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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우지너 Feb 22. 2018

#2 아주 간단한 중세 유럽이야기

고대 로마에서 수 갈래로 쪼개지는 중세 유럽사의 큰 흐름

 브라질의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 1800년대까지는 포르투갈과 유럽 역사를 함께 이해하면 좋아. 포르투갈은 브라질을 지배했던 나라니까 이해가 되겠지만 유럽까지라니 너무 많은 것 같지? 하지만 포르투갈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유럽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해. 포르투갈이란 나라도 유럽 역사 속에서 여러 지역들이 얽히고설킨 뒤에 생겼거든.

 우선 유럽사를 알려면 고대 로마부터 시작해야 해. 기원전 700년대 로마의 역사는 그리스에서 지중해를 건너 테베라 강에 도착한 한 집단에서부터 시작해. 그 집단이 테베라 강에 버린 두 아이(로물루스와 레무스)가 늑대의 젖을 먹고 자라게 됐어. 주변 양치기들은 비범했던 둘을 따르기 시작했어. 둘은 따르는 이들을 모아서 두 언덕을 나눠갖고 로마라는 왕국을 세워. 각자의 세력이 점차 커지면서 서로 영토를 침범하게 됐고 결국 둘은 크게 싸웠어. 여기서 이긴 로물루스가 로마의 초대 왕이 됐다고 해.

(그림 1 : 늑대 엄마의 젖으로 비범하게 자란 로물루스와 레무스)


 기원전 509년경 로마 시민들은 왕의 절대 권력에 반대하며 군인과 귀족에 의한 공화정 시대를 열게 돼. 그렇게 로마 왕국은 계속 체계를 갖춰가면서 강해져. 그러다 기원전 146년경 지중해를 둘러싼 카르타고 (아프리카 튀니지 해안에 페니키아인들에 의해 세워졌으며 한니발 장군으로 유명한 나라)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지중해 전체 지역으로 세력을 확장하게 되었어.


 서양에서는 예수가 태어난 해를 기원으로 하고 그 이전을 기원전(BC), 이후를 기원후(AD)로 보고 있어. 이 글에서는 편하게 기원후부터는 연도로만 적을게. 33년경 예수가 죽고 제자들에 의해 기독교가 널리 전파되기 시작해. 그러다 392년 로마 제국의 국교로 지정되고 왕은 로마의 주교(교회를 관할하는 성직자)를 교황으로 대우하면서 지중해 전역으로 퍼지지. 서방 세계는 이러한 로마 제국의 기독교, 언어, 정치, 경제, 문학을 근간으로 발전하게 돼.


(그림 2 : 유럽 전역에서 짱먹은 로마 제국을 볼 수 있어)


 한편 기원전부터 북유럽 발트해 지역에는 게르만족이 살고 있었어. 이들은 인구가 늘면서 토지가 부족해지자 점차 따뜻한 남쪽으로 내려오게 돼. 300년대 초기까지는 로마제국의 북쪽 국경 지역에서 평화롭게 살았어.


 하지만 375년경 훈 족(중앙아시아 초원지대에 살던 유목민족으로 중국에서는 흉노족으로 불림)이 게르만족들이 살던 지역을 침입해. 이전부터 압박을 느끼던 게르만족은 로마 제국으로 밀려 넘어와서 로마의 서쪽 지역에 프랑크 왕국, 부르군드 왕국, 서고트 왕국 등 수많은 왕국을 세우게 돼. 476년경 로마의 서쪽 지역은 멸망하고, 게르만족이 세운 많은 왕국들도 얼마 안 되어 함께 망해. 이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기독교를 믿는 프랑크 왕국만 살아남아.

 330년경 로마의 콘스탄틴 황제는 게르만족의 침입이 심상치 않자 수도를 동쪽에 있는 비잔티움(지금의 터키 이스탄불)을 옮겼어. 이곳은 동 로마 또는 비잔틴 제국으로 불리며 나중에 1453년 오스만 트루크족에게 멸망할 때까지 동유럽을 지배하게 돼.

 서로마 지역은 콘스탄틴 왕이 떠났어도 교황은 여전히 그곳에 존재했어. 기독교를 믿는 프랑크 왕국의 왕들은 교황의 인정이 중요했기 때문에 그를 보호했거든. 그러다 610년경 예루살렘에서 이슬람 세력이 탄생해. 비잔티움에 수도를 두고 있던 동 로마(비잔틴) 제국은 이슬람 세력들로부터 계속 침입에 시달리지. 이때 레오 3세가 동 로마 제국의 왕이었어. 그는 이슬람 세력의 침입이 서쪽 로마의 교황이 허용해오던 성상 숭배로 인해 신이 분노한 결과로 생각했어. 그래서 726년 이후로 동 로마 제국의 모든 건축물과 기념물에서 성상을 파괴하고 십자가로 대체하며 기존 서로마 교황과 선을 긋게 돼. 그리고 황제가 교황까지 겸할 수 있게 하면서 자기 지역에 있는 교회를 직접 지배해.

