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진짜' 원인을 파악하는 방법, 5WHY
며칠 전부터 목과 어깨를 타고 머리까지 찌릿찌릿한 통증이 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때, 이 통증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1) 진통제를 먹는다.
→ 당장의 통증은 없어질 수 있지만 약효가 떨어지면 이내 다시 통증이 시작된다.
2) 병원에 가서 원인을 찾고 치료를 받는다.
→ 1)보다 시간은 좀 더 걸릴 수 있지만 원인을 해결했으므로 통증이 사라진다.
당신은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
기획자의 마인드를 가지려면 2번의 사고방식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눈앞에 보이는 문제만 당장 해결하려고 하기보단, 보이지 않는 '진짜' 원인을 찾아서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즉, 기획자는 '약'이 아니라 '질병'을 파악한 후 그 '질병'에 이름과 컨셉을 붙여 알려야 한다.
그렇다면, 문제의 '진짜' 원인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왜? 왜? 왜? 왜? 왜?
문제의 원인, 즉 'Why so'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5WHY 라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5WHY는 도요타 사장이었던 오노다이이치가 문제 해결을 위해 도입한 방식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왜'를 다섯 번 질문하며 파고들어 진짜 원인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다섯 번은 상징적인 숫자일 뿐, 그전에 원인을 파악했다면 멈추거나 또는 원인을 파악할 때까지 더 진행해도 된다.)
즉, 표면적으로 보이는 문제가 아니라 그 안에 숨겨져 있는 보이지 않는 본질을 찾는 것이다.
5WHY의 사례를 검색해보면 대표적으로 워싱턴 D.C 제퍼슨 기념관 사례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실제 도요타의 예시가 업무적으로 적용해보기 더 좋은 사례라 생각되어 소개해본다.
[도요타 5WHY 적용 사례] (출처: 매일경제 칼럼)
1WHY) 자동차 생산라인이 멈추었다. 왜 멈췄을까?
→ '전력 과부하'로 인해 전원 퓨즈가 끊어졌다. (해결책 : 전원 퓨즈 교체)
2WHY) 왜 전력 과부하가 발생했을까?
→ 기계 작동을 담당하는 축의 베어링이 뻑뻑해졌기 때문이다. (해결책 : 베어링 교체)
3WHY) 왜 베어링이 뻑뻑해졌을까?
→ 베어링에 윤활유를 공급하는 윤활유 펌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결책 : 윤활유 펌프 교체)
4WHY) 왜 윤활유 펌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까?
→ 윤활유 펌프에 지나치게 많은 이물질이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해결책 : 펌프 먼지 제거)
5WHY) 왜 펌프에 많은 이물질이 붙어있을까?
→ 공장의 먼지를 모으는 집진기가 윤활유 펌프와 나란히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해결책 : 집진기 위치 변경)
얼핏 생각해보면 자동차 생산라인이 멈춘 것과 집진기의 위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인다. 만약 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면 생산라인이 멈출 때마다 퓨즈와 베어링, 펌프를 지속적으로 교체하는 데에 많은 예산을 써야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5WHY를 통해 파고들어 본 결과,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었고 결국 집진기의 위치를 변경하는 간단한 방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기획에서도 마찬가지다. 기획자가 진짜 원인을 파악하지 않고 표면적인 문제 해결에만 급급하다면 흔히 말하는 '임시방편'에 그치고 말 것이다. 게다가, 의외로 적은 예산과 간단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에도 많은 돈과 에너지를 쓰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익 측면에서도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일상에서도 필요한 5WHY
5WHY 기획자뿐 아니라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다양한 업무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러나, 5WHY는 업무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 일상생활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간단한 사례이긴 하지만, 앞서 목과 어깨 통증으로 이어지는 나의 문제에 5WHY를 적용해보자.
1WHY) 머리가 아프다. 왜 아플까?
→ 목과 어깨가 심하게 뭉쳐서.
2WHY) 왜 목과 어깨가 심하게 뭉쳤을까?
→ 일자목이 심하고 체형도 틀어진 채로 오래 생활해서
3WHY) 왜 일자목이 심하고 체형도 틀어졌을까?
→ 핸드폰과 책을 자주 내려다보고 다리도 항상 꼬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얼핏 생각하면 '다리 꼬고 핸드폰 보는데 머리가 왜 아파?'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두통의 진짜 원인은 그러한 자세로 인한 일자목과 뒤틀린 체형 때문에 신경이 눌려 발생한 것이었다.
단순히 두통약을 먹거나 마사지를 받으면 일단은 통증이 사라지지만,
근본적인 원인인 자세를 고치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통증은 또다시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니 이 때도 역시 '약'이 아니라 '질병'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문제란 누구에게나 들여다보기 싫고 피하고 싶은 일이겠지만,
일에서도 삶에서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노력해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더 나은 다음을 만들 수 있다.
[배경이미지 출처 : 핀터레스트 (https://pin.it/FG6C9J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