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초, 그러니까 9월 2일부터 8일에 해당하는 주간에는 시사와 연예면에 바람 잘 날이 없었습니다. 정계는 '조국 사태'로, 연예계는 '구혜선 사태'로 하루가 멀다 하고 관련 보도가 쏟아져 나왔죠.
반려동물 관련 커뮤니티 역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 같은 주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던 게시물은 이 두 가지 이슈 중 하나와 관련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가장 많은 주목을 부른 게시물은 정치인이나 연예인의 가정사가 아니라 어떤 집사님의 가정사였습니다.
한 커뮤니티에 "자신이 기르는 집 고양이가 역변 해버렸다"는 내용과 함께 캣초딩 때와 성묘가 된 후 고양이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사진 속 이 고양이가 너무나 아련한 눈빛을 가진 바람에 3만 회 가까운 조회를 기록하며 화제가 된 것이죠.
예리한 네티즌들은 댓글로 어릴 때와 눈 색깔이 달라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데요. 잘 보시면 정말 그렇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늬를 봤을 땐 분명 같은 고양이인 것 같은데, 캣초딩때와 성묘의 눈 색깔이 달라질 수도 있는 걸까요?
답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습니다. 어린 고양이들을 많이 지켜본 집사님들은 알고 계신 사실이기도 하지만, 고양이의 눈 색깔은 성장과 함께 변화하게 됩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푸른빛을 띄다가, 시간이 지나 눈(홍채) 속의 멜라닌 세포에서 멜라닌이 생산되며 점차 자신의 눈빛(!)을 찾아가게 되는 것이죠.
이때 멜라닌이 얼마나 생성되느냐에 따라 고양이 눈 색깔도 결정됩니다.
성묘가 되어서도 어린 고양이처럼 파란 눈을 가지고 있거나 양쪽 눈 색깔이 다른 오드아이의 경우 양쪽, 혹은 한 쪽에 일종의 백색증(알비노)이 발현한 결과로 해석됩니다.
이러한 홍채색 변화는 4~6주 령부터 시작되어, 완전한 눈 색을 찾는 데는 4 개월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진 속 미묘는 아직 1년 령이 안 된 어린 고양이라는 점을 추측할 수 있겠죠.
아련한 눈빛의 고양이 사진 한 장이 모든 이슈를 흡수해버린 한 주였습니다. 적어도 반려동물 커뮤니티에서는 말이죠. 집사님들이란...
※ 본 콘텐츠는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가 노트펫에 기고한 칼럼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에디터 김승연 <ksy616@inb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