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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정문일침

가짜뉴스

by 파르헤시아

안타깝게도 유사 이래 인간은 ‘진실 시대’ 비슷한 것도 살아본 때가 없다. 인간은 가보지 않은 땅을 가봤다고 허풍떨고, 세상에 있지도 않는 나라를 지도에 은근슬쩍 그려 넣는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자신만만하게 인용하고, 자신의 입맛에 맞게 정보를 과장하거나 축소해 사람들을 기만한다. 또 아무런 근거 없이 특정한 대상을 매도해 그야말로 마녀사냥을 벌인다. 요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역사 곳곳에 수없이 존재했던 이야기들이다. 옛말에 “오늘 신문은 내일 튀김 포장지일 뿐'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한번 언론을 탄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는 경향이 있다. 또 다른 옛말에도 "저널리즘은 역사의 초고“라고 하지 않는가? 문제는, 세월이 흘러도 그 초고를 고쳐 쓸 생각을 아무도 안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어떤 한 출처의 내용을 맞겠지 하면서 무작정 베껴 쓰는 행위,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우리 글을 근거로 처음 출처가 정확하다고 착각하고, 그렇게 계속 반복되는 현상이다. 가짜 뉴스담론의 제일 우려스러운 점은 사람들이 가짜 뉴스를 믿는다는 점이 아니라, 진짜 뉴스도 믿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 톰 필립스(Tom Phillips),『Truth: Abrief History of Total Bullshit.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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