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내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엄마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아, 물론 진짜 엄마를 말할 때만 엄마라고 하지 않는다. 다른 경우에는,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그 아이들의 엄마를 지칭할 때는 엄마라는 말을 쓴다.
왜 그렇게 이상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태어나자부터 '어머니'라고 부르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아주 아주 어린 나이에 '어머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의 기억이 많지 않은데도 이걸 왜 기억하고 있느냐고 하면, 초등학교 1학년 혹은 매우 저학년 때, 학교에 어머니가 오셨는데, 창 밖에 어머니가 보여서 내가 '어머니!'라고 불렀다가, 반 아이들이 모두 뒤집어진 적이 있다.
나는 '교과서'의 영향이었을 것이라고 강하게 믿고 있는데,
유치원 다닐 때 어머니가 나에게 학교 들어가기 전에 한글을 배워야 한다고 하셨는데 당시 내가 미리 다 배우고 들어가면 학교에 가서 재미가 없을 수 있으므로 배우지 않겠다고 주장했고, 그래서 어머니도 안 가르치셨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처음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교과서를 가지고 한글을 배웠을 것이고, 거기에는 '어머니'라고 적혀있었을 것 같다. 당시의 교과서를 생각해 보면.
5 남매 중 나만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도 이상하긴 하다.
물론 나는 아버지도 아빠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러나 물론! 태어나서 한 번도 누군가 나이가 꽤 든 이후에도 어머니라고 부르지 않고 '엄마'라는 말을 계속 사용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지적해 본적은 절대 없다.
그냥 내가 그렇게 그 말이 안 나온다는 거고... 나는 내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