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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정Jay Aug 31. 2020

코로나 블루, 영어 원서로 이겨내다

집콕할 때는 영어 원서를 읽자

코로나 블루.

‘코로나 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 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다시 창궐하는 코로나. 그에 따라 우리 삶엔 많은 변화가 생겼다. 느슨해졌던 생활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외출을 최대한 자제한다. 아이와 나는 급하게 필요한 생필품을 사거나 쓰레기 버리는 때가 아니면 집에서 꼼짝없이 지낸다. 지난봄에 한 차례 경험한 적이 있던지라 이번엔 어쩐지 집콕 생활이 금세 익숙해지는 듯하다. 


 물론 에너지가 넘치는 3살 아들과 집에만 있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끝없이 놀이를 요구하는 아이. 아이와 함께 놀다 보면 방전되는 느낌이다. 게다가 삼시 세끼를 집에서 해먹이려니 이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아이가 내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주말까지 이어지는 집안일과 육아는 끝도 없다. 더욱 무서운 건 이런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정말이지 자칫하면 코로나 블루가 오기 딱 좋은 상황이다. 

아이와 나란히 엎드려서 각자 책보기. 아이는 장난감 자동차도 챙겨온다.


 하지만 이렇게 심란할 때일수록 상황에 흔들리기보다는 나만의 방법으로 이 순간을 잘 견디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영어 원서 리딩을 통해서 코로나 블루를 예방하는 중이다. 주로 아이가 낮잠 자는 시간, 밤에 잠든 후 시간을 이용해서 원서를 읽는다. 모국어책을 읽을 때보다도 더 집중해서 읽어야 하므로 중간에 잡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영어 원서를 읽어 내려가다 보면 ‘와! 이렇게 말을 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이 드는 문장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럴 때마다 마치 보석을 찾은 기분이 든다. 얼른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어둔다. 그리고 이 문장들을 노트에 필사한다. 필사하면서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긴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문장을 음미한다. 오늘은 아니타 무르자니의 <What If This is Heaven?>을 펼쳤다. 내가 마음이 힘들 때마다 간간이 들여다보는 책이다. 책에선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Get in the habit of looking at your challenges as blessings. Instead of getting angry and frustrated when something isn’t going the way you would like, ask yourself, “If this were actually a gift from the universe, what would it be here to teach me?” You’ll be amazed how that shift in perspective can open you up to wisdom from within. 어려운 일을 축복으로 바라보는 습관을 들이자. 무슨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화를 내거나 좌절하기보다 이렇게 묻자. “이것이 정말 우주가 주는 선물이라면 우주는 나에게 무엇을 가르치려는 것일까?” 관점만 약간 바꿔도 묻혀 있던 큰 지혜를 발굴할 수 있다. 이 사실을 알면 당신도 놀라게 될 것이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니던 시절, 아이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었던 그 시절이 그리운 지금 딱 필요한 구절이다. 코로나가 다시 심각해지자 나는 특정 집단을 향해 “이건 모두 다 네 탓이요!”를 외치며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이런 부정적인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건 하나도 없다는 걸 금방 인정하고 말았다.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마스크 쓰지 않는 사람은 계속 안 쓰려 한다. 바이러스는 미친 듯이 번진다. 집콕 시대는 언제 끝날지를 모른다. 그러므로 이 위기가 주는 기회를 바로 알아차려야 한다. 


 만 세 살도 안 된 아이와 온종일 있다 보면 사람들과 ‘대화’가 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내 마음을 툭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 영어 원서는 내게 커다란 힘이 되어준다. 영어 원서를 읽는다고 하여 하루아침에 원어민처럼 영어를 구사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능숙한 번역가가 되는 것도 아니지만 적어도 혼자서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취미라는 사실이 나를 외롭지 않게 해준다. 나만의 방식대로 영어 독서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것은 물론, 조곤조곤 작가만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책 속의 이야기를 통해 진짜 ‘나’와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집콕이 답인 요즘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나만의 취미를 가지고 또 그 취미를 통해 내가 성장할 수 있게 한다면 이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집에만 갇혀 육아와 집안일로 우울하다 느끼지 않고, 오히려 선물이라 생각해야겠다. 


영어 원서 리딩 및 영어 원서 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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