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결론에 도달하기 전에 무언가의 진실 또는 거짓에 대한 증거부터 차분하게 수집하는 냉철한 과학자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로 우리가 믿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믿음은 의심이 없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 무언가 혹은 누군가에 대해 충분한 의심을 갖지 않기 때문에 믿는 것이다. 우리는 가장 어설픈 단서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쉽게 들여다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낯선 사람을 판단할 기회에 주저하지 않고 뛰어든다. 물론 우리는 냉철하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판단하는 그런 짓을 결코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자신의 마음은 마치 수수께끼처럼 미묘하고 복잡하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기때문이다. 그대신에 나 아닌 다른 사람, 낯선 사람의 마음은 쉽게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한 가지를 당신에게 분명하게 확신시킬 수 있다면, 그것은 타인의 마음을 안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 『Talking to Strangers. 2019』 (한국어 번역본: '타인의 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