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에는 여느 자매와 다를 것 없이 나와 동생도 역시 그렇게나 싸우며 자랐다. 머리채 잡고 누구 하나 피를 봐야 끝나는 싸움도 종종 있었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제일 큰 소리를 치며 다투는 일이 일상이었다. 성인이 된 이후, 철이 든 건지 우리 자매의 다툼은 눈에 띄게 줄었다.
동생과 함께 뉴스를 보다가, 문득 위험에 처했을 때 내가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사람은 우리 가족뿐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 앉은 이 동생에게 내 목숨 정도는 기꺼이 내줄 수 있겠다는, 내가 대신 희생할 수 있겠다는 그런 애틋한 생각이 들었다.
내 가장 친한 친구는 아무래도 동생이겠지 싶었다. 같이 서울로 상경해 살면서 서로에게 훨씬 의지하고 힘이 되었다. 그 누구보다 편한 사람이기도 하고 물보다 진한 피를 나눈 사람이기도 하다. 나만큼 동생의 건강과 행복을 바란다. 어쩌면 나보다 더 행복했으면 하는 조금 간지러운 마음도 있다. 이런 내 마음을 안다면 분명 오글거린다며 웃어넘길테지만, 언니의 마음은 그렇단다 동생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