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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하하하하 Jan 13. 2019

모바일 보드게임을 시작합니다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시간은 사라졌다

이 게임을 추천한 보드게임 카페 사장님을 원망한다. 친구들과 무엇할까 고민하다 들어간 보드게임 카페는 소박했다. 엄청 큰 규모가 아니지만 사람들로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우리는 2시간 선불로 계산하고 게임을 시작했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사장님께 추천을 부탁드렸다. 그가 권한 게임은 스플렌더였다. 보석에 점수가 적혀 있고 가장 빨리 15포인트를 얻는 거였다. 막상 이야기를 들으면 이게 재밌을까 생각을 하게 되는데 할 때도 몰랐다. 이게 이렇게 중독성을 가지고 있을지. 나는 보석을 모으는데 집중하느라 점수를 딸 생각을 못했다. 하지만 친구들은 차곡차곡 점수도 따려고 머리를 굴렸다. 첫판에서 나는 꼴찌였고, 두 번째 판에서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내 친구가 살 것 같은 보석 카드를 내가 사버린다든가 눈치 싸움도 있었다. 스플렌더를 하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다음 날 출근하는 친구들을 위해 아쉬움은 감출 수밖에 없었다.



집에 돌아오고 나서도 계속 생각났다. 하나하나 보석을 모으던 내 손길, 보석이 그려진 카드… 이건 예전에 넷마블 테트리스에 푹 빠져 있을 때랑 똑같았다. 눈만 감으면 테트리스 블록이 띠릭띠릭 하며 움직였다. 난 지금 눈만 감으면 보석이 보였다. 하지만 혼자 할 수 있는 보드게임이 아니었다. 왜 보드게임은 혼자서 못 하는 걸까. 억울하다. 난 혼자서도 잘 노는데 보드게임만은 예외였다. 왠지 비슷한 게임이 모바일로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구글 플레이에 접속하여 검색했다. 스…플렌…더. 그러니 바로 친구와 함께했던 스플랜더가 나왔다. 가격을 보니 약 5천 원이었다. 고민이 되었다. 보드게임 카페 종일권이 7천 원이었다. 이 게임은 여럿이 얼굴 보며 하는 게 재밌는데 5천 원으로 그 즐거움을 포기할까 나 혼자 즐기는 즐거움을 취할까. 그렇게 위시리스트에 넣어 놓고 고민만 하다가 끝났다.

오랜만에 앱 업데이트를 받기 위해 구글 플레이에 접속했다. 60% 세일을 하고 있었다. 안 살 수가 없었다. 커피값보다 저렴했다. 구매 버튼을 눌렀다. 오호호호. 난 새벽 3시가 다 되도록 스플렌더를 즐겼다. 친구들과 하는 보드게임과 사뭇 다른 느낌이지만 컴퓨터들과도 재밌게 할 수 있었다. AI최고! 컴퓨터와 눈치 게임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오늘도 스플렌더 해야지. 랄라랄라



며칠 뒤에 친구를 만나 영업했다. 이 게임 하나로 다른 사람들과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있고, 컴퓨터랑 게임할 수 있고 이 자리에서 4명이서 게임할 수 있다며 2,100원의 행복을 전도했다. 하지만 확고한 주관을 가진 그녀는 시큰둥했다. 하는 수 없이 그 자리에서 내 핸드폰의 작은 액정으로 2명이서 스플렌더를 즐겼다. 1판이 끝나는 데 1시간이 넘게 걸렸다. 게임을 하면서 느낀 점은 보석 칩 한 종류를 3~4개 정도 가지고 있는 게 유리하다. 그래야 상대방이 보석 카드를 못 사게 원천 봉쇄할 수 있다. 잠시 다른 게임에 빠져서 지금은 시들시들해졌지만 스플렌더는 내 마음속에 즐거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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