B 테스트를 설계해 진행해요.
- 실험을 통해 얻은 결과를 정리해 두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데이터 분석 기법(Cohort, Funnel 분석 등)을 활용해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서비스에 적용해요.
- 끊임없는 이터레이션을 통해 이슈를 해결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여 유저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해요.
번개장터 채용공고
- AISAS or AARRR 관점에서 전체 고객의 주요 퍼널을 정의하고 퍼널별 관리 지표 및 개선 과제를 발굴합니다.
-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LTV, Retention, GMV 등 전사 주요 지표 증대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합니다.
- 채널, 플랫폼에서 Growth를 위한 A/B 테스트를 진행하며 통계적으로 성과 분석을 진행합니다.
위와 같은 공고를 보면서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대충 느낌은 알겠는데...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요" 이해한다. A/B테스트, AARRR, LTV, Cohort, Funnel... 이게 다 뭘까? 자,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데이터 분석가를 비롯한 모든 IT 직군들은 구글링이 생활화되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모르면 열심히 찾아보도록 하자. 아마 찾아보면서 더 흥미가 가고 재미있는 것들을 많이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다 찾아봤으면, 대략적으로 내가 비즈니스 분석을 하고 싶은지, 프로덕트 중심의 분석가가 되고 싶은지, 머신러닝을 많이 다뤄보고 싶은지 대충 느낌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못 정하겠으면 공고를 더 많이 찾아봐도 되고, 두루뭉술하게 놔둬도 된다. 어차피 배우면서 바뀔 수도 있는 거니까. 중요한 점은 세부적인 역할에 대해서 이해를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내가 앞으로 할 일을 정할 수 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은 어떤 이유든지 데이터 분석과 관련된 관심이 생겼기에 이 글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글의 가장 상단에 기재했던 단순한 이유부터 어떤 이유에서든 데이터를 다뤄보며 흥미가 생긴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나만의 데이터 활용 경험을 정리하는 것이다.
학교 과제에서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 판매량까지 데이터를 단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이런 자신의 과거 경험에 앞서 step 1, 2에서 보았던 흥미로운 분야를 연결시켜 보자. 진짜 자기가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 하고 싶은 분야를 매칭하여 매끄러운 자신만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나의 경험을 살짝 기술해 보자면 나는 흔히 말하는 '현업'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전통적인 레거시가 있는 기업에서 실적과 관계된 모든 일을 하는 사람. 여기서 실적도 데이터고, 실적을 올리기 위한 방법도 데이터를 통해서 찾아야 한다. 나는 여기에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하고 가공하여 실적을 올리기 위해 고민했고, 실제로 성과도 내봤다. 놀랍게도 난 이게 데이터 분석이라고 여겨본 적이 없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기 전까지.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들도 어떠한 경험이라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내용이 그렇게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이건 계기일 뿐이고, 나를 더 매력적인 지원자로 만들어 줄 프로젝트, 이력을 앞으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그 방법에 대해서도 추후 연재될 글에서 설명하겠다.
이로써, 우리는 데이터분석가로서 나아갈 원동력을 찾았다. 이 글을 읽고 나서 아래와 같은 세 가지 물음에 대답을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 데이터와 관련해 어떤 경험이 있나요?
- 왜 데이터 분석가가 되고 싶나요?
- 어떤 데이터 분석가가 되고 싶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