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온 편지
‘정말 기적이야…이래서 우리가 친구지..그럴 수 밖에 없어!’
밥을 먹다 가방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내보인다.사진 묶음과 편지였다.
지난주 혼자 다녀온 제주 여행 사진을 인화하고, 단편 에세이 분량의 편지를 써왔더라. 사진만 먼저 봐야지, 편지는 집에 가서 읽을게. 그리곤 최근 각자 다녀온 혼자 여행 이야기를 신나게 떠들었다.
응, 집에서 읽기를 잘했다. 엉엉 울면서 대체 우린 어떤 길을 걸어왔을까 한참을 생각했다. 각자의 삶에서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깊게 느끼고, 서로를 애틋하게 생각하면서도 평소에 이런 것들을 꺼내놓진 않는 것 같다. 비교적 조잘거리는 나와 달리, 유진이는 말을 아끼는 사람이기도 해서 글에 마음을 눌러담았을 때 남기는 여운이 크다.
과묵했던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냈을 때 댕-하고 묵직한 울림을 받으며 어쩔 줄을 모르겠다.
“이걸 왜 너만 알아? 나도 좀 같이 알자!”
시작은 매우 달랐지만, 어느새 14년째 따로 또 같이 걷고 있는 우리는 각자의 길 위에서 얼마나 많은 어려움과 외로움을 느끼고, 또다시 만나 위로와 안도감을 줄까.
우리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편지를 주고 받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