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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좐느 Aug 02. 2019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법의학자

유성호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제목이 자극적인 이 책은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살인사건을 주제로 하는 경우 꼭 한 번씩 등장하는 덤덤한 법의학자 유성호가 쓴 책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교수지만 일반교양 수업으로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게 꽤 인기였나 보다. 강의 내용과 법의학자의 생각을 담은 책인데 결론적으로 매우 유익하다. 처음에는 좀 자극적인 살인사건. 미스터리! 이런 걸 생각하고 읽었고 물론 앞부분에 그런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중후반에 들어갈수록 안락사, 존엄사 문제라든지. 죽음을 통해 깨우치는 삶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까. 진지하게 생각할 여지를 많이 주는 책이었다.

이 책은 서가명강 시리즈 중 첫 번째 책이다. [서울대를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를 줄인 게 서가명강이다. 이거 이거 좀 기분 나쁘다? 생각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괜히 서울대 아니네. 서울대 교양은 이 정도 클라스. 유익하네 좋네! 해버렸다.

권일용 프로파일러 아저씨의 [검은 방] 팟캐를 듣다 유성호 교수님이 한 편 등장해서 그의 이야기를 듣고 구입하게 됐다. 내 취향은 자꾸 이쪽으로.. 팟빵 [배상훈의 크라임]도 듣는데 이번 [검은 방] 또한 꽤 흥미롭다.


인상 좋은 이 아저씨는 의사이자 법의학자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자주 봤는데 객관적인 시각이 인상적이다. 하는 일 자체가 감정이나 소문, 느낌적 느낌으로 처리하는 문제가 아닌지라 언제나 법의학적인 관점으로만 덤덤하게 이야기해준다.



아이를 때려서 사망케 해놓고 넘어졌다고 주장하던 부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걷다가 넘어져서 이러한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면 인류는 애당초 멸절했을 거라고 한다. 우리는 추측하고 의심하는 부분을 정확히 판단하고 이야기해주는 게 법의학자의 역할이다. 예전엔 일주일에 두 차례 부검을 했지만 지금은 힘들어서 일주일에 한 번만 하신다고 한다. 하루에 몇 구의 시신을 보고 법원에 가는 일도 빈번하다고 했다. 아.. 법원 증언은 생각지 못한 일이다.

나는 월요일마다 죽은 자들을 만나러 간다. 안타깝게도 그들에게 나는 죽어야 만날 수 있는 사람이다.

이 책은 법의학에 대한 깊은 이야기는 다루고 있지 않다고 한다. 그건 다음 책에 쓸 예정이고 최대한 쉽게 쓰려고 노력했다고 하는데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묵직하고 전문적이나 말씀하신 대로 쉽게 일반인도 충분히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쓰여있다.



의학적인 사망과 법적인 사망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는 것. 그리고 죽음이 자연사, 자살, 타살 등 종류가 다양한데 죽음의 이유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 법의학자의 판단이 중요하고 이는 법원에서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살인도 법률로 보면 다양한 죄로 분류되고 있다. 이렇게 살인죄 종류가 많은지 처음 알았다.

예전의 죽음과 지금의 죽음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는데 의학이 발달되면서 예전 같으면 죽을 사람이 살 수 있게 되었는데 그렇게 사는 게 살았다고 할 수 있는지, 연명치료와 존엄사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굳이 이런 것까지 생각해야 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읽다 보면 생각이 달라질 거다.

이건 다른 이야기지만 책이 일반 책보다 좀 작은 판형에 디자인이 꽤 이쁘다. 이건 책 구매에 중요한 요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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