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길 위를 질주하던 세계의 명차 관람 기회
지난 달 제주여행에서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을 관람하며 유의미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곳은 제주도라는 천혜의 입지조건과 애초 설계부터 기획에 상당한 공을 들인 표가 드러났다. 들어가는 매표소 입구부터 자동차 전면부 모양으로 해둬 친근감을 두었고, 야외전시장으로 들어가는 출입로 담벼락에 자동차 휠을 유리벽면 안에 연대별로 쭉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작은 목장을 마련해 10여 마리의 사슴에게 공짜먹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매점에 들러 커피와 빵 핫도그를 사먹으며 담소하게 해뒀다. 빵맛은 아주 좋았고, 우리가 가까이 다가가자 사슴들은 먹이를 주는 줄 알고 순한 얼굴로 다가와 받아먹었다. 낯선 경험에 아이들이 아주 좋아했다. 야외전시장에는 현대자동차의 포니픽업과 서부시대의 말에 앉아가는 사람 모형이 있고, 캐딜락 엘도라도, 모리스, 뷰익을 전시해 둬 자연스레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본관 오르는 언덕 끝에는 서부영화 시대의 영웅 존 웨인과 그의 애마를 손님을 맞았다. 본관에는 세계의 명차 90여 대가 시대별로 일목요연하게 전시돼 구경하는데 시간가는 줄 몰랐다. 기념품 판매 매장에는 수십 만 원 호가하는 아이들의 무선조작 모형미니카와 세계명차를 재현한 미니카들이 즐비하게 전시돼 있었다. 또 어린이들이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는 면허시험장이 축소된 모양으로 구비돼 부모들과 실제 시승할 수 있게 기획돼 있었다.
천년고도 경주에도 지난 3월 경주세계자동차박물관이 개관했다. 이곳은 보문호수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전망이 장점이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벤츠에서 만든 가장 오래된 명차 '페이턴트 모터바겐'이 역사를 자랑하며 손님을 응대하고, 영화나 사진에서 접했던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 그 시대의 정서가 담긴 명차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2층에는 시간에 따른 자동차의 변천사를 볼 수 있는 명차들과 매니아층을 형성하며 발전해온 스포츠카와 레이싱대회에서 속도경쟁을 벌였던 날렵한 차들이 “당장한 번 시동 걸고 올라타 봐!” 말을 걸어오는 듯 했다. 마침 모 방송사에서 인터뷰를 마친 이재웅 관장은 우리를 환대하며 박정희 대통령 의전 차량이었던 크라이슬러 뉴요커 앞에서 같이 기념촬영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새마을운동과 국가재건 당시 지방순찰 때 이 차를 사용했다고 한다. 3층 전시장에는 영화 속 올드카들이 진열 됐는데 차량들의 뒤 배경으로 보문호수가 한 눈에 들어와 분위기가 색다르다. 미국 영화 ‘백 튜더 퓨처’ 촬영당시 사용했던 단 한 대뿐인 양쪽 문이 날개처럼 열리는 차는 도색도 하지 않은 만들 당시 모습 그대로였다. 3층 전시 공간의 커피숍엔 사진 찍기 좋게 차량들이 배치돼 특이한 스타일에 관객들이 좋아했다. 국내 최초의 시발차, 현대자동차의 첫 야심작 포니와 국민 경차 티코와 소나타 차량도 구경할 수 있었다. 천년이라는 세월의 나이테가 더해진 경주를 방문한다면 역사유적지 탐방과 아울러 보문단지의 경주세계자동차박물관을 찾아도 좋을 것이다. 자동차를 수집하는 데만 3년의 시간이 소요됐다고 하는 이곳에서 130년 전통의 자동차역사를 섭렵하며 추억을 새길 수 있을 것이다. 지구촌에는 자동차를 자체 생산하는 나라와 수입차만 들여오는 나라가 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메이커들도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명차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17.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