 800년경 서로마 교황도 이에 대응해서 예전 서쪽 로마 지역에서 자기를 보호해주던 프랑크 왕국의 카를로스 대제에게 서로마 황제의 지위를 부여해 줘. 이로 인해 기독교는 서로마(가톨릭)와 동 로마(그리스 정교)로 나뉘어 병존하기 시작해. 프랑크 왕국의 카를로스 대제가 죽고 난 뒤 그의 아들들은 동프랑크 왕국(신성로마제국이 되었다가 현재는 독일, 오스트리아가 됨), 중 프랑크 왕국(현재 이탈리아), 서프랑크 왕국(현재 프랑스)으로 나눠 가져.

 서로마 지역 외에도 게르만족은 기존 로마 제국이 차지하던 오늘의 영국 지역에 앵글로 색슨 7왕국을 건설했어. 1066년 경, 오늘날 덴마크 지방에서 온 북 게르만(노르만인으로 바이킹이라고도 불림)의 기욤 (윌리엄 1세)이 영국에 노르만 왕조를 세우게 되지.


(그림 3 : 게르만족의 침입으로 서쪽 로마제국이 망하고 프랑크 왕국이 생겨나)


 900년대에 중앙아시아에는 오구르 투르크라는 유목 민족이 살고 있었어. 오구르 투르크 족은 어떻게 등장했는지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킵차크 족에게 밀려서 동유럽으로 넘어오게 돼. 이때 오구르 투르크 족을 이끌고 온 사람이 셀주크야. 셀주크는 이슬람 영토에 정착하게 되면서 이슬람 교로 개종하였고 셀주크튀르크 왕국을 세웠어. 1055년, 셀주크튀르크 왕국은 바그다드까지 세력을 키우면서 이슬람 제국의 실질적 지배자로 떠오르게 돼.


 당시 예루살렘은 기독교로서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곳이고 이슬람교로서는 무함마드가 계시를 받은 곳으로 모두에게 성지였어. 이곳을 이슬람을 믿는 셀주크튀르크 왕국이 1077년 점령하게 돼. 이전까지는 기독교 인이건 이슬람 인이건 서로의 예루살렘 순례를 허용했었는데 셀주크튀르크 왕국은 유럽의 기독교인들이 예루살렘에 못 오도록 했어. 이들은 동 로마(비잔틴) 제국의 수도인 비잔티움까지 호시탐탐 노렸어.

 셀주크튀르크 왕국이 거침없이 세력을 확장해 나가자 동 로마 황제는 서로마 교황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돼. 서로마 교황은 이번 기회에 도와주면서 예전에 갈라졌던 동 로마 황제(그리스 정교의 교황도 겸함)를 가톨릭 밑으로 통일시켜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주변 기독교 왕국의 왕들을 모아서 예루살렘을 찾기 위한 전쟁을 시작해.

 1096년부터 시작된 이 전쟁을 십자군 전쟁이라고 불러. 1099년, 1차 십자군은 3년 만에 예루살렘을 되찾아. 이슬람교도들이 다시 예루살렘을 되찾기 위해 공격해오는 것을 막기 위해 1147년에는 2차 십자군을 보내. 그런데 1171년 이슬람 지역에 살라딘(이집트 파티아 왕조를 무너뜨린 뒤 새로운 이집트의 왕이 되어 팔레스타인과 시리아까지 점령하며 이슬람 세계를 통일함)이라는 왕이 등장해. 살라딘 왕은 지하드(이슬람교의 성스러운 전쟁)를 선언하고 1187년 예루살렘을 다시 되찾아 와.

 1189년 영국, 프랑스, 신성로마제국은 다시 예루살렘을 되찾기 위해 3차 십자군을 조직했어. 그런데 여러 악재가 생기면서 막상 원정을 떠날 땐 영국만 가게 되지. 십자군 규모가 너무 작아진 영국은 살라딘한테 유럽인들도 예루살렘으로 성지 순례를 할 수 있게 해주면 공격하지 않겠다고 협상을 제안해. 잦은 전쟁에 지친 살라딘도 받아들이면서 3차 십자군 전쟁은 끝나게 돼.

 이후에도 1270년까지 다섯 차례 더 십자군이 파견되었어. 그런데 예루살렘을 되찾겠다는 본래 목적이 생뚱맞게 동 로마(비잔틴) 제국의 수도인 비잔티움을 공격하고 약탈하는 식으로 변질됐어. 결국 여덟 차례에 걸친 십자군 원정은 실패하면서 그동안 많은 돈과 병력을 지원했던 교황과 지방 영주들의 힘이 급속히 약해져. 이로 인해 유럽의 많은 왕국에서 왕과 상인 계층이 급속히 성장하는 계기로 이어지지.


(그림 4 : 셀주크튀르크 족한테 겁먹은 비잔티움 제국이 로마 교황한테 부탁해서 십자군 전쟁이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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