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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학교 서울 Aug 13. 2019

더욱 진지하게 즐거움을 추구하자

Getting More Serious about Pleasu...

일에 관해서는 – 거의 보편적으로 – 매우 전략적이고 철저하게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우리 재능과 기회가 어느 곳에 있는지 포괄적으로 생각하고, 교육을 받는 데 수많은 시간과 재산을 소비하며, 출세의 사다리를 올라가는 데 특별한 에너지와 가장 원기 왕성한 수십 년을 쏟아 붓고, 경쟁자들의 발전을 경계와 질투의 시선으로 쳐다본다. 

그러나 여가 시간에 관해서는 이와 반대로 매우 쉽게 생각한다. 이 영역에는 특별히 복잡한 일이 있을 거라 기대하지 않는다. 그저 긴장을 풀고 재미있고 놀기를 원하고, 그러한 목표를 방해하는 거라곤 오직 시간과 돈뿐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역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하지 않는 환영의 태도를 유지하며, 다른 사람들의 제안도 별다른 의심과 탐색의 시선 없이 흔쾌히 받아들인다. 때로는, 딱히 많이 생각하지 않고 워터파크에 가거나 바비큐 파티를 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여러 해 동안 이러한 게으름이 불러오는 진정한 대가를 못 보고 지나칠 수 있다. 열심히 분석해야 할 영역에서 오히려 되는 대로 행동하기 때문에 마땅히 누려야 할 정도보다 삶을 덜 누린다는 사실을 잊고 산다. 이성과 독립적인 성찰을 한껏 활용해야 하는 영역에서 소문과 혼란스러운 본능에 따르고 만다. 우리의 재미를 더욱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훨씬 더 불행해진다. 이 모든 게 우리의 개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었던 일들이 우리에게도 효과가 있을 거라고 막연히 추측한다. 기꺼이 그리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독특함을 고려하지 않는다. 


이렇게 큰 대가를 치르는 마음 자세를 바로잡는 방법은 예상치 못했던 영역, 즉 예술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이른바 위대한 예술가는 무엇보다 자신의 즐거움을 진지하게 생각할 줄 알았던 이들이다. 대부분의 젊은 예술가들은 그렇지 않다. 그들 역시 당연히 예술을 좋아하지만 고도로 개별적인 역사와 감각체계, 기질을 지닌 고유한 존재로서 자신이 특별히 무엇을 좋아하는가는 깊이 파고들지 않는다. 경험이 풍부하지 못한 예술가들의 주요 특징이 모방과 파생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들의 예술은 주변의 다른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특히 그들이 사는 특정 시대와 사회 안에서 만들어진 것들을 반영한다. 이는 자신의 재미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능력이 없는 사람들의 예술이다. 


일례로 스위스의 화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이력을 생각해보자. 1901년 스위스 그라우분덴 주에서 태어나 제네바 미술학교를 다녔으며, 초기의 소소한 작품들은 당시 지배적인 유행을 반영한다. 특히 이탈리아 화가 세간티니와 마네와 팡탱 라투르 같은 인상파의 작품에 큰 영향을 받았다. 그의 여동생 오틸리아의 초상화와 실스 호수와 주변 산을 그린 풍경화를 생각해보자. 여기에는 분명히 즐거움이 엿보이지만, 창조자의 성격을 깊이 고려한 즐거움은 아니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오틸리아> 1920


알베르토 자코메니, <실스 호수에서 바라본 리준 봉우리> 1920


이후 자코메티는 스위스를 떠나 파리로 갔고, 가족과 헤어지면서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매우 골똘히 생각했으며, 결국 오늘날 우리가 아는 위대한 예술가가 되어 이전에는 명확하게 감지하지 못했던 갈망과 외로움을 전달하는, 유령을 닮은 독특한 길쭉한 인물들의 창조자로 거듭났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남자> 1947


이런 의미에서 예술가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요소는 기술적인 발견이 아니라 자아에 충실할 힘이다. 


