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소를 볼 수 있어?
학교를 갔다오면 엄마와 아기는 낮잠을 자고 있었다.
-엄마 나 왔어
-응 혜윤이 왔어?
-엄마 자?
-너도 일루와서 자
엄마는 나도 아기처럼 얼른 잠들길 바랬다.
-엄마 나 안졸려
-그냥 눈 감고 있으면 돼. 그럼 잠이 와.
셋이 나란히 누우면 엄마와 아기는 금새 잠이 들었다. 나는 잠이 올랑 말랑한 기분으로 창문을 바라봤다.
안방에서 바란다를 향해 난 창문은 유리가 아니라, 유리긴 유리인데 불투명하게 쫙쫙줄이 그어져있는 그런 유리샤시였다.
오후의 햇빛이 창문을 통과하면 그 센 빛은 사라지고 뽀얀 연기처럼 방으로 흘러들어왔다.
아기의 뜨거운 숨김과 보드라운 아기이불에 손등을 비비면 내 눈에 보이는
큰 동그라미 안에 다이아몬드 모양이 그려진 공기 중의 도형 - 크고 작게 눈 앞에 떠다녔던 그것을 - 을 보며 나는
'나는 산소를 볼 수 있어'
'나는 산소를 볼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