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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블 Nov 08. 2022

기획 잘하는 사람은 '이걸' 잘한다던데?

What을 생각해내는 비결, 쪼개고 묶기 

이 글은 책 [기획의 정석]을 바탕으로 공부한 내용입니다.


'자기소개서나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기 위한 꿀팁'과 같은 글이나 영상을 보면 자주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그동안의 경험을 쭉 나열한 뒤에 공통점이 있는 것들을 묶어서 하나의 컨셉으로 소개하라는 것. 


내 경우를 예로 들자면, '다양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고 뭉뚱그려 얘기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쪼개 보는 것이다. 그 후, 아래와 같이 그 경험들의 공통점을 찾아본다.

경험1) 호텔 CS 경험을 살려 강사 시설 학부모 상담 시 높은 만족도를 받았던 경험
경험2) 강사 경험을 살려 회계팀 재직 당시 현업부서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던 경험
경험3) 회계팀 재직 당시 호텔 현업 근무 경험을 살려 커뮤니케이션한 결과 협력상을 수상한 경험
▶ 공통점 : 과거의 경험을 활용해서 업무에 차별성을 만들어 좋은 결과를 내는 사람

<기획의 정석> 책에서도 소개하듯 기획에서도 두루뭉술한 하나의 화두를 쪼개고 묶어 더욱 날카로운 아이디어, 차별화된 What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빈 틈을 발견하는 '쪼개기'


<기획의 정석>에서는 두루뭉술한 '화두'는 어떠한 '기준'을 가지고 쪼개라고 설명한다.

이 '기준'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막막할 때는 우선 육하원칙으로 시작해보라고 안내한다. 


'다양한 경험'이라는 주제를 쪼갠다고 한다면

- '언제'를 기준으로, 중고등/대학생/사회초년생 등 시기별 경험으로 쪼개 볼 수 있고, 

- '무엇'을 기준으로, 여행인지 봉사활동인지 등 내용별 경험으로 쪼개 볼 수 있을 듯하다.


위 예시처럼 두루뭉술한 화두의 경우에는 기획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기가 어렵지만,

이 문제를 최대한 여러 기준으로 쪼개어 날카롭게 정의할수록 더 많은 빈틈을 발견하고 뾰족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얼마 전 기획 마인드셋 수업에서 두 그룹으로 나누어 '맛있는 짜장면'을 정의하는 실습을 했는데 두 그룹의 정이 내용은 이러했다. 

그룹1) 맛있는 → 인공재료의 맛이 강하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이 부족함 없이 잘 어우러진 
그룹2) 맛있는 → 다양한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도 함께 시간 내어 먹을 수 있는

그룹1은 '맛있는'에서 '맛'에 중점을 두고 정의했고, 그룹2는 맛있다고 느끼는 '상황'에 중점을 두었다. 


단순히 '맛있는 짜장면'에 포인트를 둔 기획에서는 빈틈을 찾아내기가 어렵지만, 이렇게 주제를 쪼개어보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짜장면으로 기획할 수도 있고, 다양한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나눌 때 함께하는 친근한 이미지로 기획할 수도 있는 등 여러 빈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레고를 조립하듯 '묶어보기'


여러 기준을 통해 쪼갰다면, 이제는 이 쪼갠 작은 단위들의 공통점을 찾아 의미 있는 단위로 그룹핑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다음, 묶은 그룹에 의미를 부여하여 이름을 지어주는 작업을 통해 차별화된 What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기획의 정석> 책에서는 소비자 트렌드나 분석 보고서 등도 이처럼 다양한 현상을 쪼갠 뒤 공통점이 있는 것들끼리 묶어 이름을 붙여주는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2023 트렌트 리포트에 나오는 '체리슈머'라는 키워드를 예로 들어보자.

나는 책의 저자가 아니기에 정확하게 이 말의 배경을 알 수는 없지만 '쪼개기와 묶기'의 관점에서 상상해본 예시임을 참고해주시길 바란다.


아마도 처음 시작은 '요즘의 소비자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요즘 소비자'라는 주제를 쪼개 보자면 아래와 같이 세세하게 나눠볼 수 있다. 

- 대량으로 싸게 구매하는 고객
- 필요한 만큼 소량 구매하는 고객
- 공동 구매해서 나눠 쓰는 고객
- 할인 시즌에 맞춰 구입하는 고객 등

이렇게 쪼갠 소비자들의 특징 중에서 공통점으로 묶을 수 있는 것을 찾아보니, 대량이든 소량이든 공동구 매든 각자의 상황에서 가장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전략적으로 소비한다는 패턴을 발견했을 것이다. 


이 패턴을 발견하였다면 이름을 붙여야 하는데, 이때 혜택만 쏙쏙 골라 쓰는 '체리피커'와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를 합해 '체리슈머'라는 신조어를 붙여준 것이다.


이렇듯 하나의 화두를 더 잘게 쪼개고, 숨겨진 공통점을 잘 찾아내어 참신한 이름을 붙여준다면 다른 이들과는 차별화된 What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주제에 대해 기획해보라는 과제(?)를 받게 된다면, 모든 단계가 아마도 막막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What(제안)을 생각해내야 하는 단계가 가장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What까지 정리하고 보니 결국 기획의 모든 단계에서는 '집요함'이 필요한 것 같다.

집요하게 문제를 정의하고, 집요하게 원인을 파고들어 집요하게 쪼개 보고 나눠봐서 What을 만들어 내는 것, 결국 기획이란 '창의력'의 문제보다는 '파고드는 힘'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배경이미지 출처 : 핀터레스트(https://pin.it/1gnjZ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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