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야기할 주제는, '상대방이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 즉 상대방의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를 남길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1.
기획의 시작단계에서 상대방의 머릿속에 남길 Key Image를 객관적으로 예상하고 설계하는 습관을 들일 것.
시작단계에서부터 상대방이 나, 우리 제품, 우리 브랜드에 대해 가졌으면 하는 'Key Image'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우리가 하는 기획의 목적이 결국 그 이미지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방향성을 쉽게 잃을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면,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회사가 나를 어떤 이미지로 기억할 것인가'를 고려해야 한다. 회사에 나를 어떤 이미지로 팔 것인지 고려하여 내가 가진 다양한 면들을 알맞게 큐레이션 하여 내보여야 한다. 이러한 과정 없이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주구장창 늘어놓았다가는 '그래서 뭐하는 사람이야?'가 되어버릴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자주 그런 실수를 저질러왔다.
몇 차례 이직을 했지만 내가 회사에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를 뾰족하게 정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의 JD에 나를 끼워 맞추고 정확한 목적 없이 그동안의 내 성과만 구구절절 늘어놓았을 뿐이었다. 그저 다른 지원자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그저 그런 자기소개서였을 것이다.
반면, 얼마 전 기획 마인드셋 강의를 해 주시는 강사님께서는 본인이 회사에 심어주고자 하는 '이미지'를 먼저 뾰족하게 정의하셨다고 한다. 그 후에 '어떻게 하면 그걸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자료로 뒷받침했다. 매력적일 수밖에 없고 결과도 당연히 성공적이었다.
2.
'나'의 기획에 매몰되지 말고 '너'에게 기억되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1번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이다.
(소소하게나마) 기획을 하다 보면 자주 빠지는 함정이 있다. 바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만 몰두하게 된다는 것. 정작 '상대방'은 어떤 생각을 할지, 뭐가 필요할지는 우선순위에서 미뤄둔 채 내가 하려는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그렇게 되면 결과는? 그냥 내 일기장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짧은 시간 동안 기획에 대해 공부하고 고민하면서 깨달은 방법은 주제와 방식, 두 가지이다.
첫 번째,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주제]를 이야기한다.
많은 SNS 브랜딩 강의에서, 유튜브 강의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일기장에 적으세요! 조회수를 높이려면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이야기를 하세요!"
상대방이 뭘 궁금해할지 잘 파악할 수 있다면, 아마도 이게 정답일 것이다.
두 번째, 상대방의 기억에 남게끔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을 고민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고 상대방은 뭘 궁금해할지 잘 모르겠고 파악도 안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일기장이나 쓰면서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 아니다. 그렇다면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용으로 상대방의 뇌리에 남지 못한다면, 방식으로 접근하면 된다. 사실, 브랜드 마케팅 같은 것들도 같은 방식이 아닐까?
사람들은 일단 우리 브랜드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우리 브랜드는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 브랜드의 메시지를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길까를 고민하는 게 브랜딩 기획 아닐까?
방식을 고민해보자.
3. 기억되길 원하는 것을 중심으로 말하고 쓰고 보여줘야 한다.
상대방에게 기억되길 원하는 이미지가 있다면, 그 부분을 중심으로 정보를 모으고 강조해야 한다. 이것저것 정보를 늘어놓거나, 정작 중요한 것이 아닌 부수적인 것들이 부각되어버리면 기획자가 의도했던 것과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것에 차이가 생길 것이다.
나의 경험을 예로 들어보자면, 일단 내 다양한 업무 경험은 크게 나누면 영어와 회계로 나눌 수 있다.
영어 - 영어 전공, 어학연수, 영어 강사, 번역 자격증 및 경험
회계 - 경영학 복수전공, 회계 자격증, 회계팀 경력
이런 경험을 가지고 '영어 콘텐츠 기획자' 포지션에 지원을 한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내가 강조해야 할 부분은 '영어'와 관련된 경험들과 나의 경력, 스킬 등일 것이다.
회계 경력도 숨길 수는 없으니 이력서에 들어가겠지만, 최대한 '영어'와 관련된 경험과 경력들이 연결되게끔 쓰고 보여주어야 한다. 여기에 내가 회계 경력과 영어 경력을 그냥 늘어놓기만 한다거나, 회계담당자로 일했던 경험을 더 부각한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회계하던 친구가 여길 왜..?' 하는 의문이 들기 마련일 것이다.
(실제로 영어 경험을 강조한 이력서는 서류에서 무난히 통과되었다.)
상대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은 입장을 바꾸어 소비자일 때를 생각해보면 더욱 쉽게 이해가 된다. 어쩔 수 없이 소비자들은 내가 필요한 정보, 내가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제공해 주는 콘텐츠와 제품을 선택하게 된다. 그런 제품과 콘텐츠들이 잘 될 수밖에 없다.
기획 마인드셋 수업에서도 잘된 콘텐츠의 비결을 꼽을 때, 이야기를 참신하고 새로운 방법으로 잘 풀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본질적'인 부분을 잘 파악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배웠다.
그러니, 앞으로 기획 단계에서는 상대방의 머릿속에 그려질 이미지를 먼저 고려하고, 그에 따라 제공할 정보를 큐레이션 하여 정확히 내가 의도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