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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광용 May 26. 2024

감정이 액션의 빈 곳을 메우다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를 보고

엊그제, 홀로 <퓨리오사>를 보았다. 특별한 영화 체험이었다. 서사, 연기, 액션, 모든 게 좋았다.


 <퓨리오사>는 시리즈의 지난 편에 등장했던 시타델의 여성 사령관 퓨리오사의 어린 시절부터 청년기까지 약 20년의 시간을 다루는 스핀오프 영화다. 퓨리오사라는 캐릭터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서 주인공 맥스를 능가하는 사랑을 받았다. 그 때문에 사를리즈 테론이 연기했던 퓨리오사를 누가 이어받든지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난 안야 테일러 조이가 연기한 젊은 퓨리오사에 흠뻑 빠져버렸다. 눈빛만으로 내면의 슬픔과 분노를 다 표현한다. 가냘픈 몸으로 강인함과 영민함까지 드러낸다. (퓨리오사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아역 배우의 연기와 매력도 대단하다)


 <분노의 도로>의 액션 시퀀스 수준을 기대한 관객에게 <퓨리오사>는 조금의 실망을 줄 순 있다. 그렇지만, <퓨리오사>는 다른 것으로 그 완벽에 가까운 액션 시퀀스의 감동을 대체한다. 바로 '감정'이다. 액션의 빈 곳을 감정이 대체한다는 말은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 모른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그게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


 풍요의 땅에서 황무지로 어린 시절 납치되어 고향과 가족을 잃어버리게 되는 슬픈 운명과 그 운명을 보여주는 서사는, 묵직한 감정을 만들어내고, 그건 영화를 보는 내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퓨리오사가 무엇을 하든, 마음이 덜그덕거린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퓨리오사가 훗날 도달하게 될 이야기인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다시 보고 싶어 진다. 넷플릭스, 티빙을 뒤졌지만 볼 수 없었다. 설마, 하는 심정으로 쿠팡플레이를 찾아봤는데, 웬걸, 거기서 볼 수 있었다. (요즘 쿠플 사랑합니다. <동조자>도 매주 기다립니다..)


 <분노의 도로>를 다시 보면, 그 영화의 카체이싱과 액션의 완성도가 얼마나 어마어마한지 새삼 깨닫게 되고, 감독이 캐릭터를 얼마나 잘 다루는지 알게 된다. <퓨리오사>의 카체이싱과 액션도 대단하지만, <분노의 도로>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조금 약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렇지만, <퓨리오사>를 보고 나면 액션 영화에서 좀처럼 느낄 수 없는 먹먹한 기분을 경험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번 영화도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 올해 본 영화 중 현재까지 최고는 <듄 2>였지만, <퓨리오사>의 매력과 강렬함은 그 영화에 필적한다. 둘 다 사막에서 고군분투하는 영화. 사막의 전성시대인가.


#매드맥스 #퓨리오사 #추천영화 #조지밀러감독

#여운이남는액션영화 #명작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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