우리는 대부분 예술가가 아니다. 그러나 예술가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자신을 더 잘 알고 기쁘게 하는 일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삶의 너무 많은 부분을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산다고 생각한다. 운이 좋다면 점차적으로 자연, 책, 영화, 디너파티, 옷, 여행, 정원 가꾸기 등에서 즐거움을 구하는 자신만의 특징적인 방법을 발견하게 되고, 우리의 특별한 개성에 독특한 소질을 추가한다. 예를 들자면 우리는 적절한 페티시즘을 배우는 것과 같다. 성적인 페티시즘과 평범한 연애와의 관계는 기성 예술가와 신인 예술가의 관계와 같다. 페티시즘은 자신이 특별히 좋아하는 것을 연구하고 흔치 않은 충실함과 끈기를 가지고 그것에 몰두하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이 좋은 섹스인가에 관한 일반적인 견해를 따르지만, 페티시스트는 자신의 성향을 분별한다. 그들은 특정 종류의 꽃무늬 재질이나 가죽 시계 끈, 물소리, 금 사슬이 주는 느낌, 양말 한 켤레, 검은색 모노그램 가방을 좋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페티시스트는 예술가와 비슷하게 주류에서 벗어나더라도 자신의 취향을 고집스럽게 지키려는 태도를 취한다. 설계가 까다로워지거나 고객이 반대하더라도 자신의 건물에 경사로를 설치하는 데 집착했던 원숙한 르 코르뷔지에처럼 자신의 연인에게 침실로 들어오기 전 반드시 발목까지 오는 흰색 운동용 양말을 신으라고 요청한다. 위대한 페티시스트는 위대한 예술가처럼 행복을 만들어내기 위해 세부의 힘이 중요함을 안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세부의 힘


반면 우리는 대부분 스스로 즐기는 것에 관해 치명적으로 겸손하다. 우리는 감히 자신을 발견하는 일을 중시하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가 여가 시간에 하는 일들은 절망스러울 정도로 천편일률적이다. 재미있다는 소리를 듣고 스키를 타러 간다. 손님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다른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를 나누고, 가장 먼저 멜론부터 먹는다. 우리의 주말은 동료들의 주말과 비슷한 분위기로 펼쳐진다. 우리만의 특별한 식욕과 강렬한 감각을 탐색해보지도 못하고 비극적으로 죽는다. 


우리 자신을 구하려면 예술적인 돌파구에 해당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가활동 전반에서 처음부터 다시 이상해질 각오를 해야 한다. 오직 자신만을 기준이자 참고사항으로 삼는다면 우리의 저녁 파티는 어떤 모습이 될까? 어떤 음식을 먹게 될까? 무슨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 어디에 앉을까? 수십 년 안에 죽을 게 분명하고 한 번 죽으면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사라질 게 분명한 우리는 과거에 무엇을 즐겼고 앞으로 어떤 모습을 새롭게 즐기게 될까? 우리의 취향과 성향에 맞게 특별히 조정한 휴일은 어떤 모습일까? 표준적인 여행 일정 가운데 어떤 부분을 과감히 버리게 될까? 우리가 감히 집중하게 될 즐거움 가운데 기준에서 어긋나거나 죄책감을 안겨줄 것들은 무엇일까? 어떤 것을 솔직히 싫다고 말하고, 어떤 것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하려면 무엇을 배워야 할까?

우리는 이기적인 존재이므로 공동체를 위해 사익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입교육을 받아와서 훨씬 더 끔찍한 가능성을 미처 깨닫지 못한다. 즉, 많은 분야에서 우리는 충분히 이기적이지 못하다. 우리는 취약하고 특이하며 희귀한 우리 본성에 적절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진정한 감각을 외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우리의 주말과 여가 시간에 우리의 개성을 새기지 않는다. 연인에게 마땅히 누릴 수 있을 만큼 우리를 흥분시켜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우리는 예의와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독특함을 죽인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사실상 불가능한 생각을 고집하느라 짧은 인생의 너무 많은 부분을 허비한다. 


독립적으로 즐거운 자아를 개발하기 위한 질문


무엇이 먹고 싶은가? 어떤 순서로, 어떻게, 어느 시간에 먹을 것인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가? 어떤 이야기가 가장 지루한가?


어디로 여행하고 싶은가? 순전히 죄책감 때문에 계속하는 일은 무엇인가?


무슨 책을 읽고 싶은가?


곧 죽을 운명인 당신은 침대에서 어떤 일을 즐기는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은 누구인가?


주말이 앞으로 다섯 번밖에 남지 않았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번역 이주혜 클래스 리더

편집 인생학교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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