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좐느 Aug 24. 2019

모든 요일의 기록

김민철 카피라이터

 10년차 카피라이터가 쓴 모든 요일의 기록. 카피라이터란 직종은 잘 모르지만 까탈스럽고 평일주말 게의치 않게 일시키는 대기업을 상대하고 집단이  머리를 쥐어짜고 한 줄 문구를 만드는 언제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야하며 야근과 철야가 많은 힘든 직종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막연히 카피라이터라는 단어를 보면  좀 있어보이는 전문직일거 같다. 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포트폴리오가 나도 익히 봤던 대기업 홍보 문구들 이니까. 

  저자 김민철(남성인지 알았는데 바로 남편이야기 나와서 여성인지 알았던)은 유명한 TBWA 박웅현의 제자다.[여덟 단어] 나도 꽤 강렬하게 읽었다. 이런 사람을 상사를 두고 일하는 회사라니. 살짝 선망의 마음이 들기도 한다.  같은 회사니까 제자보다 부하직원이라는 말이 맞겠지만 책에 일부 포함된 에피소드를 보면 박웅현은 선생님, 그것보다 좀 더 높여 은사님 같은 느낌이 든다. 한창 일에 치여 지쳐있던 저자가 프랑스 지도를 책상앞에 붙여놓고 나는 지중해를 보고 싶다. 회사를 그만두고 프랑스에 갈거다! 며 퇴사한다는 어린 직원에게  민철아. 봐~ 여기가 지중해야~ 라고 말했다던 박웅현. 서로 같은 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구절을 나누는 현실에는 없는 동화속 이야기같은  상사와 부하직원의 모습이었다. 물론 책에 포함된 이야기는 따듯할 수 밖에 없으리라 생각한다 ^^;

저자는 철학과를 나왔다고 했다. 광고회사에 취업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회사가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을 데려다 키워야겠다는 이유로 뽑혔다고 하는데  저자의 감성을 보면 뽑힐만 하다. 라는 생각이 들지만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어 관련 학과를 다니는 학생이 이 책을 본다면 속이 쓰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10년 전 인걸. 

책에는 저자가 카피라이터가 직업이다보니 회사일에 대한 이야기가  포함돼있긴 하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아 에세이라고 생각하는데 책 제목과 표지를 보면 꼭 카피라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을 유혹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혹은 관련된 특별한 이야기가 있을것 느낌? 

1장부터 5장까지 읽다,듣다, 찍다, 배우다, 쓰다로 나뉘어 각각 몇개의 짧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고 개인적으로는 1장 읽다 부분을 재미있게 읽었다. 듣다와 찍다 부분은 내가 모르는 음악에 취해있는 글이 많고, 찍다 또한 필름 카메라로 해외여행에서 빈티지 벽을 신나게 찍고 좋아하는 내용인데 역시나 내가 모르는 음악, 당장 들리지 않는 음악에 대한 글, 취미로 사진찍는 이야기에 대한 감흥이 덜했다.

하지만 한가지 느낀점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이렇게 다채롭게 좋다고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점이었다. 일상을 기록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상을 기록하고 자아성찰과  좀 더 나은 인간이 되려고 노력하는 느낌이 든달까. 마무리에서 그런 다짐을 느꼈다. 자기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 같은거.

 회사는 여전히 다니고 있으니 카피라이터로서 크리에이티브 한 생각을 위해 여러가지 경험을하고 기록해서 비옥한 토양을 만들며 살자. 라는 마무리. 

그놈의 인문학. 인문학이 뭔지 모르겠으나 저자는 나보다 인문학적 소양이 높아 보이고 (훌륭한 은사님이 있어서 더욱 그럴거다). 피아노 선생님이던 어머니를 둔 덕에 어렷을때 억지로 악기를 배우면서 다져진  클래식, 음악에도 조예가 깊어 보였다. 남편과의 일화도 재미있었다. 맥주 병뚜겅을 모으는 부부라니.. 서로 음악과 책을 나누는 사이. 좀 부러웠다.  이 책은 2015년에 나왔고 1년 뒤에 [모든 요일의 여행]이라는 제목의 시리즈 같은 책이 나왔다. 이책도 작업실에 있지만 이 책까지는 읽게 될 것 같진 않지만 소굴대장이 최근 구입한 책을 슬쩍 읽은터라 소굴대장이 왜 책들을 구입했는지 물어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