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적을 발견하는 눈

-평범한 일상 속에서 피어나는 찰나의 아름다움

by 최영인 마음여행자

얼마 전 전주를 다녀왔다. 고즈넉한 한옥의 그림자를 지나 전주천 주변을 산책했다. 천변에 들어서는 순간, 도시의 소음이 걷히고 귀를 찢을 듯한 곤충들의 울음소리가 밀려왔다. 몇 발자국 내려왔을 뿐인데, 그곳은 온통 생명의 소리로 가득했다. 평소엔 도시의 굉음에 묻혀 존재조차 몰랐던 소리를 발견한 기쁨은 실로 컸다. 나는 오래도록 천천히 걸으며, 그 속삭임들을 귀에 담고자 했다.


우리는 흔히 ‘아름다움’을 웅장한 자연의 풍광이나 완벽하게 조각된 예술 작품에서 찾으려 한다. 특별한 곳에만 존재한다고 믿으며, 고개를 들어 먼 곳만 바라본다. 하지만 아름다움은 언제나 가까이에 있다. 심장을 한 박자 늦추게 하고,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하는 순간들, 그것은 늘 우리 발치에서 기다리고 있다.

우연히 올려다본 구름 한 조각, 창가로 스며든 햇살의 무늬, 늘 지나던 골목에서 마주친 고양이의 나른한 눈빛. ‘평범함’이라는 가면 속에 숨어 있던 아름다움의 파편들이 불쑥 우리 앞에 나타난다. 그것은 요란한 수식어도, 특별한 장식도 필요 없는, 날것 그대로의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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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자본주의적 속도에 잠식되어 끊임없이 다음 자극만을 좇을수록, 일상의 작은 속삭임들은 배경음처럼 사라져 버린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온몸의 감각을 열어 숨죽여 바라볼 때, 비로소 깨닫는다. 세상은 우리가 놓쳐온 예상치 못한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진정한 아름다움은 완벽함 속이 아니라, 불완전하고 익숙한 일상 속에서 문득 고개를 내미는 찰나의 순간들일지 모른다. 특별한 시선을 갖추지 않아도 좋다. 그저 열린 마음으로 지금의 순간을 온전히 끌어안을 때, 우리 곁에 숨어 있던 작은 기적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당신의 오늘은, 어떤 찬란한 순간을 품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