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유연 May 28. 2023

어느 밤 갑자기, 땔감클럽

이렇게 쓰려고 지은 이름이 아닌데…?


내가 함께 기록하는 모임을 만든다면?

- 이름은 ‘땔감클럽’으로 지을거야. 땔감을 모아서 ‘모닥불’에서 만나는 거야! 소재를 한가득 모아서 모닥불 앞에서 도란도란 나누는 거지.


- 우리 기록하는 거 같이 해볼래?

- 그럴까?


S와 M. 결성과 해체가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하하 하지만 이게 우리의 장점이지!(만 단점이기도)


- (잠시 문제가 생겼다) 10분만 있다가 다시 통화할 수 있어?

- 그럼 내가 밤에 다시 걸게.


그리고 밤 10시,

- 생각해봤는데.. 넌 이미 잘하고 있는 것 같지만, 인스타 스토리에 기록하는 거 어때? 나한테 게시물은 뭔가 본격적인 느낌이라.

- 음 너무 부담되지 않으면서 본격적인 느낌도 있으면 좋겠는데. 스토리는 매일, 게시물은 일주일에 하나?


- 게시물 분량은 200단어로 할까?

(이 사람 이번엔 뭔가 다르다.)

- 괜찮겠어? 내가 샘플 보여줄게. 이 정도 분량이야.

- 오.. 150할까?

- 200가자! 이 정돈 돼야지.

- 오케

- 대신 매일 조각 이어붙이기 없음. 소재로 활용하는 건 가능. 긴 호흡으로 한 번은 써야 함.


- 사실 예전부터 생각해본 이름 있어. 부끄러운데..(한참을 뜸 들이다가) 땔감..클럽!!

- 땔감클럽? 입에 안 붙는데. 땔감, 모닥불은 좋다! 땔감모음, 땔감산, 땔감동산…뭐 이런 건?

- 흠..별로. 왜 줄여서 땔클 귀엽잖아…니야?

- 그래 땔클! 줄인 건 괜찮네.


오랫동안 창고에 있던 이름을 꺼내는 시점을 앞당겼다.우선 규칙은 두 가지로 간단히 정리했다.


- 1) 매일 작은 조각을 모을 것

- 2) 주1회 긴 호흡으로 기록할 것 (분량은 200단어 이상)


*현재는 글에 한정했지만 계획하고 있는 영상 기록으로 확장해도 좋겠다.


주변 사람들에게 늘 영업하는 것이 기록이다. 현재를 사는 엄마도 3년째 (이제는 나보다 열심히) 블로그를 하고 기자단으로 활동하며, 도리어 기록을 통해 일어난 변화를 내게 일깨워준다. 며칠 전 친구를 상담해주면서 네 생각과 감정의 흐름을 쓰면서 따라가보면 어떠냐고 권했다. 이런 조언이 처음은 아니다.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당했던 S는 공개된 글에서 자신을 꺼내는 게 예전보다 편해졌고 남들 시선이 덜 신경쓰인다고 했다.


우리의 서사를 능동적으로 써보자!

누군가의 완성된 이야기에 끄덕이며 공감하는 건 안전하나 때로 공허하다. 내 손으로 점을 찍고 이어 나가는 건 불안하나 쌓이면서 결속력이 생긴다. 수많은 컨텐츠가 시리즈, 세계관의 방향으로 가는 건 감상과 향유에서도 끈끈함을 선호하기 때문이 아닐까.

가보자고!

우선 [기록을 탐구하는 기록] 을 써볼 생각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는 어떤 길을 걸어왔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