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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랑 May 27. 2019

마음 다해 노력하는 삶을 위한 에세이. 그릿

책 <그릿, GRIT>


그릿, GRIT

1. 티끌, 모래알, 아주 작은 돌

2. (어떤 고난도 견디는) 근성, 용기, 집념, 투지



1. 방황의 시작


- 열정이 깃든 삶을 살기 위해 배워야 하는 것

  가슴속 깊이, 삶의 목적을 품은 사람에게는 열정이 있다. 지키고자 하는 가치를 진심으로 붙들고 있는 사람은 자신을 넘어서는 고난에도 쉬이 무너지지 않는다. 삶을 통해 창출해내려는 가치가 있는 사람은 맨땅에 씨앗을 심고 일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철학과 목적이 분명한 삶은 실패나 가난, 수치스러움에 대한 두려움으로 견인되지 않는다. 성숙한 열정으로 나아가는 삶이다.


그렇기에 청춘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 수단만을 요구하는 사회

  그러나 대한민국 사회는 우리에게 삶의 목적이 아닌 수단만을 물어보고, 대답하기를 종용할 뿐이다. '네 삶의 목적은 무엇이니?'라고 묻는 선생님, 부모님, 친구들은 찾기 힘들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커서 무엇이 되고 싶니?'라는 질문을 들으며 자란다. 아이들이 자라 고등학생이 되면, 수단을 위한 수단, 즉 명문 대학교에 입학할 성적을 성취하는 경쟁에 온 몸을 내던져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의 삶의 가치나 목적이 무엇이 됐든 궁금해하지 않는다. 높은 성적, 명문 대학, 유명한 직장의 성취에 온갖 기대를 걸고 응원할 뿐이다. 수단을 성취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따뜻하지 않다. 대한민국의 고등학생들은 은연중에 성취를 행복으로 정의하는 치열한 입시제도 앞에 무력하게 낙인찍힐 뿐이다.



- 길을 잃는 청춘

  수단의 성취만으로 인정받거나, 질책당해온 학생들은 청춘이 되어 길을 잃는다. '지잡대'와 같은 단어는 숫자의 줄 세우기라는 편협한 척도로 한 사람의 인생을 재단해버리는 사회 풍조가 뱉는 언어다. 그 외에 수단으로 시작해 수단으로 끝나는 많은 편협한 척도는 청춘에게 피할 수 없는 고통이다. 본질에는 무관심하나 겉모습에 예민한 주변의 시선은 관대하지 않다. 이 거대한 사회는 벗어날 수 없는 울타리가 된다. 그 안에 갇혀있다고 느끼는 생명은 도전하거나 그 세상을 부수려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그저 도피만이 유일한 선택지일 뿐이다. 그 무기력은 사회로부터 학습된 무기력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방황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세상이 제시하는 수단을 성취해왔고, 성취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그 피 나는 노력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물으면 돌아올 대답들. 가난이 두려워서, 지는 것이 수치스러워서, 질투가 나서, 물질에 대한 욕망 때문에,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싸우거나 쟁취하고, 두려워하는 것만이 전부인 삶은 힘겹다. 어느 순간 단계적으로 성취해오던 수단의 다음 계단이 보이지 않거나, 치열한 삶에 결국은 나의 삶은 없음을 깨닫는 순간. 실은 내가 길을 잃었음을 아프게 깨달을지도 모른다.



-  우리는 헤매고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생애를 통해 대답해 가야 할 중요한 질문들을 우리는 잊은 채로 살아간다. 피 나는 노력, 경쟁에서의 승리를 요구하지만 그 노력의 이유에 대해서는 '현실의 두려움'과 '수단의 쟁취' 외에 대답해주지 못하는 사회. 목적은 상관하지 않고 노력하여 쟁취한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도태된 사람들에게는 낙인찍는 사회. 이런 세상에서 사람들은 길을 잃은 줄도 모른 채 헤맨다.





2. 청춘 S에게, 마음 다해 노력하는 삶에 대해


- 삶에는 열정이 필요하다

  모두가 노력하라 하지만 어디서 그 노력할 힘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다. 대답이라 해봐야 현실이 가혹하니, 노력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경고이다. 그래서 우리는 노력해왔다. 대학을 가기 위해, 취직을 하기 위해. 그러나 그 결과로 방황에 다다른 이는 이미 깨달았을지도 모른다. 두려움이 원동력인 노력은 죽어가는 느낌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노력이기 전에 '노력해야 하는 이유'이고 그것이 뿜어내는 원동력이다. 즉, 열정이다. 삶에 열정이 왜 필요할까. 살면서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주인이 되고 그것을 일구는 농부가 되기 위해서 열정이 필요하다.



