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uld you like to move in?
"You're the best thing ever happened to me."
"넌 나에게 일어난 가장 좋은 일이야."
내 남자 친구는 내게 아주 아름다운 사람이다.
새해를 이틀 앞두고 지난날들을 되짚어보니 우리가 같이 동거한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는 것을 새삼 깨닫고 신기했다.
우리는 아직 결혼식을 올리지 않은 혼전 동거를 하는 커플이다.
내가 살고 있는 영국은 사실 너무나도 당연한 듯이 혹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유롭게 동거를 하는 문화이기에 여기에서 지내면서 동거에 대해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다만 나에겐 낯선 곳, 가족 하나 없는 이 땅에서 누군가에게 그만큼의 믿음을 주고 미래를 꾸며나간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용기와 판단력이 필요한 도박이다.
최근 오랫동안 친하게 알고 지내던 커플이 동거를 하고 싶은데 부모님들의 반대로 맘고생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둘 다 일을 하고 있고 남자 친구 쪽은 이미 자취를 하고 있다. 사실 여자 친구 쪽 가족들의 반대가 더 심하기에 말은 꺼내놨지만 실행에 옮기진 못하고 있다.
이미 결혼을 전제로 같이 살며 돈을 아껴서 결혼 자금으로 쓰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지만 역시나 그녀의 부모님은 들은 채도 하지 않으신다고 한다. 사실 동거라는 것이 꼭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아도 되지만 당장 해야 하는 시급한 문제도 아니기에 부모님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동거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모두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겠지만 이 것들은 나의 경험상 동거를 앞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다.
1. 과연 동거를 함으로써 얻는 것들이 무엇인지; 정확한 동기와 이성적인 이유
2. 얼마나 이 결정에 확신이 있는지; 구체적인 계획과 미래에 대한 책임감의 유무
3. 전제적으로 밑바탕이 되는 서로 간의 믿음
난 그들에게도 이렇게 얘기했고 한국에서 동거를 하고 싶어도 부모님의 반대에 하지 못하거나 거짓말을 해야 하는 커플들에게 꼭 이 말을 해주고 싶다. 한국에서의 혼전 동거를 반대하는 모든 부모님들을 억지로 이해시켜드릴 수 없다. 그리고 그 점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사실 정말 필요한 것은 자식이 정한 미래에 대해 믿음을 가지고 한 번 기회를 주는 것이 한 번 사는 자식의 삶에 하나뿐인 반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 그리고 동거를 결코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 서로 간의 믿음과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
<연애의 진실>
사랑하면 서로 같이 있고 싶은 것은 당연하지만 결코 단지 그것만으로 동거를 결정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고 좌절하거나 누구를 탓하지 말고 서로 각자의 입장을 생각하고 이해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