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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Spir e Dition X Apr 02. 2024

[e] 현실에서 절망은 끝이 없다. 내가 없으니까.®

■ Make Your Rule. 너만의 주먹을 뻣어라.


떠나고 싶은 나  :  분명히, 떠나고 싶다고 네 입으로 말했잖아.

                         그럼 떠나야지 뭐 하고 있는 건데...?!


떠날 수 없는 나 :  내가 떠나고 싶다고 했지, 떠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는 안 했잖아!!!

                         더 이상 무슨 말이 더 필요해. 떠나지 못한 건 떠나지 못해서 인데....


떠나고 싶은 나  :  결국, 네가 말하자 하는 건 시기를 말하는 것 같은데...

                         정신 차려!!! 일생에 완벽한 시기는 절대 오지 않아.




https// : 나는 보았다.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운 사람이

              오늘의 의무 속에 파묻힌 체 시들어가는 것을... com


또 다른 내일이 되어도. 떠나지 못하는 나와 떠나고 싶은 내가 싸우는 광경을 목격할 것이다.

그래. “하겠다” 와 “하고 있다”는 명백히 다른 말이었고 "가는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말의 방어기제는 주장할 때 보다 변명할 때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역시나 말은 너무 허약하다.


통로는 늘 열려 있었지만 삶을 유지한다는 핑계로 통로를 틀어막는데 바빴다, 오늘을 견뎌내기 위해 지금을 놓치는 일이 일쑤였다. 그랬다. 난 내일을 살기 위해 오늘을 그리 밀어내고 살았던 건지도 모른다. 아픈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결국 지나가니까. 하지만 절망은 끝이 없었다. 내가 없으니까.


그날이 왔다. 애써 외면하려 했던 시간이 한꺼번에 폭풍우가 되어 몰아친다. 나를 날카롭게 찌르는 감정들. 후회. 미련. 자책. 원망. 시기. 더 이상 피할 곳은 없다. 서서히 알 수 없는 것이 쓰나미처럼 나를 덮쳐버린다. 곧.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정처 없이 의무 속에 떠밀려 다니다 이내 사라져 버린다.


난 살만큼 살아왔고 살 수 있을 만큼만 살았다. 난 후회할 만큼 후회했고 주저할 수 있을 때마다 주저했다.

떠날 수 있는 조건은 나 하나고, 그것이 내가 가진 유일한 것인데, 언제부턴가 내가 누군지 모르겠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내 마음을 모르겠다. 나를 모르는 나를 데리고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결국, "내가 없어서 영원히 불가능할 것 같이 느껴진다."는 고집스러운 알리바이는 민망할 정도로 되풀이된다.


일기장에 쓰라고 한다면 아무도 모르는 곳에 이름표도 없이 나를 버리고 오고 싶은 심정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과거는 현재의 나를 대변하고 과거는 불안이었고 불안이 곧 나였다. 그랬다. 매번 후회와 미련이라는 놈에게 발목을 잡혔다. 허상과 환상에 범벅된 미래 때문에 불안감을 놓지 못해서 매 순간 경직된 삶을 살았다. 그래서 그랬을 것이다. 현재를 눈 가리고 동시에 놓치면서 살았던 이유가....


오늘을 죽이는 걸로 삶을 유지하는 짓은

상자 속에 갇힌 슈뢰딩거의 고양이의 상황과 무엇이 다를까?




※ 슈뢰딩거의 고양이   


고양이가 상자 속에 갇혀 있다. 

상자엔 방사성 핵과 독가스 통이 연결되어 있다. 그 핵과 독가스가 붕괴할 확률은 50%이다. 

양자역학에서는 이 상태를 "고양이가 반쯤 살았고, 반은 죽었다."라고 표현한다. 

즉. 고양이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태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른 아침부터 같은 공간에서 경쟁에 지치고 빛을 찾지 못해 제자리를 돌고 도는 피곤함 속에 고단한 얼굴들. 무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눈물의 잔을 채운다. 미래는 희망이 보이지 않고 오늘의 의무감은 선명해진다. 내일을 살기 위해 오늘을 죽이는 짓거리를 반복하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 되었다. 무거운 마음은 타인에게 꺼내기 어렵고 현실은 받아들이기 벅차기만 하다. 


하라는 대로 하고 살았고 시키는 대로 하고 살았다. 물론, 하지 말라는 건 가끔만 했다. 진짜다. 사실은 평범한 게 제일 행복한 거라고 해서 남들과 달라지지 않기 위해 살았다. 물론, 나랑 다른 사람은 빼고.


분명히 무언가 잘못된 거 같다. 오늘을 살고 있는데 현재가 새어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서인지 하루를 사는 게 아니라 때우고 있는 것 같다. 문제는 도대체 어디가 구멍 난 건지 모르겠다. 어디가 잘못된 걸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난 어디까지 온 걸까? 난 어디로 온 걸까? 난 어디 에 있는 걸까? 난 살아있는 걸까?! 의문이 점점 늘어갈수록 사는 게 점점 희미해진다...


오늘. 나는 보았다.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운 사람이 오늘의 의무 속에 파묻힌 체 시들어 가고는 것을...


아무도 나를 모른다. 나도 나를 모른다. 물음에 답해주는 사람은 없고 스스로 던지는 물음은 더 이상 아파서 못해먹겠다. 누군가는 정신이 썩어 빠져서라고 하던데 그건 아마도, 그들이 그 시절을 잊어버려서 하는 말 같다. 일상에 때때로 미소가 비추긴 하지만 아이들에게서도 익숙한 얼굴들이 가득히 보인다. 슬픈 먹구름은 하루종일 걷힐 기미가 없어 보인다. 


차라리, 잠시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눈물을 감춰주기 위해서라도... 

어른아이들이 잠깐이라도 마음껏 울 수 있기 위해서라도... 




 7  살의 나는 물었다.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23 셋의 나는 여전히 묻고 있다.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것은 나와 같은 링에서 나와 같은 답을 구하고 있을지도 모를 누군가를 위한 이야기.



성실하라.


              노력하라.


                             복종하라.



의심하지 마라.


시키는 대로 최선을 다해

.

.

뛰고

.

.


또 뛰어라.

.

.

.

.

.

.



 . . . 결코, 승리할 수 없을 것이다.



단. 한 번이라도,

네 생각 네 방식대로 "너만의 게임을 뛰어본 적이 있는가?!"


네가 뛰고 있는 이 게임의 이름은 "인생"

이기고 싶다면, "너만의 주먹을 뻗어라."  



                                                                                              「 Make Your Rule. 현대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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