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와 인물 사진 함께 찍는 법
오로라와 인물 피사체를 같이 담기가 쉽지는 않다. 오로라가 밝기는 하지만, 달빛처럼 충분한 조도를 가지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오로라 빛만으로 사람을 비추어 밝게 찍기는 불가능하다.
보통 천체 사진을 촬영할 때 인물 피사체를 같이 담기 위해서는 ‘스피드 라이트’ (스트로보, 플래시 라이트라고도 한다.)를 사용하는데, 다른 사람의 오로라 관측을 방해할 수 있는 밝은 조도의 조명을 사용하는 것은 오로라 빌리지 내에서 엄격하게 금지되고 있어서 이용할 수가 없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경우라면 낮은 조도의 라이트를 후막 동조 형식으로 노출 시간 끝부분에만 사람에 살짝 훑어주는 것만으로도 인물 피사체 표현을 훨씬 향상시킬 수 있지만 대체로 주변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오로라를 관측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아니다.
오로라 빛 이외의 인공조명의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사실상 사람을 매우 환하게 잘 찍기란 불가능하고, 그래도 어느 정도 인물 실루엣과 오로라 배경을 함께 담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오로라만 찍는 것은 지난번 글을 참조하면 웬만큼 오로라를 찍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래도 일생일대의 오로라를 만났을 때 내 사진도 한 장쯤 남기고 싶었던 나와 비슷한 바람이 있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싶어 부족하지만 내 경험을 적어본다.
조리개를 최대한 개방시키고 적정 노출 수준을 찾는다. 셔터 스피드가 길어질수록 흔들릴 가능성이 높으니 가급적 4초 이내로 (3초 동안 꼼짝 않고 있는 것도 힘들다) 하는 것이 좋다.
오로라만 찍을 때보다 인물 피사체가 추가될 경우 사람의 움직임에 의해 모션 블러가 잘 생기므로 사실 셔터 스피드가 짧으면 편하긴 한데 그럼 너무 어둡게 나오는 단점이 :(
이 사진은 아마 1.3초 정도였던 것 같다.
셀카 찍으려다 핑크 오로라가 나타나는 바람에 넋 놓고 하늘 감상하느라고 제대로 정면 바라본 사진이 하나도 없다 하하
나는 보통 F2.8, 셔터스피드 1-2초, iso 3200-5000 정도에서 조절했다.
빛이 매우 제한적인 어두운 상황이므로 오토 포커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차라리 매뉴얼로 피킹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서 맞추는 편이 나을 것이다. iso를 최대한 올려 좀 밝게 만들어서 보이게 한 상태에서 매뉴얼로 포커스를 맞추고 iso를 다시 적정 수준으로 내리는 방법을 주로 이용했다.
별을 선명하게 찍고 싶다면 초점 거리를 무한대 근처로 설정하지만, 그러면 인물은 좀 뭉개지게 된다. 사람을 또렷하게 찍고 싶다면, 거리에 따라 다르겠지만 초점 링을 대략 2-8m 사이를 돌려가며 피킹이 가장 잘 되는 지점을 찾으면 조금 수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