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역 3번 출구 심리 테스터 등장
1시에 레슨을 마치고 내려오는데, 회색 라운드 니트를 입은 여성분이 나를 붙잡았다.
그녀는 내 팔을 잡고,
-혹시..
-네..?
-혹시 시간 되시면 저한테 심리테스트받아보실래요?
-아..ㄴ 네.. 금방 끝나나요?
그녀는 나에게 작은 스케치북을 주더니
사람과 나무와 집을 그려보라고 했다.
나는 먼저 졸라맨을 크게 한 명, 그보다 조금 키 큰 나무, 비슷한 크기에 집을 그렸다. 마지막으로 현관문을 크게 그렸다. 사뭇 진지했다는 거.
그녀의 분석에 따르면 나는 이런 사람이다.
(1) 1명의 사람을 크게 그렸다
: '나 자신'이 넘나 중요한 사람. 사람을 나무나 집만큼 크게 그렸다는 것은, 그만큼 나에게 '나'의 존재감이 큰 것. 삶을 계획하는데 다른 사람을 좀처럼 포함시키지 않는다.
(2) 나무를 크게 한그루 그렸다
: 욕심. 직업적인 면에서 잘나고 싶은 욕구가 크다.
(3) 큰 집 1채, 큰 대문
: 마음이 하나의 큰 집과 같고, 창문이 없다는 것은 타고난 폐쇄성을 뜻한다. 하지만 그걸 스스로 깨닫고 다른 사람의 출입을 환영하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해석됨.
-몇 프로 맞다고 생각하세요?
-상당히 많이.. 80? 90?... 100?
-그건 스트레스 지수를 뜻해요.
-맞을 거예요. 제가 짝사랑 중이라서요.
---------약한 반전---------
-아~~~~ 마음을 좀 더 열고 다가가시면 꼭 결혼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갑분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