- 열정은 숨겨져 있는 보석이 아니다

  김연아, 손흥민과 같이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는 사람들에게서 우리는 초인적인 노력과 성취를 가능하게 해주는 열정을 본다. 손흥민은 어린 시절 기본기 훈련을 위해 볼 트래핑을 4시간 동안 연습하기도 했다. 3시간이 넘어가면 눈이 빨개지고, 땅이 울퉁불퉁해 보였다고 한다. 열정의 전형들은 유명인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발견하고 에너지 넘치게 몰입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나와 다르게 운이 좋은 사람들인 걸까?


많은 사람들은 열정이 발견되기를 기다린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 어릴 때는 흥미와 취미가 많았다. 천체관측에 빠져 친구와 밤을 새우며 별을 보러 다녔고, 비행기에 꽂혔을 때는 수년간 장래희망이 파일럿이었다. 비행기와 관련된 영상이나 잡지를 매일 반복해서 보고, 아버지는 그런 내게 공군사관학교 생도들이 보는 '전투기의 이해'라는 전공서적을 사주셨다. 어린 나이에 이해할 수는 없어도 그건 전혀 문제가 아니었다. 그저 즐거웠기 때문이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사진에 심취해서 어딜 가든 카메라를 들고 다녔다. 2학년이 되어서는 사진학과에 진학한다며 야간 자율학습을 그만두고 사진 스튜디오로 공부를 하러 다녔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나는 열정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성인이 된 후로 어린 시절 느꼈던 만큼의 몰입과 열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별다른 노력 없이도 강하게 끌리는 활동을 찾아 빠질 수 있었던 것은, 현실과 타협할 필요 없는 어린 시절의 특권이었던 걸까?


하지만 내가 면담한 그릿의 전형 대부분이 여러 관심사를 탐색하며 수년을 보냈고, 처음에는 평생의 운명이 될 줄 몰랐던 일이 결국 깨어 있는 매 순간과 종종 잠들었을 때까지 차지하는 일이 됐다고 했다. -141p


책 <그릿>의 저자 더크워스는 여러 그릿의 전형(열정적이고, 훌륭한 성취를 이룬 인물)들을 면담해본 결과 열정은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키워가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자기 직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부럽겠지만 그들이라고 우리와 출발점이 다른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들은 수년간의 시간을 들인 직접 경험을 통해 흥미를 느끼는 일을 찾았다. 찾은 당시에도 자신이 그 일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계시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관심이 생긴 이후에도 계속 그 일을 경험함으로써 거듭거듭 흥미를 유발했고 수년간의 관심과 경험이 점점 열정과 실력으로 발전한 것이다. 삶을 이끄는 열정은 보물찾기 하듯 우연히 발견하는 것이 아니다. 그 발견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거나 겪어보지 못한 강렬한 확신을 주는 것도 아니다. 어떻게든 찾기만 한다면, 무기력한 나에게 마법처럼 확신과 에너지를 줄 것이라는 믿음은 착각이다. 열정은 오랜 시간과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 구성하는 것이다.



- 내 피부로 느끼는 삶의 촉감으로 열정 만들기

자신의 열정을 좇으라는 명령이 나쁜 충고는 아니다. 하지만 우선 열정을 키울 방법부터 이해하라는 주문이 더욱 유용한 조언일 것이다. -162p


  열정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다시 삶의 의미와 목적을 묻는 질문으로 돌아오게 된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나'와 같은 간단한 성찰에서부터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와 같은 질문으로 근본적인 탐색이 필요하다. 삶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해 선택의 기준이 되는 가치들을 설정할 수 있다. 원하는 삶의 풍경을 그리고 관심사를 찾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이다. 중요한 것은, 관심사는 자기 성찰만으로는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드시 직접 경험해야 한다. 상담이나 책 같은 간접 경험을 넘어서 외부 세계와 상호작용해야 한다. 궁금한 분야가 생겼다면 직접 자신의 맨 발을 들여다 놓아보자. 스스로에 대해 알아가는 좋은 방법은 다양한 '삶의 촉감'을 피부로 느껴보는 것이다.


관심사의 발견 과정은 혼란과 우연성이 존재하는 비능률적인 과정일 수 있다. -146p


모든 일에는 낭비가 필요하다. 아니, 모든 완성된 일의 처음은 낭비하는 시간으로 시작했고 그것이 꼭 필요했다고 표현하는 게 더 어울리겠다. 학창시절에 하던 공부도 그렇지 않았나. 자신에게 맞는 공부방법을 찾기 위해서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해보는 시행착오가 필요했다. 일단 공부를 시작해야 하고, 많은 방법을 시도해 볼 만큼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 한다. 그렇게 경험이 축적되고 나야 비로소 능률과 요령이 생긴다.


