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니초이 Jul 04. 2020

눈을 반쯤 감으면 보이는 모양

나는 산소를 볼 수 있어?

 학교를 갔다오면 엄마와 아기는 낮잠을 자고 있었다.


-엄마 나 왔어

-응 혜윤이 왔어?

-엄마 자?

-너도 일루와서 자


엄마는 나도 아기처럼 얼른 잠들길 바랬다.


-엄마 나 안졸려

-그냥 눈 감고 있으면 돼. 그럼 잠이 와.


셋이 나란히 누우면 엄마와 아기는 금새 잠이 들었다. 나는 잠이 올랑 말랑한 기분으로 창문을 바라봤다.


안방에서 바란다를 향해 난 창문은 유리가 아니라, 유리긴 유리인데 불투명하게 쫙쫙줄이 그어져있는 그런 유리샤시였다.


 오후의 햇빛이 창문을 통과하면 그 센 빛은 사라지고 뽀얀 연기처럼 방으로 흘러들어왔다.


 아기의 뜨거운 숨김과 보드라운 아기이불에 손등을 비비면 내 눈에 보이는


큰 동그라미 안에 다이아몬드 모양이 그려진 공기 중의 도형 - 크고 작게 눈 앞에 떠다녔던 그것을 - 을 보며 나는


'나는 산소를 볼 수 있어'

'나는 산소를 볼 수 있어?'

작가의 이전글 엄마 아빠가 앉아 있는 거실을 바라보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