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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테드 Dec 16. 2019

언더독스 답게 하루 만에 독립 출판하기 (1)

"개복치지만 창업은 하고싶어" 쓰는 법


"개복치지만 창업은 하고싶어"는 언더독스 구성원들이 여러가지 인사이트를 담아낸 독립출판물입니다. 사실 ISBN 넘버도 박혀있고 판매도 하고있습니다. 제대로된 책입니다. 이 브런치 시리즈는 그 책을 써낸 언더독스 구성원들의 희로애락이 담겨져있습니다.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서와...하루만에하는 독립출판은 처음이지?


아침 8시 : “네? 하루 만에 책을 쓰라고요...?”

네 그렇습니다. 하루 만예요. 하루라고 해도 자는 시간 빼고, 차로 오가는 시간 빼면 실제로는 12시간 남짓합니다. 물론 혼자 다 하라는 건 아닙니다. 두 명도 아닙니다. 3명이서 이런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사실은 딱 하루만 쓴 건 아닙니다. 하루살이가 이틀 열 일곱시간을 꼬박 사는데도 ‘하루살이’인 것처럼, 저희도 시간을 좀 더 썼으나, ‘하루’에 썼다고 정리했습니다.


언더독스는 매년 수백 명의 창업가와 만납니다. 그리고 그들이 고민하거나, 성장하거나, 때로는 좌절하는 모습까지 마치 한 팀이 된 것처럼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언제부턴가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패턴에 대한 이야기를 언젠가는 정리해야겠다. 언젠가는 글로 작성해야겠다고 생각할 무렵, 번뜩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창업가들에게 늘 ‘잘 생각하고 빠르게 실행하라!’고 하는데, 정작 이 프로젝트는 생각만 하고 실행을 못 하는 것이 아닐까? 언더독스답게 실행 중심으로 책을 써 보면 어떨까? 그래서 뜻이 맞는 동료들을 모아 사이드 프로젝트로 독립 출판의 원고를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침 10시 : “누구를 위한 책인가?” : 우리만의 관점 도출하기



이것이 아이디에이션이다! 혼돈편


다들 시험 전날에는 왠지 모르게 청소가 잘되는 경험을 하신 적이 있을 겁니다. 세 명이서 모여서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으니, 왠지 모르게 맛있는 것부터 먹고, 주변 청소를 했습니다. ‘뭐부터 하지?’와 ‘이것도 해야 하는데.’의 사이에서 혼란 상태에 빠져버린 것입니다. 대략적인 문제는 알겠는데, 뚜렷한 관점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이럴 때는 일단 숨을 고르고, 진토닉을 한잔…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상황과 원인, 문제 당사자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출판팀은 먼저 독자 페르소나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누가 우리 책을 읽을까?”
“초기 창업가들이 읽겠지”


이런 상황을 ‘중국 시장’이라고 합니다. 중국 사람들에게 펜 하나씩 100원에만 팔아도, 6천억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펜을 만든다고 중국 사람 전부가 사는 것이 아니듯, 우리가 책을 쓴다고 이 땅의 초기 창업가가 모두 읽을 리가 만무합니다. (물론 그렇다면 정말 좋겠지요.) 그래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계속 던져 보았습니다.


“더 좁혀 보면?”
“이제 막 창업을 시작한 사람인데 도대체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사람이야. 이 사람은 지금 인터넷 검색을 통해 브런치나 유튜브로 정보를 얻고 있어. 하지만 진솔한 창업 이야기 보다는 이론 위주이거나 당위성에 의존하는 콘텐츠들이 많은 것 같아.”
“그러면 우리 페르소나는 진솔한 창업 이야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훨씬 좋아졌습니다. 이제 우리는 회의실 한 켠에 이 독자가 앉아 있다고 상상할 수 있습니다. 서로의 의견이 다르거나 해서 갈등이 생길 때도, 이 ‘페르소나’의 의견을 따르며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하나하나 적으며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고객의 의견을 묻지 않아서’부터 ‘돈을 제대로 쓰지 못해서’ 등 페르소나의 문제들이 발견되었고, 이 문제점들은 그대로 우리의 목차가 되었습니다. 일반 글쓰기라면 여기까지 해도 충분합니다.


먼저 쏘고, 배워서 조준한다

하지만 언더독스다운 글쓰기라면, 이 상태에서 바로 주변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습니다. 언더독스의 방법론은 aim한 뒤 fire가 아니라, 일단 fire한 뒤에 러닝 포인트를 바탕으로 다시 더 정확하게 aim하는 방식을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기획을 오래 할수록 좋아질 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기획자가 자신의 창작물과 사랑에 빠지는 불상사를 낳습니다. 그래서 이때 빠르게 주변의 의견을 물어보고, 반응이 좋지 않았던 목차를 삭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습니다. 챕터별로 중심 주제를 포인트로 정해주자, 각 챕터별로 창업가들을 위한 꿀팁을 넣어주자 등이었습니다. 아이디어에 한해서는 아끼다 똥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다음에는 페르소나가 좋아할 컨셉을 어떻게 정해 나갔는지 다뤄보겠습니다.            



개복치지만 창업은 하고싶어가 읽고 싶으신가요? 
200권 한정판매가 종료되었습니다 ㅠㅠ 열화와 같은 성원 감사합니다!!
언더독스는?

2015년 설립된 언더독스(underdogs)는 세상을 바꾸는 국내외 사회혁신 창업가를 육성하고 함께 성공하는 기업입니다. 절대적 강자가 존재하는 싸움판에서,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약자를 응원하는 ‘언더독 효과’를 믿습니다.

지난 5년간 5,800여명의 사회혁신 창업가를 교육하고 465개의 팀을 만들어 왔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더욱 많은 이들에게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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