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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jc Jan 01. 2020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기

1/1부터 일 년이 곧 끝날 것 같아 조급 해지는 하루

화요일에서 수요일이 된 것뿐인데,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을 것 같고 기분이 좋아진다. 새해의 마법이다. 매년 이번 해는 다를 거야라고 시작하지만 다르지 않았기에 이제 기대하지 않을 법도 한데 그래도 기쁜 마음으로 속는다.


갑자기 내가 매일 무엇을 먹었는지 1년의 기록도 남기고, 글도 매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지웠던 앱들을 다시 받는다. 이번에는 꾸준히 할 거라고 생각하는 자신이 우습기도 하지만 오늘만큼은 그것이 믿어진다.


들뜬 마음도 잠시- 1월이 곧 지나고 2월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문뜩 들었고, 그렇게 한 달 한 달이 빠르게 지나가다 12월이 되었을 때 내가 느낄 기분이 느껴지게 되었다.


일 년이라는 시간이 어떤 일을 시작하고 그 결과까지 보기에는 그리 길지 않다는 생각을 이번해에 하게 되었다. 그래서 속도를 잃지 않고 시간을 써야 하는데, 그것은 연속된 긴장 속에 사는 일이다.


2019년에도 그렇게 살았던 순간이 있었는데, 사실 긴장되고 힘들고 피곤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느끼는 그 루즈한 피곤함과는 다른, 개운한 피곤함 이었다.


연말에 만난 친구에게 이번해는 어떤 한 해였는지 물었을 때 친구는 “이번 해는 정말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 스스로 인정! (앞으로 이렇게까지 열심히 살진 않았음 좋겠어)”라고 얘기했는데, 그 친구의 대답에 나는 부끄러움과 부러움을 동시에 느꼈다.


친구의 대답이 내 2020년 연말 소감이기를 새해 첫날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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