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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주 Jul 03. 2024

자꾸 서운한 감정이 밀려드는 선생님께


眞華 선생님을 주인공으로 동화 한편이 떠오르네요. 자식들 주려고 부엌에서 멸치고추장볶음, 진미채볶음을 맛있게 하고 기다리는데 시간이 되어도 오지 않자 반찬을 들고 아이들을 찾아나서는거예요. 처음에는 걷다가 비둘기에게도 말을  시키고 강아지, 고양이와도 말을 걸며 길을 걷는데 버스가 오자 타는거예요. 강의 북쪽으로 가는 버스라기에 탔지만 사실은 딸이 사는 동네라고 믿고 싶었지요. 이윽고 어둠이 내리고 버스 종점에 내린 선생님은 낯선 마을 앞 의자에 앉아서 집에 갈 버스를 또 기다리지요. 산사에서 종소가 내려오는데  '울지마라, 울지마라' 하는거예요. 선생님은 잠시 졸다 일어난 것 같은데 집안 거실 안이고 이윽고 기지개를 켜는거예요. 하루종일 걸었더니 피곤하다는듯 폭신한 침대에 눕는거예요. 그러면서 반찬은 뭐 다음에 주면  되지하고 혼잣말을 하며 잠이듭니다.

선생님 침대 창가에는 달이 뜨고 나뭇가지 위에 부엉이가 있고  밤에 피는 꽃들이 창가에 가득피어 있는거예요. 그리고 시계가 똑딱입니다. 이제 외롭지 않아. 이제 외롭지 않아.

선생님은 꽃과 나무와 동물들과 익숙한 사물들에 둘러쌓여서 행복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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