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들면 어깨로 숨을 쉽니다.
엄마의 목욕을 씻겨드리고 온몸에 바디로션을 발라드리고, 하루 종일 누워있어서 빨개진 팔꿈치에는 연고를, 기저귀로 늘 습한 엉덩이에는 피부 연고를 발라드린 후 마지막 작업은 꽁지뼈에 욕창 방지용 메디폼을 갈아드리는데 역시 얇은 피부가 금방이라도 상처가 날 듯 빨개서 연고를 발라드리고 메디폼을 교체해드렸지요.
남동생은 매일 한번씩 인지자극을 위해 돌아가신 할머니 사진을 보여드리는데 대부분 '우리 엄마'라는 말을 하십니다. 그런데 오늘은 좀더 길게 말씀하셨어요.
"은주가 제일 좋아하는 할머니."
저와 남동생은 매우 기뻤고 땀을 흠뻑 흘린 후 참외를 달게 먹었어요. 참외는 누가 깎았느냐구요?
욕실 청소를 하고 나오자 남동생이 한입에 들어가게 한접시 준비해 놓고 먹으라는군요. 힘들었지만 가족이 나누어지는 짐이 어쩌면 사람답게 사는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