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Mobility Road
이동을 위한 수단에서 서비스(MaaS)로의 진화
“(자동차 덕분에) 몇 마일을 걸으며 아이들이 에너지 낭비를 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일하는 공장 바로 옆에 살지 않아도 출퇴근이 자유로워졌습니다. 자동차와 미국의 도로는 우리 모두에게 더 나은 내일을 향한 ’자유‘를 선사해주었습니다.” <The American Road>중
1953년 미국의 포드사는 도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The American Road>를 만들어 미국 정부의 도로 건설 지원을 촉구하였습니다. 달리기 위한 길을 이야기하는 당대 자동차의 목적은 사람의 이동 자체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터넷의 등장과 4차 산업혁명의 촉발은 자동차는 단순한 ’탈 것‘이라는 인식에 수많은 진화를 가져왔습니다. 내연기관에서 수소와 전기 등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작동하는 자동차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 부상하고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변화한 자동차는 스마트한 삶을 위한 플랫폼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제품이 아닌 서비스로서의 자동차(CaaS, Car as a Service), 나아가 이동과 연계된 모든 산업을 아우르는 모빌리티까지 서비스의 개념(MaaS, Mobility as a Service)으로 접근시키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삶의 방식으로서의 모빌리티
혁신적인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사람들은 자동차를 이동의 수단이 아닌 이동의 공간이자 시간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나의 사회적 지위를 대변하는 소유의 ’대상‘으로 간주되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자동차를 어떻게 소비하고 이용하는지 ’방식‘이 중요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유행은 자동차에 ’안전‘이라는 성격을 추가하였습니다. 낯선 이와 밀폐된 공간에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즐겼던 각종 행사가 야외로 나왔습니다. 넓은 공터에서 정차된 차 안에서 즐기는 콘서트와 모임이 활발해지고 안전한 거리 확보를 위해 적용한 드라이브 스루는 방역에 있어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서비스로서의 모빌리티는 이제 나의 라이프스타일과 연계된 편의를 제공함과 동시에 나의 안전, 서로의 안전을 도모하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모빌리티적 삶에 의한, 삶을 위한 도시의 조건
도로 건설의 확장을 주장했던 50년대의 포드사를 현재의 시점으로 가져와 보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까요. 자동차 제조가 아닌 모빌리티 솔루션을 지향하는 HMG의 비전에 맞추어 솔루션 적용을 위한 다양한 인프라에 대한 고민이 함께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제 도시는 걸어 다니는 사람만이 행위자(agent)가 아니라 전동킥보드, 자전거 등 퍼스널 모빌리티, 공유 차량, 도심항공운송수단 등 다양한 이동의 단위를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인도와 차도의 이분법적 구분은 변화하는 모빌리티 양상에 비해 너무나 과거에 머물러있습니다. 모빌리티 산업의 발전과 함께 퍼스트/라스트 마일을 책임지는 퍼스널 모빌리티 주차장과 공유 차량이 도로 교통을 혼잡을 야기하지 않기 위한 정차 방식, 땅이 아닌 하늘길을 이동하는 항공운송수단의 이착륙 공간이 함께 구성되어야 합니다. 드라이브인과 드라이브 스루 등 자동차와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시설이 증가하여 자동차가 이동의 수단을 넘어 스마트폰과는 다른 규모의 스마트 디바이스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The Korean Mobility Road
그렇다면 2020년 모빌리티 솔루션의 혁신과 동시에 모빌리티를 생활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떤 영화를 제안해야 할까요. 어디에서든 접근가능한 모빌리티 서비스에는 공항, 환승센터, 정류장 등 기존 인프라에 대한 변화가 요구됩니다. 충전시설 때문에 망설이는 전기차 주행, 주차할 수 없는 도심항공운송수단, 사람과 퍼스널 모빌리티로 혼잡한 인도 위 모습을 상상하며 인프라 확충을 공론화하기 위한 방안이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서비스 이용의 수준과 무관하게 삶 그 자체로서의 모빌리티 라이프스타일을 가능케 하는 도시, 2020 <The Korean Mobility Road>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