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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dy An Sep 07. 2024

수퍼센스 수퍼 워크숍 in 양평 1

Design Your Career Universe

안녕하세요, Supersense 컨설턴트 Wendy입니다. 꺾이지 않을 것만 같던 무더위의 기세가 거짓말처럼 사그라들더니 가을의 조짐이 피어오르는 요즈음, 건강히 지내시나요? 저는 오늘로부터 딱 2주 전 1박 2일 워크숍에 다녀왔습니다. 여러 형태의 워크숍 론칭을 꿈꾸며 기획하고 있던 중에 예행연습 삼아 떠났지요. 전 직장 후배 두 분이 기꺼이 합류해 주어 즐겁게 다녀왔습니다. 오늘과 내일, 2편의 이야기로 워크숍 스토리를 꺼내 보려고 합니다. 


시작은 지난 6월경이었어요. 더위가 후끈 달아오르던 때였죠. 오랜만의 조우이기도 했고, 후배들이 수퍼센스의 1주년을 깜짝 축하해 주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맛있는 음식과 와인을 곁들이며 여느 때처럼 신나게 대화를 이어갔지요. 수퍼센스의 1주년 이후 계획을 묻는 후배들에게 쭈뼛 거리며 워크숍을 이러저러한 모양으로 기획해 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건넸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무슨 용기인지) 그들에게 덜컥 1박 2일 워크숍을 제안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용기도 용기지만 후배 두 분을 향한 신뢰에서 비롯된 어쩌면 당연한, 차라리 운명적인 제안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참여 의사를 밝혀준 덕분에 각자의 삶에 충실하다가 8월이 끝나갈 무렵 워크숍으로 다시 뭉쳤습니다.


3-4시간짜리 워크숍도 아직 론칭 안 해놓고 무슨 1박 2일 워크숍이 나고요? (아무도 안물안궁인데 혼자 자문자답합니다 헿) 기존 시장에 있는 무수히 많고 훌륭한 워크숍과 경쟁할 수도 없고, 하고 싶지 않아서요. 그래서 머리도 요리조리, 마음도 이래저래 돌리고 굴려가며 그림을 그리다가 일단 해보자 싶었죠. 네, 맞아요(또, 혼자 자문자답 ㅎㅎ). 색다름의 미학이 깃든, 조금은 다른 여러 형태의 워크숍을 꼭 론칭할 거예요. 그게 언제일지 지금 외칠 순 없지만 연내에 반드시 하려고 합니다. 사족이 너무 길었습니다. 무튼, ‘커리어’라는 큰 주제 안에서 ‘어떤 문제 해결을 어떤 방식으로 도울 수 있을까’라는 핵심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레퍼런스도 참고하고, 여러 질문에 응답해 보는 과정에서 수퍼센스만의 색깔을 어떻게 입힐 수 있을지도 고민했습니다. 고민만 하다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일단 실행에 옮겨보자 싶었죠.

디자인한 워크숍의 흐름과 일정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박 2일 일정으로, 금요일 오전 10시 30분에 만나 토요일 오후 4-5시경 헤어지는 계획이었습니다. 주요한 이벤트는 워크숍의 포문을 여는 의식의 일종으로 드라이브를 약간 즐긴 뒤 남양주 카페 라뷰로 향해 함께 커피 타임을 가졌습니다. 각자 가져온 설렘과 기대를 공유하기도 하고, 근황을 나누기도 했죠. 워밍업의 일환으로 매우 좋았습니다. 그런 다음 다시 양평을 향해 길을 떠나 조금 느지막이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을 경험해야겠다는 계획으로 옥천 전통 냉면으로 향했죠. 낯설지만 꽤 매력적인 옥천 냉면과 독특한 수육 무침까지, 결과는 대만족이었습니다. 

배를 채우고 나니 마음도 넉넉해진 참에 함께 저녁 식사를 만들어 먹기 위해 장을 보러 갔습니다. 전날 서울에서 미리 장을 봐둔 덕분에 스테이크용 고기와 생수, 토마토와 복숭아, 얼음 등을 사고 드디어 예약해 둔 숙소로 향했습니다. 모두가 숙소를 향한 기대가 컸던 터라 설렘 반 염려 반이었는데요. 숙소로 향하는 길과 마을의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설렘 쪽으로 더 기울었습니다. 부근에 도착해 안내받은 대로 숲의 오솔길 같은 길을 올라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이때엔 모두에게 약간의 탄성이 터져 나왔죠. 사진과 같아서 다행이다 정도의 탄성 말입니다.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모두에게서 큰 소리의 감탄사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 순간 직감했습니다. ‘우리들만의 워크숍은 무사히, 아니 성공적으로 끝나겠구나’ 라고요.


