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에세이를 읽고
저자는 미국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 딜런의 어머니다. 고등학생인 딜런과 친구 에릭은 약 900여발의 총알을 난사했다. 사고로 학생 12명과 교사 1명이 사망했고, 24명에게 부상을 입힌 후 그는 자살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이었다.
초반부터 전개가 빠른 에세이였다. 저자인 수 클리볼드가 직장에서 총기 난사 사건의 소식을 듣고 범인이 딜런이라는 증거가 늘어날수록 혼란스러운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좌절하며 절망하는 고통이 아주 잘 드러난다. 누구보다 사랑한 아들이 끔찍한 살인과 자살을 계획하고 실행했다. 충격적인 것은 그가 범행을 저지르기 2년 전부터 심각한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렸는데 엄마는 그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내 머릿속은 혼란의 소용돌이였다. 우리가 들은 정보와 내가 내 삶에 대해, 내 아들에 대해 아는 것을 끼워 맞출 수가 없었다. 딜런 이야기일 리가 없었다. 우리 ‘햇살’, 착한 아이, 늘 내가 좋은 엄마라고 느끼게 만들어주던 아이. 딜런이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을 다치게 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대체 딜런의 삶 어디에서 그게 나온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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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슬퍼하고 억울해하는 수 클리볼드를 이해할 수 있었다. 책의 중반 이후부터는 범죄자 딜런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저자가 평소에 아들에게 했던 작은 행동들은, 딜런이 그녀에게 고통을 말할 수 없게 한 원인이 아니었을까.
이 책을 쓰면서 나는 내 아들이 죽인 사람들의 기억을 기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내가 아는 최선의 방법은 할 수 있는 한 정직하게 쓰는 것이다. 그래서 말하지만 이게 진실이다. 결국 희생자들 때문에 울게 되었고 지금도 울고 있지만, 그날에는 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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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용기 덕분에 이런 책을 읽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아이의 행복에 대한 깊은 공감만으로는 아이를 행복하게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통에 대한 관심과 공감도 중요하고, 그것이 아이의 정서적 발달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 훗날 자식 계획이 생기면, 육아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다.
글쓴이 (필명)
앤젤라 - 독서와 투자를 좋아하는 은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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