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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훨훨날자 Apr 30. 2024

뮤지컬 친정엄마

엄마와 함께 그림 같은 집을 짓고서 오래오래 살고 싶어.

엄마 없으면 난 어떡해.
제발 오래 내 곁에 있어줘.
세상에 하나뿐인 내편,
가슴 저미는 먹먹한 이름.








뻔하지만 눈물 나는 엄마 이야기


열한 번째 항암치료를 씩씩하게 마친 우리 엄마. 기특하기만 하다. 좀 더 힘을 내자. 엄마!


푸릇푸릇 온통 올리브 그린으로 물든 봄날 때마침 특별한 초대로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친정엄마'를 막내와 관람하고 왔다. 포토존에서는 엄마와 딸들이 소중한 한컷을 남기고 있다. 알콩달콩한 그들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뮤지컬 '친정엄마'는 꿈 많은 말괄량이 처녀였던 란이 세월의 흐름 속에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딸을 시집보내면서 친정엄마로서 갈등과 기쁨을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딸 미영도 어느덧 또 엄마가 되고 세월과 함께 엄마의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2004년 원작소설 출간 이후 연극, 뮤지컬, 영화로 제작되어 13년간 꾸준하게 사랑받아오는 작품이다.

추억이 담긴 친근한 음악이 있는 뮤지컬이라 먹먹한 슬픔 외에도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배우들이 표현하는 다채로운 인물들의 춤과 노래는 쉴 틈 없이 에너지를 뿜으며 늘어짐 없이 시간이 흘러간다.


나의 엄마를 보는 듯한 김수미선생님의 실루엣이 무대 위에 나타나자마자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솔직히 나는 평상시에도 엄마에게 잘하는 딸임을 강조해 왔다. 엄마에게 잔소리도 심하다. 이젠 제발 엄마가 자신을 위해 사시기를 바란다. 그러면서 엄마와 언쟁을 벌인다. 뮤지컬을 보면서 깨닫는다. 다 부질없음을...


엄마가 내 곁에 오래오래 계시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선명하게 각인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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