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al Mining
문화 채굴이란 예술, 인문학, 철학을 의미하는 문화의 가장 가치 있는 부분을 복구해 우리 시대에 맞게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문화 채굴은 문화의 정제되고 실용적인 핵심을 조심스럽게 추출해서 깨끗이 씻어내고 재가공해 우리가 일과 관계와 가족과 자기 인식 등의 현대생활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도구와 정신적 자원으로 만들어낸다.
매우 가치 있는 문화적 통찰력들이 저 아래 ‘지하’에 너무도 매력 없는 물질 안에 묻혀 있었던 것은 심각한 역사적 문제였다. 문화라는 복도는 어둡고 비좁았으며, 공인된 특정 전문가가 아니면 방문을 허락 받지 못했고 매력을 느끼지도 못했다. 전문가들의 노력은 많은 명성을 쌓았지만, 자료 자체는 광석 속에 묻힌 금속 성분 같은 것이라 원료 상태로는 전혀 쓸모가 없었다.
문화란 우리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려면 정제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이 꽤 급진적이고 극단적일 수 있다. 주변의 수많은 자료에서 문화적 통찰력을 구해야 하고, 이 통찰력도 당시 배경에서 강제로 분리되어 현실 세계의 문제와 사안과 결합해야 역동성이 생긴다. 통찰력은 동시대의 문제를 능숙하게 해결해나갈 때 비로소 유용해진다. 깊숙이 숨어 있는 난해한 언어는 표면의 쉬운 말로 번역되어야 하고, 문화도 학술적인 것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방언이 되어야 한다. 금광과 마찬가지로 땅속에서 파낸 것들 가운데 극히 일부만이 우리가 원래 추구하던 귀한 것, 즉 좋은 생각으로 가공될 수 있다.
우리와 학계의 가장 큰 차이가 바로 이 정제 과정에 있다. 우리는 갱도를 파고 터널을 유지해온 학계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그러나 우리 계획은 다르다. 우리는 지하의 보존과 해석보다는 그 물질을 표면으로 추출해 내 활용하는 것에 더 관심이 있다.
문화 채굴이라는 생각은 아직도 새롭고 약간 낯설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이들이 안타깝게도 문화로부터 많은 것을 제공 받지 못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문화 채굴은 우리 세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화로부터 많은 것을 제공 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은 사람들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 앞에 펼쳐진 원료만 보면 놀라운 일도 아니다. 그러나 문화 채굴이 언제까지나 이 수준에 머물러 있을 필요는 없다.
우리는 이제 막 문화 채굴 사업을 시작했다. 체계적이고 야심 찬 방식으로 문화의 진정한 가치를추출하는 작업이 이제 출발 단계에 있다. 그러나 저 아래 도달하면 깊은 곳에 우리 시대의 다양한 혼란과 불안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축축하고 어두운 문화 지층이 충분히 묻혀 있을 거라고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번역: 이주혜 클래스 리더
편집: 인생학교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