각자의 방에 짐을 풀고 본 프로그램에 들어가기 위해 거실에 모였습니다. TV에 맥북을 연결하고 결연한 마음으로 테이블에 둘러앉았지요. 사실, 에피타이저로 사 온 프로세코를 이때 따버렸어요. 숙소도 마음에 들고, 함께 떠나왔다는 사실도 즐겁고, 주변 자연도 아름다우니 기념을 하고 싶었던 거죠. 가볍게 음주를 곁들이는 오후의 워크숍을 시작했습니다. 나쁘지 않던 걸요? 워크숍 기분을 한껏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워크숍의 주제는 ‘Design Your Career Universe’로 정했습니다. 커리어 유니버스를 디자인해 보는 작업을 함께 해볼 수 있을지 궁금했지요. 각자의 커리어 유니버스가 갖고 있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어떤 경력과 경험이 쌓였는지 핵심을 먼저 보자는 심산이었죠. 이어서 시선을 조금 멀리 던져 향후 어떤 경력과 경험이 필요할지, 내 경력/경험의 무엇과 무엇을 어떻게 연결할지, 그리고 무엇을 개발해야 할지 다루고 싶었습니다. 일반적인 사회적 통념인 일관성, 잦은 이직의 지양, 전문성의 깊이, 멋진 타이틀 등에서 벗어난 관점으로 각자의 커리어를 바라보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워크숍의 꽃은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나를 발견하는 것’이라 생각했죠. 타인의 이야기에는 무궁무진한 통찰이 숨겨져 있으니까요. 그리고, 직접 손으로 끄적이며 사고의 크기나 깊이가 커지길 바랐기에 아날로그 개인 활동을 포함했습니다.

Supersense의 유일무이한(ㅎㅎ) 컨설턴트인 제가 약 15분 남짓 키노트 스피킹을 동명의 주제로 진행했습니다. 그런 다음 질의응답 시간을 약간 갖고 개인 활동으로 들어갔습니다. 워크숍 내내 음악을 담당해 준 후배 SM 덕분에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었습니다. 제 소견으로는 개인 활동을 아날로그로 해본 다음 함께 이야기하고 아이디어와 통찰을 나눴던 대화의 시간이 워크숍의 화룡점정이었습니다. 그때의 분위기와 공기는 몰입과 깊이의 향기로 채워졌습니다. 옆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얻는 지혜나 깨달음이 있음을, 공감에서 비롯되는 영감이 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 회사 지붕에 함께 다니던 사이지만 같은 직무를 했던 건 아니었던지라 서로를 향한 새로움과 발견이 흥미로웠죠. 시간이 3시간이나 흘렀는 줄도 모르고 집중했고 몰입했습니다. 성심껏 대화하고, 열심히 메모하는 후배들을 바라보며 뿌듯하고 행복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야겠다는 다짐을 연거푸 했지요. 프로그램을 마무리 짓고 편안한 옷으로 환복을 한 후 다시 모였습니다. 노을 지는 창 밖 풍경을 벗 삼아 함께 요리를 하기 위해서였죠.


워크숍을 기획하는 내내 함께 요리하는 행위는 분명 특별할 거라 확신했습니다. 물론 메뉴도 미리 정해야 하고 누군가는 리더 역할을 해야 더 매끄럽긴 하겠지만 좀 덜 매끄러워도 재밌기는 마찬가지 아닐까 싶었죠. 우리들만의 워크숍 저녁 메뉴는 간단했지만 훌륭했습니다. 다음과 같았는데요.


엔다이브 샐러드 (프로세코와 함께)
스테이크, 매시드 포테이토 (레드와인과 함께)
복숭아, 콩테 치즈 (쥐라 와인과 함께)

함께 요리해야 하기에 주방이 확 트여 있는 공간을 찾는 게 방 3개와 동일하게 우선순위였습니다. 무려 세컨드 주방까지 있는 공간이어서 요리는 더 수월했고 더 즐거웠습니다. 두 분의 후배들이 척하면 척, 아 하면 어 하는 수준의 호흡을 보여주어 즐거움은 배가 되었습니다. 그새 음악 담당 SM은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리는 재즈 연주곡으로 bgm을 선곡했고, 우리들의 분위기도 달아올랐습니다. 프로그램을 마친 직후여서인지, 공기 좋은 곳에서 요리할 맛 나는 공간에 있어서인지 아무튼 모두 도파민 과다 분비 상태였습니다. 도파민은 노동에 써야 제맛이죠. 


누군가는 감자를 씻고 삶고, 누군가는 샐러드를 위해 열심히 칼 질 하고, 누군가는 스테이크를 굽다 보니 한상이 차려졌습니다. ‘밥상 공동체’라는 말이 있지요. 함께 요리하고, 함께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는 것엔 엄청난 힘이 있음을 느꼈습니다. 직접 차린 밥이 맛이 없을 수가 없죠. 찬찬히 와인과 함께 디저트까지 충만히 즐겼습니다. 그런데 맛있는 건 음식과 와인뿐이 아니었어요. 바로 ’ 밤의 대화‘가 제일 맛있었습니다. 일과 삶의 여러 이야기가 오가며 밤이 무르익도록 이야기도 영글어 갔습니다. 새벽 2시에서야 테이블을 치우고 잠자리에 들 수 있었지요. 역시 공기 좋은 곳에서 마시는 술은 취하는 줄 모르겠더군요. 물론, 숙취해소제를 먹었지만요. 


설거지는 다음날 하는 게 또 제맛 아니겠어요? 다음날 아침 (왜인지 여전히) 남아도는 에너지로 착착 해냈습니다. 아침에 모인 우리는 커피와 빵과 토마토로 다시 밥상공동체가 되었습니다. 집에서 싸들고 온 맛있는 올리브오일의 활약이 대단했지요. 빵과 토마토에 마법을 부려주더군요. 간단한 상차림이 왜 감동적인지에 대해 논했지만 결코 답을 알 순 없었습니다. 아마도 모든 게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요?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단독으로 차지한 뒷 정원을 함께 거닐며 워크숍의 둘째 날을 활짝 열었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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