삶의 의미와 열정을 찾는 일이라고 다를 수 없다. 오히려 생을 아우르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열정은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기에 흥미가 가는 일이 있다면 오랜 시간 주도적으로 관심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한 뒤 이제 열정의 대상을 찾았는지 며칠에 한 번씩 초조하게 자문할 필요는 없다. 직접 피부로 촉감을 느껴보라. 그리고 계속 스스로 질문하며 답을 찾자. 그 과정을 연필로 쓰자. 계속해서 지우고 다시 써 내려갈 것이기에.


당신이 확신하는 답을 출발점으로 해서 풀어나가라. 당신의 관심사가 아무리 모호해도 직업으로 삼기에는 몹시 싫은 일과 다른 것보다 나아 보이는 일이 있을 것이다. 그게 시작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추측하라. 좋은 싫든 관심사를 발견하는 과정에서는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를 겪게 마련이다. 십자말풀이의 정답과 달리 당신이 할 수 있고 열정으로 발전할 일은 단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다. '옳은' 일 또는 '최선'인 일도 찾을 필요가 없다. 그냥 괜찮아 보이는 방향을 정하라. 얼마간 시도해보기 전에는 그 일이 당신과 잘 맞는지 알기 힘들 수도 있다.


맞지 않는 답은 과감히 지워라. 언젠가는 상위 수준의 목표를 지워지지 않는 잉크로 쓰겠지만 확실이 생길 때까지는 연필로 써라. -161p




3. 성숙한 열정


- 열정으로 성취하는 방법: '의식적인 연습'

수십 년간 업무 경험을 쌓았는데도 중간 정도의 역량에서 맴돌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떠올랐다. ... 내 동료 중의 한 명은 '20년간 경험을 쌓아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1년마다 경험을 쌓고 그만두기를 20번 반복하는 사람도 있다'는 농담을 즐겨했다. -164p


  1만 시간의 법칙을 들어봤는가? 한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 약 10년을 연습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1만 시간의 양이 충족된다고 해서 누구나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지는 않는다. 10년 동안 취미로 기타를 연주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꽤 있지만 그 사람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 잘해 보이는 아마추어일 것이다.


실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양뿐만 아니라 질적으로 다른 연습을 해야 한다. 이를 '의식적인 연습'이라고 한다. 의식적인 연습의 연습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명료하게 진술된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한다. 의도적으로 아직 도달하지 못한 수준의 난이도를 설정하여 도전해야 한다. 뚜렷한 약점을 찾아내 개선해야 한다.

둘째, 온전하게 집중해야 한다. 도전적인 목표는 최대의 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셋째,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받고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넷째, 반성하고 개선하며 위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 하나의 도전적인 목표를 달성하면 그다음 단계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의식적인 연습은 재능을 극복할 수 있는 노력이다. 하지만 노력이 필요하다고 해서 누구나 이렇게 노력하지는 않는다. 하고 싶지 않은 일에,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일에서는 아무리 사회가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들 한계를 느끼고 지쳐갈 뿐이다.


노력을 꾸준하게 하는 힘이 '그릿'이다. 그릿은 삶의 목적과 철학, 그것에서 끌어오는 열정이 원동력이다.



- 성숙한 열정이란

  보통 열정은 자신의 흥미에서 시작된다. 그렇기에 그 동기는 개인적이라 할 수 있다. 굳이 이기적인 동기인지 이타적인 것인지 묻자면 이기적인 동기이다.


잠시 다른 얘기를 해보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다. 세상 살아가며 노력하는 이유가 자신의 흥미나 열정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무너져도 일어나고, 치욕을 견디고, 지쳐도 멈추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고군분투하며 지켜내려고 하는 것은 가족의 삶이다. 그들은 이 세상의 부모님이다. 이 세상의 아버지, 어머니들이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것은 당신들에게 가족을 지키려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열정의 또 다른 원천이다. 흥미에서 시작하여 구성해가는 '좋아하는 일'은 열정의 중요한 원천이다. 다른 하나의 원천은 '목적'이다. 여기에서 목적은 '타인의 행복에 기여하려는 의도'를 뜻한다. 이 두 가지 원천이 이루는 강이 '성숙한 열정'이다.


내가 하는 노력이 자신 외의 다른 사람에게도 중요하다는 것. 자신의 궁극적인 목적이 자신보다 큰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 '다른 사람', '큰 세계'는 가족이 될 수도 있고 도와주고 싶은 사람들, 지키고자 하는 사회나 가치가 될 수도 있다. 나와 타인을 연결하는 '목적'은 밤낮을 가리지 않는 수고, 좌절과 실망, 희생을 감수하는 힘을 준다. 세상의 부모님들이 기둥을 자처하며 그토록 강인하게 버틸 수 있는 이유이다.


성숙한 열정은 흥미와 목적으로 만들어진다.

그 열정은 재능을 뛰어넘는다.

그 열정을 그릿이라 한다.


<그릿>, 엔절라 더크워스. 비즈니스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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