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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범 May 06. 2024

2024. 5. 5 일

삶의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그만큼 (그러나 아직까지는 정신적으로라기보다) 육체적으로 더 활동적이 되었다. 부지런히 청소를 하고 요리를 하고 어디론가 나가거나 운동을 하거나 무언가를 찾아 읽는다. 배추 한 통을 사서 일주일째 다양한 찜과 부침을 해 먹고 있다. 퇴근 후 요리를 하고 먹으면서 심야식당을 보는 것이 단순한 루틴을 넘어서는 일종의 의식이 된 것 같다. 동시에 그것은 이 집과 이 시간에 대한 하나의 형상화다. 또는 열두 시부터 삼십 분간 칼 막스 알레를 뛰는 것. 그때 듣는 교향곡 5번. 그것 역시 그 길과 시간에 대한 형상화다. 그 새로운 경험이 가능하게 한 이제껏 몰랐던 그 길의 이미지를 아네에게 흥분된 어조로 설파하자 슈파겔을 썰던 그녀는 이것도 이제 의식이 되는 거냐며 묻는다. 고백하자면 반 의식적으로 나는 그녀에게 슈바쩨스 카페에서 만날 것을 제안하고 삼십 분 일찍 리터라투어하우스에 들러 캠피언의 시집(나머지 반)을 읽으며 사과슈트루델을 먹었다. 장소의 figu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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